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공공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를 시험 중이다. 지붕 위에 레이저 광선을 사용해 외부 환경을 인식하는 센서 ‘라이다’가 장착돼 있다. <사진 : 구글>

교통사고의 대부분은 운전자 부주의로 발생한다. 하지만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활용하면 교통사고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충돌이나 사고가 발생할 상황을 미리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ADAS는 차량 내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사람과 차량, 장애물 등을 미리 식별하고 브레이크, 핸들 조향장치를 활용해 사고를 방지한다.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머리와 다리가 동시에 감별되면 사람으로 인식하고, 차량은 차체와 타이어·후미 등으로 식별한다.

현재 자율주행 구현 수준은 ‘제한적 자율주행’ 단계다. 주차장, 자동차전용도로 등 제한된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돌발 상황 등 특정 상황에서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다. ADAS가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주변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ADAS 장착에 나서면서 ADAS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폴크스바겐, 현대차 등 20개 자동차 회사는 2022년 9월부터 출시하는 모든 신차에 ADAS를 기본사양으로 장착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ADAS 기기 판매량이 1억80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ADAS 시장은 2015년 15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메라·레이더·라이다 협력해 물체 인식

현재 ADAS는 차선 이탈 등 운전 부주의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수준을 넘어 시스템 스스로 자동차를 제어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주행 중인 차량이 차선을 이탈할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차선이탈경고(LDW)’, 원래 차선을 유지하도록 핸들을 조종하는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 보행자 또는 다른 차량과 충돌할 위험이 감지되면 브레이크를 작동해 차량을 정지시키는 ‘자동긴급제동장치(AEB)’,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주행하면서 선행 차량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가속·감속을 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등을 통해서다.

이때 핵심이 되는 전장(電裝)이 사물을 인식하는 ‘센서’다. 자율주행을 위해 필요한 센서로는 초음파 센서와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가 있다. 초음파 센서는 현재 자동차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센서다. 작은 동전 모양으로 생긴 센서 발광부에서 초음파를 내보내고 대상에 부딪친 뒤 초음파가 되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전방에 설치하는 초음파 센서는 보행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활용되며, 후방에 설치하는 센서는 주차 또는 후진 시 충돌을 막기 위해 사용된다.

카메라 역시 ADAS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물체의 위치와 물체가 무엇인지를 화상인식을 통해 판별한다. 카메라에 장착된 CMOS(반도체) 이미지 센서가 영상을 감지해 디지털 영상 데이터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레이더는 전자기파를 물체에 발사한 뒤 반사되는 전자기파를 받아 물체와의 거리, 방향 등을 파악한다. 전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밤낮이나 날씨를 가리지 않는다. 200m 정도의 거리를 탐지할 수 있지만 물체의 종류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것이 ‘라이다’다. 구글 등의 자율주행차 지붕에 장착된 원통 모양의 장치다. 라이다는 레이저 광선을 사용해 외부 환경을 3차원으로 인식한다. 레이더보다 전방의 물체와 상황을 더욱 정밀하게 인식할 수 있다.



자동차 전방에 설치된 초음파 센서는 보행자 및 차량과의 충돌을 방지하는 데 활용된다.

보쉬·온세미컨덕터 ADAS 센서 시장 1위

이 센서들은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서로 협력하면서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돕는다. 먼저 카메라가 먼 거리 물체를 인식하고, 장거리 레이더가 상대 속도를 측정해 위험도를 판단한다. 여기에 라이다가 물체 종류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도심에서는 중거리용 레이더, 가까운 거리에서는 고성능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보행자나 자전거를 확인하고 사고를 예방한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15년 ADAS용 센서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3.2% 성장한 4억6330만달러(약 5200억원)를 기록했다. 센서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초음파 센서 시장(2015년 기준 3억590만달러)은 독일 보쉬(점유율 27%), 일본 무라타(23%), 일본 니세라(19%), 프랑스 발레오(19%)가 장악하고 있다. 이미지 센서 시장(2015년 기준 3570만달러)은 미국 온세미컨덕터(49.3%)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중국 자본에 인수된 옴니비전(28%), 일본 파나소닉(13%), 벨기에 멜렉시스(4%)순이다.

2015년 중장거리 레이더 센서 시장 규모와 단거리 레이더 센서 시장 규모는 각각 3300만달러, 531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3.7%, 18.2% 증가했다.

차량용 라이다 시장은 2015년 14억달러에서 2020년 30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ADAS용 센서 시장은 앞으로도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센서 시장을 주목하는 기업도 많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ADAS용 이미지 센서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연구소에 이미지 센서 전담 연구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레이더 센서는 한라그룹 자동차 부품 계열사 만도가 2015년 중장거리용 제품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도 중장거리 레이더 센서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만도 글로벌 연구·개발 센터. <사진 : 블룸버그>

plus point

ADAS로 활짝 웃는 만도

한라그룹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 만도는 국내 기업 중 ADAS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제동장치와 조향장치 등 기계식 부품이 주력 제품이던 만도는 2008년부터 자율주행 관련 연구를 시작했고, 2014년부터 자율주행 관련 레이더·카메라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만도는 전폭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바탕으로 2014년 11월 전방충돌방지 레이더 센서를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가 레이더 센서를 양산하고 있다. 이듬해엔 보행자를 인식할 수 있는 자동긴급제동장치(AEB)를 개발했고, 중장거리용 레이더 센서를 상용화했다. 2016년에는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을 개발했다. 자동차 업계는 만도가 ADAS 시장 확대에 힘입어 2020년까지 연평균 7~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도의 ADAS 제품은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뿐 아니라 최근 출시된 신형 그랜저에도 탑재됐다. 제네시스 EQ900에는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자동긴급제동장치(AEB)·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이 장착됐으며, 신형 그랜저에는 LKAS·AEB·SCC와 함께 주차보조시스템(PAS)이 탑재됐다. 만도는 올해 지나가는 자전거를 인식하고 설 수 있는 자동긴급제동장치(AEB)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백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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