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문 동양미래대, 장례닷컴 대표, 보람상조·효원상조 장례지도사
정용문
동양미래대, 장례닷컴 대표, 보람상조·효원상조 장례지도사

“사실 아직까지 장례식은 고인(古人)을 위한 의식이라기보다 상주를 위한 이벤트에 가깝다. 그렇지만 점차 죽음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고인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식을 계획하는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본다.”

1월 21일 ‘이코노미조선’과 만난 정용문 효원힐링센터 센터장은 베테랑 장례지도사다. 매년 수백 구의 시신, 수천 명이 넘는 유족을 마주하며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것이 죽음인데, 다들 관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자신의 죽음에 대해 너무 소홀하다’고 통감했다. 그는 지난 2012년부터 600회 넘게 ‘힐다잉 체험’을 진행하며 2만5000명이 넘는 사람에게 죽음의 의미를 전파해 왔다.


당신이 생각하는 죽음이란 무엇인가.
“지금껏 수없이 많은 죽음을 봐왔지만, 감히 죽음이 무엇인지 정의하지 못하고 있다. 죽음을 경험한 뒤 이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죽음은 ‘기가 막히는 일’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다. 자식이나 젊은 사람의 죽음은 당연히 기가 막히는 일이고, 살 만큼 산 노인의 죽음도 당하는 입장에선 기가 막히는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삶의 엔딩’은 찾아오고야 만다.”

‘연명의료결정법(존엄사법)’이 시행 2주년을 맞는다. 존엄한 죽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실제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특히 강해, 수용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말기 암에 걸려 온몸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도, 독한 진통제로 끝끝내 버틴다. 의사도 마찬가지다. 살리는 데만 집착하지, 포기하는 법을 모른다. 진통제 때문에 의식이 사라진 채 맞이하는 죽음이 어떻게 존엄한 죽음인가. 다만 ‘연명치료 중단 가능’이 법제화되며 존엄한 죽음의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차차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

정 센터장은 ‘장례닷컴’이라는 정보기술(IT) 상조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잦은 경조사 참석에 지친 40대를 타깃으로 삼아, 온라인을 통해 장례식을 참관하고 부조금도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정 센터장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효율적이고 간편한 장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장례문화는 어떤가.
“20년 전만 해도 장례의 95%가 매장이었는데, 지금은 화장이 98%를 차지한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다만 상조회사가 주관하는 현재의 장례는 이벤트성과 허례허식이 강해졌다.”

‘준비된 죽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장례문화도 바뀌지 않겠나.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은 고독사 문제가 심각하다. 죽는 것 자체도 두렵지만, 고독사는 더 두렵다. 고인이 직접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다 보니, 생전 장례식, 묘지투어 등 고인 위주의 장례문화로 돌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독거노인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과 궤를 같이할 것으로 본다. 우리 어머니도 사전장례의향서를 쓰셨다. ‘내가 죽으면 슬퍼하지 말아라. 흰 꽃 말고 색색 꽃을 놓아달라. 영정 사진에 리본을 두르지 말아달라’는 내용이었다. 화려하고 과시하는 장례식을 원하는 고인은 별로 없다. 가족끼리 조용히, 자신을 깊이 추모해주길 바란다. 앞으로 장례 절차는 간소화하고, 의미는 깊어질 것 같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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