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5년 독일 하노버 산업 박람회에 참석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로 상징되는 ‘모디노믹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인도는 오랜 기간 투자처로서 그다지 매력적인 곳이 아니었다. 정보는 불투명하고 정치 리스크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4년 5월 모디 정부가 들어선 이후 ‘외국인 투자 확대, 제조업 육성, 인프라 개발’로 대표되는 ‘모디노믹스’가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인도는 2015년 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1999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추월했다. 이후에도 인도는 계속해서 7%대 성장률을 이어 가며 6%대 성장에 그치고 있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나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취임 후 60조원대 10대 인프라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또 기업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율을 인하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2022년까지 25%로 확대하고(2014년 17% 수준), 1억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선보였다.


빠른 인구 증가는 인도 경제 원동력

아울러 철도·국방·보험 산업 등에 외국인 투자 지분을 늘리고, 투자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외국인 투자 장려 정책을 통해 외국 자본을 끌어오고 있다. 실제 인도는 외국 자본 유치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2015년 향후 5년간 50억달러(약 5조6800억원)를 인도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미국 전투기 공장을 유치했다. 미국 최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은 지난달 “인도는 미래 전 세계 F-16 생산의 근거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F-16은 전 세계 26개국이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전투기다.

인도 산업정책촉진부에 따르면 2016년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전년보다 36% 증가한 600억8000만달러(약 68조원)로 인도는 생산기지로서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모디노믹스’ 외에도 인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은 다양하다. 인도 시장은 중국에 육박하는 인구 규모, 7%를 넘나드는 성장률, 젊은 인구 구성, 빠르게 향상되는 생활수준 등이 매력으로 꼽힌다.

특히 폭발적인 인구 성장세는 인도 경제의 가장 중요한 동력 중 하나다. 유엔 경제사회국에 따르면, 올해 13억4000만명으로 세계 2위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2024년 14억3800만명을 기록하면서 중국(14억3600만명)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될 전망이다.

인도 시장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인도가 매우 젊은 나라라는 점이다. 매년 인도 고용 시장에 유입되는 젊은 인력은 1300만명에 달한다.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 역시 65%가 넘는다.

유엔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인도의 중위연령(총인구를 연령 순서대로 세울 때 한가운데 사람의 연령)은 26.6세로 세계의 중위연령 29.6세보다 3살이 적다. 중국(37.0세)에 비하면 10살이나 젊다. 인도의 중위연령은 2030년이 돼야 31.2세로 30대에 진입한다. 2050년에도 37.3세로 여전히 젊은 나라를 유지한다. 현재 추세라면 2100년에 가서야 47세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중국의 중위연령은 2030년 43.2세, 2050년 49.6세, 2100년 51.1세로 전망된다.


카스트 제도와 여성 차별이 최대 장애물

인도의 내수 시장 전망도 밝다. 세계은행이 올해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매력 기준으로 인도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세계 GDP의 6.4%)에 이미 올라섰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언스트앤드영과 인도 전자제품업체연합에 따르면 2020년까지 인도 TV 시장은 연평균 20%, 냉장고 10%, 세탁기 8~9%, 에어컨 6~7%씩 성장할 전망이다.

실제로 인도의 민간소비는 연평균 7%씩 증가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인도 민간소비의 성장기여율은 63%로 투자(35%)의 두 배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기업 환경 개선으로 인한 고용 및 투자 증가→소득 증가→소비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 활발한 민간소비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경제를 이끄는 또 다른 강점은 양질의 노동력을 싸게 이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2010년 이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의 실질임금상승률이 연평균 8%에 달하는 반면 인도는 2.5%에 불과하다.

인도 경제의 가장 큰 숙제는 카스트 제도로 상징되는 불평등 문제다. 고착화된 신분제는 ‘세계의 공장’ 역할을 자처하는 인도 경제에 커다란 장애물로 작동한다. 한국은행은 “신분제 폐습이 고등 인력 확충, 여성 인력 활용 등 인적 자본 개발을 낙후시킨다”고 지적했다. 인도의 큰 자랑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정보기술(IT) 전문 인력풀인데, 아직 인도 전체의 대학 진학률은 20%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노동 시장 참가율이 28%로 남성(82%)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여성의 소득 수준은 남성의 23%에 불과하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론’의 저자인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는 “인도는 카스트 제도의 차별과 연계된 극심한 불평등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인도가 선진국이 되고 싶으면 지금부터 불평등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시경제 상황을 계속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도 인도 경제의 또 다른 숙제다. 인도의 재정수지 적자는 만성화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인도 정부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67.2%(2015년 기준)로 유사한 신용등급(BBB) 국가들의 중위 수준(42.8%)보다 높다. 그나마 물가상승률(4%대)이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은 위안거리다.


plus point

모디의 야심찬 조세 개혁

외국 기업들에 인도의 조세 제도는 악명이 높았다. 연방정부제로 운영되는 인도는 29개 주(州)마다 부가가치세율이 16~27%로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모디 정부가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던 부가가치세를 하나로 통일하면서 투자 매력도는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7월 1일(현지 시각), 29개주와 7개 연방직할지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부가가치세 형태의 물품서비스세(Goods and Services Tax)를 이날 0시부터 도입했다고 밝혔다. 물품서비스세는 인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비스세, 제조세, 중앙판매세, 진입세, 부가가치세 등의 명목으로 시행해온 17개의 간접세를 하나로 묶은 것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물품서비스세가 “단순하고 좋은 세금”이라며 “한 나라, 단일 세제의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세율은 과세 대상에 따라 네 단계로 나눠져 5~28%가 부과된다. 차(茶)·약(藥)·석탄 5%, 과일주스·버터·자전거 12%, 치약·아이스크림·화학품 18%, 냉장고·화장품·오토바이는 28%를 내야 한다. 빵 등 일부 생필품은 세금이 면제된다. 인도 정부는 애초 부가세 형태에 걸맞게 단일 세율을 추진했으나 저항이 심해 포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물품서비스세 도입으로 인도의 연간 성장률이 2%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면서 “당장 효과는 적어도 중기 성장률은 연 8% 이상 높아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김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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