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4월 인도 뉴델리에서 ‘갤럭시 S8’ 미디어 행사를 열었다. <사진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인도 시장에 갤럭시 S8을 출시했다. 앞서 3월에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인디아스테이트은행(SBI)·엑시스은행(AXIS Bank)·주택개발은행(HDFC Bank) 등 주요 7개 은행·카드사와 협력해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레노버·애플 등을 제치고 점유율 1위(26%)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인도 휴대전화 시장 1위에 오른 후 현재까지 좋은 성적을 이어오고 있다.

그 비결은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갤럭시 S시리즈 등 고가 스마트폰과 삼성페이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며 ‘삼성’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 동시에 사양과 가격에 차이를 둔 다양한 보급형 스마트폰을 출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현재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갤럭시 S시리즈와 함께 A·J시리즈, 타이젠 폰 Z4 등 중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 특성을 고려한 기능도 휴대전화에 적용했다. 인도는 13억명이 넘는 인구 대국이다. 그중 50% 이상이 30대 이하의 젊은층이다. 삼성전자는 이들이 스마트폰 주 고객인 점을 주목했다. 회사 내부에선 ‘유바(Yuva·젊고 열정적이라는 의미의 힌두어) 프로젝트’라고 불린다. 인도 젊은이들은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것을 좋아해 파티를 즐긴다. 또 인도는 교통 정체로 도시 소음이 심각하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녀도 벨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전화나 문자, 이메일이 오면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 렌즈 테두리가 반짝거리며 신호를 보내는 ‘스마트 글로우(Smart Glow)’ 기능을 추가했다. 스마트 글로우는 기본적인 알람 기능뿐만 아니라 연락처별로 빛의 색을 변경할 수 있어 전화·문자가 누구에게 온 것인지도 구별할 수 있다. 다양한 색으로 반짝거리는 빛은 인도 젊은이들의 개성 표현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도 공략 제1원칙  ‘제품의 현지화’

현대자동차는 인도에서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인도 내 자동차업체들이 과거 해외에서 팔던 모델을 들여와 판매하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현지 시장에 맞는 신모델을 개발해 생산·판매하고 있다. 소형차 i10과 i20,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가 대표적인 모델이다.

특히 2015년 7월 출시한 크레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의 취약한 도로 사정을 고려해 크레타의 차체 강도를 강화했다. 인도인들이 자신이 모시는 신상(神像)을 놓고 운전하기를 좋아한다는 데 착안, 둥근 모양이 아닌 평평한 대시보드도 장착했다. 무더운 날씨를 반영해 소형차 뒷좌석에는 에어컨을 기본 사양으로 넣었다. 크레타는 지난해 인도에서 9만2626대가 팔리며 SUV 시장 1위에 올랐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는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2위를 기록 중이다.

인도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며 가격 경쟁력과 품질도 높였다. 현대차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州) 첸나이에 1998년 연 생산량 30만대 규모의 제1공장을 완공했다. 2008년에는 35만대 규모의 2공장을 지었다. 1공장에서는 이온·i20·아반떼·크레타·투싼·싼타페를, 2공장에선 i10·i20·엑센트를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 임직원 99%는 현지인

LG전자는 인도 특화 제품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경영의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인도에서 TV·냉장고·세탁기·스마트폰 등을 판매하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종업원은 총 3400여명에 달한다. 그중 임직원 99%가 현지인일 정도로 LG전자는 인력 현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인도인들이 경영 전반에 참여하고 있고, LG전자 본사에서도 인도법인에 100%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현지인을 고용하는 게 가장 좋은 현지화 전략이고, 그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소신 있게 일할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감성 마케팅도 LG전자의 전략 중 하나다. LG전자는 지난 5월 인도 진출 20주년을 기념해 유튜브에 동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인도 소녀가 우주비행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감동적인 내용이다. 동영상에는 LG 올레드 TV가 등장한다. 동영상은 공개 4주 만에 조회수 2500만회를 돌파하며 화제가 됐고, 자연스럽게 LG전자를 홍보할 수 있었다.


plus point

박한수 코트라(KOTRA) 인도 뉴델리 무역관장
“13억 인구 전체 아닌 도시 중산층 타깃팅해야”

박한수 코트라(KOTRA) 인도 뉴델리 무역관장(서남아시아지역본부장)은 한국 기업이 인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도시 지역 중산층 타깃팅’ ‘제품의 현지화’ ‘인도인 관리자 활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 시장의 특징은.
“13억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인도는 연평균 7%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나라다. 반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747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빈곤층은 20%에 달한다. 도시화율 역시 2011년 인구통계 기준 32%에 불과하다. 때문에 13억 인구 전체를 바라보기보다는 도시 중산층을 타깃팅하는 게 효과적이다.”

‘인도는 가격 중심 시장’이라는 말은 맞는가.
“다수의 한국 기업이 인도는 가격 중심 시장이고, 소비자 역시 저렴한 제품을 찾는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어느 정도는 맞지만 틀린 부분이 더 많다. 인도인들은 상품을 구입할 때 ‘파이샤 바술(Paisa Vasool)’이라는 가치를 중요시한다. 파이샤 바술은 지불하는 돈에 대해 보상이 확실하다는 의미로, 인도인들이 소비 활동을 할 때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말이다. 과거 인도 타타자동차의 100만원대 승용차 나노(Nano)의 경우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S시리즈는 가격이 비싸지만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시장 강자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고려 사항은.
“제품의 현지화 역시 중요하다. 인도의 기후와 생활양식을 고려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LG전자의 경우 모기를 쫓는 TV, 에어컨 등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인도는 장마 시기가 끝나면 엄청난 모기떼로 큰 피해를 입곤 한다. 주방 등 다른 생활가전 제품도 인도 시장 상황을 적극 반영해 개발해야 한다.”

인도인 관리자 활용의 효과는.
“인도에는 ‘힌두 투 힌두(Hindu to Hindu)’라는 말이 있다. 인도인은 인도인 관리자를 통해 관리하라는 뜻이다. 카스트 같은 사회 신분제는 도시 지역에는 많이 사라졌으나 아직까지 인도 사회에 존재한다. 외국인이 이런 인도의 시스템과 사회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현지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효과적인 브랜드 전략이 있다면.
“외국계 기업이 인도에서 돈만 벌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인도 경제와 사회에 보답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인도인들은 그 상품을 인도의 것이라고 여긴다. 이런 전략을 효과적으로 펼친 네슬레의 라면 브랜드  ‘매기(Maggie)’는 시장점유율이 50%에 이르는 인도의 국민 라면으로 사랑받고 있다. 스위스의 신발 브랜드 바타(Bata)는 1932년 인도에서 생산을 시작한 이래 인도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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