‘아이온’ 해외서 히트… 

캐주얼게임도 ‘야심’

2009년 온라인게임 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아이온’이었다. 몇 가지 기록만으로도 ‘아이온’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11월 오픈베타 시작 7시간 만에 10만 접속자 돌파, 한국문화콘텐츠 산업 최초로 북미와 유럽 판매량 100만 장 돌파, 국산 게임 최초로 북미 PC게임 판매 1위를 작성했다.

한국 온라인게임의 기록을 속속 갈아치운 아이온의 파워는 엔씨소프트의 실적에 로켓엔진을 달아줬다. 엔씨소프트의 2009년 매출은 4525억원으로 2008년 2402억원에 비해 88%나 신장했다. 이 가운데 아이온의 매출은 2520억원(연결매출 기준)이나 된다. 이익의 상승곡선은 수직에 가깝다. 영업이익은 455억원에서 1995억원으로, 순이익은 273억원에서 1825억원으로 각각 337%, 568% 급상승했다. 외형과 내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아이온으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만의 회사라는 오명 아닌 오명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아이온, ‘Born to be Global’

‘아이온’의 성공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해외 매출 부문이다. 아이온은 전체 매출의 43%를 해외에서 올렸다. 아이온이 해외에서 이토록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기획 단계부터 철저하게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의 개발팀을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의 개발팀이 유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며 하나하나 공들여 완성해나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두 지역에서 올린 실적이 아니란 점도 눈에 띈다. 북미와 유럽, 중국, 일본, 대만, 러시아 등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올린 실적이다. 서비스되는 언어만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7개에 달한다. 시장이 상당히 다변화돼 있다는 말이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추진하는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 전략이 맞아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입소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마케팅이 주효했다. 일본에선 PC방을 중심으로 마니아층을 확보했고 미국에선 만화 <아이온>을 펴내 아이온의 이름을 알려나가는 등 현지의 ‘입소문 허브’를 공략한 것이 맞아 떨어졌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트위터’를 활용한 것도 효과적이었다.

엔씨소프트 측은 “아이온의 세계적인 성공은 국내 스튜디오 개발 작은 아시아용, 해외 스튜디오 개발 작은 해외용이라는 편견을 불식시켰다”며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개발 및 서비스 역량을 갖추었음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미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엔씨소프트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2009년에 닦아 놓은 아이온의 세계화를 더욱 다지고 확장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고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고객과 시장을 창출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는 지난 2월 게임 캐릭터 중심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아바타북’을 오픈하고 5월에는 ‘트위터 연동 서비스’를 시작했다.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네트워크의 시너지를 확대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등 전 세계에 퍼져 있는 3000여 명의 엔씨소프트 직원들의 협력을 최대한 유도할 방침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단순한 협력(Cooperation)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전 세계 3000여 명의 엔씨소프트 직원들이 함께 하나가 되어 일해 나가는 협업(Collaboration) 체계를 구성하여 전 세계시장에서 고객의 실질적인 가치를 실현해 나가자”고 말했다.

적극적 M&A로 성장 동력 확보

MMORPG로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이기는 하지만 2010년 엔씨소프트의 과제 중 하나는  MMORPG 기업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동안 소홀했던 캐주얼게임에 본격 진출, 게임 사업의 외연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서비스 게임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완성도 높은 캐주얼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접근할 예정이다. 현재 ‘펀치몬스터’, ‘드래고니카’, ‘스틸독’ 등의 캐주얼게임 기대작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캐주얼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엔씨소프트는 지난 1~2년 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2008년 3월에는 리듬액션 게임인 ‘러브비트’를 개발한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의 지분 34.05%를 인수했고 지난해 12월에는 FPS게임인 ‘포인트 블랭크’를 개발한 제페토의 지분 30%를 사들였다. 또 지난 3월에는 21.21%를 보유하고 있던 ‘넥스트플레이’의 지분을 추가 매입, 모두 64.57%를 확보했다.

이 가운데 특히 관심을 둘 만한 회사는 넥스트플레이다. 캐주얼게임 개발 역량이 뛰어난 회사로 이름난 곳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인수를 통해 80여 명의 캐주얼게임 전문 인력을 확보할 수 있어 캐주얼게임 시장 공략이라는 엔씨소프트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캐주얼 RPG ‘펀치몬스터’는 넥스트플레이의 개발력과 엔씨소프트의 운영 노하우가 접목돼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넥스트플레이 인수 후 “이번 인수는 엔씨소프트가 MMORPG뿐만 아니라 캐주얼 RPG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잠재력 있는 게임 개발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함께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0년 엔씨소프트의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2~10% 증가한 6500억~7000억원, 영업이익은 0.5~7% 불어난 2350억~2500억원이다.

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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