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대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의 ‘수상록’에 ‘철학은 죽음을 배우는 일이다’라는 챕터가 있다. 그는 이 챕터에 “언제나 제자리에 단단히 서서 이 강적(죽음)에 대항해 싸워야 한다. 그 시작으로 죽음이 우리에 대해 가진 가장 큰 강점을 제거하기 위해 정반대의 방도를 택해보자. 먼저 죽음으로부터 괴이함을 없애보자. 죽음을 다뤄보자. 친구처럼 범상하게 지내보자”라고 썼다. 죽음이 낯설어서 두렵다면, 역으로 익숙해져 두려움을 없애자는 의미다.

몽테뉴는 뒤이어 “죽음이 어디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니 어디서든지 우리가 그것을 기다리자”라면서 ‘죽기를 배운 자’를 ‘노예의 마음을 씻어버린 자’로 칭했다. 굳이 노예라는 거창한 말을 쓰지 않더라도 죽음이 나이를 불문하고 언제 들이닥칠지 모른다면, 미리 준비해도 나쁠 것 없다. 죽음을 준비하면 역설적으로 매 순간 생을 정리하면서 활력을 찾을 수 있으니 오히려 긍정적 효과가 있다. 미국 소설가 로라 프리챗의 ‘죽음을 생각하는 시간’을 참고해 죽음을 준비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죽음의 순간 떠올릴 이미지를 정하라
내가 사랑하는 존재와 내게 가장 큰 기쁨을 준다고 여기는 것을 미리 떠올려 두자. ‘사랑과 평화. 산과 파란색. 책과 강.’ 주기적으로 자신이 정한 이미지를 상기하면, 임종의 순간 평안을 느낄 수 있다.

죽음을 연습하라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본인의 죽음을 상상하고 연습해보라. 머릿속으로 죽음의 단계를 하나씩 그려본다. 그 시간에 잠시 동안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죽음을 매일 연습하면 때가 왔을 때 그간 연습한 것을 발휘할 수 있다.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선택권이 있다면, 몇 살에 어디서 죽길 바라는가? 임종을 지켜줄 사람은 누구인가? 절대로 받고 싶지 않은 의료 절차는 무엇인가? 필수 의료 행위의 허용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임종의 순간에 대한 기본 계획을 세우고, 그 대안을 실현할 만큼 자금이 충분한지 고민하라. 이 내용을 믿을 만한 누군가에게 전달하라.

당신의 삶에 굿바이 편지를 작성하라
‘ㅇㅇ의 삶이여, 안녕’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편지를 작성해보자. 젊고, 건강하며, 조만간 죽을 계획이 없어도, 자신에게 편지를 쓰면서 삶을 정돈할 수 있다.

윤리 유언장을 작성하라
금전뿐 아니라 당신의 마음, 업적, 중시하던 무언가를 남기고 떠나는 것도 중요하다. 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의 신념은 무엇인가?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무엇인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주변인에 대한 감정을 되돌아보라
죽음을 부정하고 두려워하면, 생의 마지막 순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회가 없을지도 모를 상황에 대비해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무엇을 남겨주고 싶은지 생각해두자.

정돈을 일상화하라
당신이 죽었다고 상상해보자. 이 난장판을 정리할 사람은 누구인가. 그 사람의 수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했는가? 이외에도 신용카드, 계좌번호, 보험증서, 유언장, 장례식 비용이 보관된 장소는 어디인지 알아두는 것이 좋다.

최후의 오감(五感)을 정하라
마지막 순간에 듣고 싶은 노래가 있는지, 침묵을 원하는지, 맛보고 싶은 음식이 있는지, 특정 물건을 손에 쥐고 싶은지, 가장 좋아하는 향은 무엇인지 미리 생각해두자.

삶을 기념하는 장식장을 만들라
일주일이나 한 달 정도를 들여 자신의 삶을 기념하는 장식장이나 스크랩북을 만들자. 결혼반지, 카드, 상장, 가장 좋아하는 음반 등 행복한 한때를 상징하는 기념물도 좋고, 이혼 서류, 당신이 상처 준 누군가의 사진과 같은, 경험과 관련된 물건도 괜찮다.

김소희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