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29일 미국 워싱턴 에너지부에서 ‘미국 최우선 에너지 정책’의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사진 : 블룸버그>

미국 전력 시장은 셰일오일 혁명과 친환경 정책으로 최근 10년 사이 큰 변화를 맞이했다. 셰일오일이 개발되면서 천연가스가 주요 발전원으로 급부상했고, 석탄에 대한 환경 규제는 나날이 심화됐다. 가성비가 좋았던 원자력발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설비 추가 설치 의무로 인해 발전 원가가 크게 상승했으며, 신기후 체제(파리기후협약)로 인해 신재생에너지가 정책적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되며 미국 전력 시장은 또 다른 변화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석탄 에너지 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오일쇼크 이후 석유 비중 줄어

미국의 에너지믹스는 시대적 환경 변화에 따라 변했다. 1971년 미국의 전원(電源)은 석탄·가스·수력·석유의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오일쇼크 이후 1981년 석유의 비율이 14%에서 9%로 축소됐으며, 에너지 다양화 정책의 시행으로 석탄발전과 원전이 확대됐다.

2005년까지 미국 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석탄발전은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전 정권보다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을 추구한 오바마 행정부는 석탄발전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했고, 2011년 ‘수은 및 독성 대기물질 규제 기준’을 만들어 석탄발전소의 집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했다. 또 2015년

‘청정전력계획’에서는 석탄발전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러한 환경 규제로 인해 석탄발전 비용이 증가하면서 2009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원자력발전은 석탄이 경제성을 상실한 이후 가장 저렴한 발전원이었으나 원전의 건설비와 해체 비용이 상승하면서 발전 원가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전에 대한 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원전과 신규 원전 모두 규제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안전설비의 추가 설치가 의무화됐고, 발전소 건설 기간도 늘었다. 이에 따라 건설비와 이자비용이 상승하여 투자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2015년에는 원자력발전 원가가 가스발전보다 비싸졌다. 미국의 원전 비율은 2000년대 이후로 19%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 정책이 필요했던 오바마 행정부는 ‘경기회복 및 재투자법(ARRA)’을 통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청정에너지, 그린(친환경에너지 사용)카, 그린홈 등의 개발에 1500억달러(168조원)를 투자해 5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분야에 10년 이상 장기 투자가 계획됐다. 여기에는 시장성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개발 독려, 에너지 효율 향상, 온실가스 저배출형 석탄발전소 건립, 새로운 지능형 전력망 설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상업화, 차세대 바이오 연료와 기반시설 개발 등이 포함됐다.


셰일오일, 미국 전체 원유 생산량의 37%차지

연방 정부가 규제에 앞장 서면서 정책 리더십을 확보하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세금 감면제도의 기간 연장 등을 통해 민간 투자를 장려했다. 아울러 자동차 연료 절약 기준을 상향 조정하여 온실가스 다배출 자동차를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할 것을 유도했고, 2030년까지 건설되는 모든 건물을 대상으로 탄소 중립 또는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지원에 나섰다. 전기제품의 경우 정기적인 에너지 효율 갱신을 시행했다.

미국의 에너지 산업은 셰일오일의 등장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비전통 가스인 셰일오일은 암석층에 넓게 산재해 있어 기존의 전통적인 가스보다 기술적으로 시추가 어렵고 값비싼 시추비용 때문에 오랜 기간 개발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평시추법과 수압파쇄법이 개발되면서 2008년부터 생산이 본격화됐다.

셰일오일은 2014년 미국 전체 원유 생산량의 37%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펜실베이니아주(州) 마셀러스의 셰일오일 공급량이 급증했다. 2013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을 대상으로 40년 만에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해외 수출이 이뤄질 정도로 천연가스 공급량이 증가했고, 자연히 가스 가격은 하락했다. 이로 인해 셰일오일이 석탄, 석유, 원자력의 대체에너지원으로 부상했고,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꾸게 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에서는 석탄과 원자력이 저렴하고, 가스발전은 비쌌다. 그러나 셰일오일의 등장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자 가스는 2015년 이후로 가장 저렴한 발전원이 됐다.


plus point

듀크에너지, 시장 환경에 맞춰 가스발전 확대

미국 최대 전력 회사 듀크에너지(Duke Energy)는 미국의 에너지 정책과 시장 환경 변화에 발맞추어 가스발전 확대, 석탄발전 감축, 신재생에너지 확대, 저탄소 기술 개발 등으로 유연하게 대응해 성공했다.

듀크에너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를 중심으로 남동부와 중부 지역의 6개 주에서 전력과 가스를 공급하는 전력 회사로, 1997년 전력 회사인 듀크파워(Duke Power)와 가스 회사 팬에너지(Pan Energy)가 합병하여 설립됐다.

적극적인 기업 인수로 사업을 확대한 듀크에너지는 보유 발전 설비 용량이 62(기가와트)로 규모 면에서 가장 큰 발전사로 성장했다. 전력 사업과 관련해 발전에서부터 송·배전, 판매까지 모든 영역을 확보했으며, 전체 발전 설비 중 73%가 석탄, 가스, 석유 등 화력발전으로 발전사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듀크에너지의 주요 사업은 석탄발전이었다. 2007년만 해도 석탄발전량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발전 사업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셰일오일 개발로 변화하고 있는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추어 석탄발전을 축소하는 반면 이를 대체하기 위하여 가스발전을 확대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듀크에너지는 인디애나주의 에드워드스포트 발전소 시범 운영을 통해 연구·개발(R&D)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이 발전소는 최초의 대규모 석탄가스화 복합발전소로 같은 장소에서 가동되던 노후 석탄발전소를 대체한 것으로, 더욱이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설비를 최초로 장착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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