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맥스 직원이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본사 조립공장에서 홈네트워크 기기 ‘월패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하고 있다. <사진 : C영상미디어 김종연>
“딩동댕, 딩동댕, 딩동댕.”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홈네트워크·홈오토메이션 전문업체 코맥스의 제품 조립공장에 들어서자, 익숙한 초인종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직원들은 코맥스의 대표상품인 홈네트워크 기기 ‘월패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벨 소리의 상징이자 원형처럼 느껴지는 이 소리는 코맥스가 2002년 특허를 받은 이후 코맥스 주력제품 대부분에 적용되고 있다. 이기상 코맥스 마케팅부문장은 “딩동댕 벨 소리가 하루종일 쉴 틈 없이 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고 말했다.
제품 성능 확인작업에 한창인 직원 옆에 다가가자, 직원의 빠른 손놀림이 눈에 들어왔다. 터치펜을 들고 빠르게 스크린을 두드려 월패드를 작동시키자 왼편에 설치된 공동 현관 로비폰에 직원의 얼굴이 떴다. 카메라 작동은 성공이다. 비디오 화면 작동에 이상이 없는 제품을 다음 라인으로 넘기면 이번엔 벨이 잘 울리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두 공정을 마친 제품은 사각 박스에 포장돼 소비자에게 배달된다. 각 가정에서 설치된 월패드와 함게 아파트나 빌라 등의 로비에 설치되는 ‘공동 현관 로비폰’은 해당 시장 국내 점유율 1위다. 근접 센서가 장착돼 거주자의 스마트폰 블루투스가 연결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이곳 본사 조립공장에서는 40여명의 직원들이 네 가지 공정으로 나눠진 셀라인(cell-line)에서 하루 평균 180~250개의 완제품을 생산한다. 셀라인 생산은 1인 또는 2인이 조립에서 검사까지 일괄 담당하는 생산방식을 말한다. 작업자의 능력을 최대로 이끌어낸다는 장점이 있다. 한 사람이 맡은 역할 한 가지를 반복하는 컨베이어 생산방식보다 생산성과 능률이 높다.
코맥스는 이를 바탕으로 1% 미만의 낮은 불량률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이 방식은 1000여종의 제품을 소량생산해 전 세계 120여개국에 수출하는 코맥스에 적합한 생산방식이기도 하다.
1973년 국내 최초 인터폰 수출
1968년 ‘중앙전자공업’으로 시작한 코맥스는 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코맥스는 설립 5년 만인 1973년 국내 최초로 인터폰을 수출했다. 코맥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308억원에 달한다. 30년 전인 1986년(매출액 44억원)과 비교하면 30배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30% 이상이다. 수출 비중은 한때 매출의 50%를 웃돌기도 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공략해 경쟁력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50년 세월 동안 코맥스 주력 제품은 발전을 거듭했다. 1970년대 초 인터폰부터 시작해 1970년대 말 도어폰, 1980년대 비디오폰, 1990년대 전화로 난방 스위치와 가스 밸브를 조작할 수 있는 홈오토메이션 시스템, 2000년대 홈네트워크, 2017년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된 홈 IoT 시스템까지. 코맥스는 IoT가 주목받기 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홈 IoT 시스템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국내뿐 아니라 세계 홈네트워크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매출액의 3% 기술개발 투자
코맥스의 품질 경쟁력은 전폭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0여명의 본사 직원 중 25%에 해당하는 50여명의 직원이 R&D 부서 소속이다. 코맥스는 또 매출액의 3%를 꾸준히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상용화 예정인 IP 홈네트워크 시스템은 사용자의 집, 아파트 단지에 관한 정보를 휴대전화와 집에 설치된 월패드에 전송한다. 집 안 곳곳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사용자는 집 밖에서 가스를 잠글 수도 있고, 커튼을 여닫거나 내부 환기를 할 수 있다.
Keyword 코맥스 1968년에 설립된 홈네트워크·홈오토메이션 전문업체. 인터폰, 비디오폰, 스마트 홈 시스템과 보안 솔루션 등을 판매한다. 수출 실적, 품질 경쟁력 등을 인정받아 올해 1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명문 장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코맥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308억원으로,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이다. |
plus point Interview 변봉덕 코맥스 회장
변봉덕 코맥스 회장은 정부로부터 기회를 얻어 떠난 첫 해외 출장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당시 미국 시장엔 현지 기업 제품을 중심으로 인터폰 제품이 보급돼 있었지만, 코맥스(당시 중앙전자공업) 인터폰은 무엇보다 저렴했다. 변 회장은 “‘어떻게 온 외국인데 이대로 돌아갈 순 없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호텔 방에 가서 옐로페이지(전화번호부)를 보고 전화를 걸어 시간이 도저히 안 된다는 기업 담당자들에게 나도 오늘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짜’를 부렸다”고 했다.
고장이 정말 안 났나. 전 세계 200개국에 공급되는 코맥스 제품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코맥스의 차세대 먹거리는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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