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지주회사 체제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 경영으로 가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에서 이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정부, 시민단체 등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 회장은 지주회사에 대한 안정적인 지분 확보와 자회사들 간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해야 비로소 그가 원하는 지배구조를 안심하고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때문에 그룹 안팎에선 최 회장이 ‘대단한 모험’을 걸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과연 최 회장은 승산 있는 게임을 시작한 것일까.

4월11일 오후 3시 SK(주)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지주회사인 SK홀딩스(가칭)와 사업자회사인 SK에너지화학(가칭)으로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SK그룹은 4대 그룹 중 2001년 일찌감치 지주회사로 전환한 LG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SK(주) 신헌철 사장은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지주회사는 자회사에 대한 투자만을 전담하고, 사업자회사들은 독립 경영 체제를 갖춰 사업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돼 경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 효과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순하고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확립해 정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며, 계열사 동반 부실의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사실 SK그룹은 오래전부터 지주회사를 준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 4월 SK(주)의 대주주였던 SK상사(현 SK네트웍스)는 SK(주)의 자회사인 SK에너지판매와 1대 0.5의 비율로 합병되면서 거꾸로 SK(주)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에 따라 SK(주)는 SK텔레콤, SK엔론, SK상사를 거느리는 지주회사 모양을 갖췄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당시 손길승 SK 회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SK가 지향하는 바는 GE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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