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쿠르트는 현지화 전략과 할랄 인증 등으로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모조케르토시에 위치한 일본야쿠르트 공장. <사진 : 일본야쿠르트>

‘야쿠르트’는 마트, 편의점, 백화점 등 인도네시아 전역의 유통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일본의 대표 유제품이다. 인도네시아가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2015년에도 인도네시아에서의 야쿠르트 매출은 10%가량 증가했다. 하루 평균 야쿠르트 판매량은 약 433만개로, 인도네시아는 일본을 제외한 해외 시장 중 야쿠르트가 가장 많이 소비되는 국가다. 일본야쿠르트는 현지인을 ‘야쿠르트 아줌마(배달사원)’로 채용해 방문 판매를 하는 방식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2000년대 이후 인도네시아 경제가 연평균 5% 수준으로 고속 성장을 하면서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도 야쿠르트의 인기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또한 야쿠르트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일찌감치 할랄 인증을 획득해 이슬람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1990년대 처음 진출해 ‘실패’의 쓴맛을 본 일본야쿠르트가 2000년대 들어 재기에 성공한 사연이다.


경제성장률 5%대 재진입

동남아 시장이 ‘넥스트 차이나’라고 불릴 정도로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시장 진출 교두보’로 삼고 공략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016년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은 9410억달러로 아세안(ASEAN) 국가 중에서도 최대 경제권으로 꼽힌다. 2억5000만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의 인구도 인도네시아 소비시장의 잠재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인도네시아의 인구 규모는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4번째다. 중산층 규모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와 비슷한 5000만~6000만명으로 추산되며, 2020년까지 86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인구의 60.8%가 35세 미만의 젊은층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전체의 67.1%로 소비력과 노동력 면에서도 좋다.

여기에 최근 다소 주춤했던 경제성장 또한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2015년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은 4.8%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2016년에는 5.0%로 5%대에 재진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7년 경제성장률을 5.2%로 예측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경기 부양에 힘쓰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집권 4년 차에 접어든 조코 위도도 내각이 안정되면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외국인 투자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가 인프라 개발에 투여한 국가 예산은 2014년 9.5%에서 2016년 14.8%로 증가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분야로는 식음료, 화장품, 헬스케어, 문화콘텐츠가 꼽힌다. 2015년 식음료 시장 규모는 1767억달러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10.0%씩 성장했다. 인도네시아는 외식 문화가 발달해 있고, 최근 다국적 음식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에 많은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韓流 문화 콘텐츠로 젊은층 공략해야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사회 진출 여성이 늘어나면서 화장품 시장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화장품 업체는 물론 미국, 유럽, 일본 업체 등이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등 고급 브랜드부터 에뛰드하우스, 더페이스샵 등 중저가 브랜드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은 아직 높지 않은 편이다. 유성원 코트라 자카르타무역관은 “경쟁이 치열해 중소기업 단독으로 진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초기에는 대기업과 협력해 대기업 브랜드를 활용해 진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헬스케어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특히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6년 2월 헬스케어 인프라 개선을 위해 의료 서비스 분야의 외국인 투자 허용 지침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태국과 더불어 한류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큰 국가다. 인도네시아인들은 K-pop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캐릭터·패션 관련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영화·드라마·게임·서적 등의 문화콘텐츠를 바탕으로 신(新)소비계층인 젊은층을 공략할 전략이 필요하다.



‘고젝(Go-Jek)’은 인도네시아 1위 오토바이 공유 서비스 업체로, 앱을 통해 오토바이 택시와 승객을 바로 연결해 준다. <사진 : 블룸버그>

plus point

인도네시아 키워드는 ‘소통’ ‘디지털’ ‘이슬람’

최경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박사

인도네시아에는 ‘끄 마나(Ke mana)’란 인사말이 있다. ‘지금 어디가?’란 의미다. 이웃을 만났을 때도, 친구를 만났을 때도 인도네시아인들은 ‘끄 마나’라고 묻는다. 이방인에게도 서슴지 않고 그렇게 인사말을 건넨다. 이렇듯 인도네시아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고, 타인에게 관심을 두고 소통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 이러한 문화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요즘 더욱더 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가 소비시장으로 인도네시아, 상품 구매자로서 인도네시아인을 주목하고자 할 때 꼭 고려해야 할 요소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디지털 사회’에 진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6년 인도네시아 인터넷서비스제공협회 발표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가 약 1억3000만명이고 스마트폰 사용자가 약 6300만명이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최근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는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스타트업이다. 올해는 핀테크(Fintech), 전자상거래(E-commer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Software-as-a-Service), 수요자 중심 서비스 시장(on-demand service) 4개 분야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가 흔히 쓰는 클라우드 기반 파일 공유 서비스 ‘드롭박스’가 SaaS의 일종이다. 우버(Uber), 고젝(Go-Jek) 등은 인도네시아의 수요자 중심 서비스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이다.

인도네시아를 ‘신흥시장’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미 산업 분야별로 강자가 존재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이 한국에서 ‘선도적’이라고 평가받는 신성장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진출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인도네시아에는 지금 첨단기술 스타트업 창업과 전자상거래 산업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크플러스 인사이트는 인도네시아 소비시장을 이끄는 층은 ‘젊은이, 여성 그리고 네티즌’이라고 분석했다. 지금 인도네시아에서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나타난 신세대 소비자들의 새로운 소비 욕구가 왕성하게 분출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장을 이해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이들이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적 토양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적 가치’가 지배적이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백예리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