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셀랑고르시 네슬레 매장에서 할랄 인증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네슬레는 세계 최대 할랄 식품 업체다. 지난 2015년 할랄 인증 제품만으로 전 세계 50개국에서 63억달러(약 6조8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네슬레는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 468개 공장 중 159개(34%)를 할랄 전용 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네슬레가 본사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할랄 식품 산업에 뛰어든 것은 2006년부터다. 당시 네슬레의 할랄 제품 매출은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10년 만에 네슬레의 할랄 식품 매출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비결은 무엇일까. 신성장 사업으로 할랄 식품의 가능성을 알아본 네슬레말레이시아 법인의 활약이 컸다. 말레이시아의 할랄 산업 규모는 수출을 포함해 연간 50억링깃(약 1조2800억원)에 달하고,  말레이시아가 개발한 할랄 인증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된다. 네슬레말레이시아는 네슬레그룹 내에서 할랄 제품 생산 거점이자 허브로 통한다.

네슬레말레이시아는 1970년대 초반부터 할랄 규정을 채택했다. 1994년 말레이시아 정부가 할랄 인증을 처음 도입했을 때 다국적 기업 가운데 최초로 인증을 요청한 곳도 네슬레말레이시아다. 비(非)이슬람 기업 중엔 드문 경우였다.


‘할랄 허브’ 내세운 정부와 적극 협력

네슬레말레이시아는 2006년 보고서를 통해 2010년까지 할랄 식품 산업이 5000억달러(약 57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당시 말레이시아 정부는 할랄 식품 인증 표준을 개발하는 등 자국을 할랄의 허브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한창이었다. 네슬레와 말레이시아 정부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네슬레는 본사 차원에서 적극 지원에 나섰다. 2007년 할랄 식품을 전문 분야로 홍보하기 위해 영국 최대 수퍼마켓 체인인 테스코(Tesco)의 40개 매장에 할랄 코너를 개설하고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출했다. 테스코의 할랄 코너는 2015년 200개로 늘었다. 2010년에는 스위스 브베(Vevey)의 네슬레 본사 6층 제품 전시센터에 할랄 음식 전시회 특별 코너를 열었다.

네슬레말레이시아는 2008년 이후 할랄 식품 제조 및 유통 역량 확충을 목적으로 15억링깃(약 38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말레이시아에 투자했다. 말레이시아의 식품 위생과 안전에 대한 표준 개선을 위해 중소식품기업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 할랄산업개발공사와 함께 포럼을 개최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네슬레말레이시아의 매출은 48% 증가했고, 주당 순이익은 124%나 늘었다. 2016년 1분기 네슬레말레이시아의 영업이익률은 21.7%에 달했다. 글로벌 할랄 식품 산업의 성장세는 네슬레의 전망과 맞아떨어졌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할랄 식품 시장 규모는 6600억달러(약 750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KPMG는 할랄 식품 시장이 2019년까지 연평균 11.9%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할랄 식품이 ‘건강식’으로 주목받으면서 인도네시아·방글라데시·파키스탄 같은 동남아 이슬람 국가뿐만 아니라 중동·유럽·호주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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