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만텍은 지속적인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했다. <사진 : 블룸버그>

최근 모바일 기기와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의 부상으로 네트워크 인프라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기업의 모든 업무가 웹으로 연결되면서, 단 한 번의 사이버 공격으로 기업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시대다.

이 때문에 세계 최대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 시만텍과 맥아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만텍은 정보 보호 및 관리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포천’ 선정 미국 500대 기업 중 ‘컴퓨터·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회사다.

‘포천’ 선정 500대 기업 전부가 시만텍의 고객사이기도 하다.

시만텍은 1982년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보조금을 받아 게리 헨드릭스가 설립했다. 초창기에는 인공지능 관련 데이터 프로그램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췄다. 시만텍은 1984년 작은 스타트업인 C&E소프트웨어에 인수됐다. C&E는 당시 통합파일 관리와 워드프로세싱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었다. 합병됐지만 회사 이름은 시만텍을 유지했다. 첫 제품 ‘Q&A’가 1985년 출시됐다. Q&A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기능을 하는데 그 안에 워드 프로세싱 처리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1990년 8월 시만텍은 도스용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한 회사 피터노턴 컴퓨팅(Peter Norton Computing)을 사들였다. 시만텍 소비자용 바이러스 검사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관리 유틸리티는 현재까지도 피터노턴 이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시만텍은 백신 사업으로 이목을 끌면서 지속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속 다른 분야로 확장을 꾀했다. 2005년 스토리지 업체 베리타스(Veritas), 2010년 인증 업체 베리사인(Verisign)과 암호화 기술 업체 PGP 인수 등으로 몸집을 불렸다.


시만텍, 사이버 방어 플랫폼에 집중

지난해 6월에는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업체 블루코트(Blue Coat)를 46억5000만달러(5조원)에 인수했다. 2005년 베리타스를 135억달러(15조원)에 사들인 이후 시만텍의 최대 인수가다. 블루코트는 웹 보안에서 강자로 꼽히고 있어 시만텍을 보완할 수 있는 성공적 인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제인 라이트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블루코트 제품은 시만텍의 웹과 클라우드 보안 시장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올해 말 시만텍의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2018년에는 강력한 보안전문 업체로 거듭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현재 그렉 클라크 전 블루코트 최고경영자(CEO)가  시만텍의 CEO를 맡고 있다.

이후에도 시만텍은 ID 도용방지 업체 라이프로크(LifeLock)를 23억달러에 인수하며 포트폴리오 다양화 및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최근에는 기업용 메일과 브라우저 보호를 위해 사이버보안 업체 ‘파이어글라스(Fireglass)’를 인수했다.

파이어글라스는 이스라엘 제2의 도시인 텔아비브에 위치한 업체로 웹 브라우저 격리 분야를 전문으로 한다. 이 기술은 사용자가 웹서핑을 하며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가상의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이다.

클라크 CEO는 “브라우저 격리 기술은 우리가 주의 깊게 살피던 분야로,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50%가 2021년까지 이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끊임없이 구조조정도 하고 있다.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 베리타스 데이터 스토리지 부문은 지난해 1월 칼라일그룹에 74억달러를 받고 팔아치웠고, 최근 웹 인증서 사업 부문인 디지서트(DigiCert)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003년 설립된 디지서트는 미국에 본사를 둔 SSL 인증서 사업자로 전 세계 11만5000여 고객을 뒀다. 페이스북, BMW, 페이팔 홀딩스 등이 주요 고객사다.

시만텍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네트워크, 클라우드 등 IT 인프라 전 영역에 이르는 사이버 방어 플랫폼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클라크 CEO는 “이번 거래를 통해 시만텍은 인증 사업을 접고, 통합 사이버 방어 플랫폼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며 “적절한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인수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아피는 보안 솔루션 플랫폼에 주력할 계획이다 <사진 : 맥아피>


사이버보안 전문기업으로 돌아온 ‘맥아피’

글로벌 보안 기업 맥아피(McAfee)는 올해 독립 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업계 최대 규모의 사이버보안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맥아피는 보안 솔루션 플랫폼을 확장해 고객이 사이버보안 위협을 효과적으로 식별·대응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맥아피는 2010년 8월 인텔에 약 77억달러에 인수된 바 있다. 인수 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맥아피는 지난 4월 인텔에서 분사하면서 다시 한번 재기를 꿈꾸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8월 사모펀드 TPG에 지분 51%를 매각했다.

맥아피는 새로운 투자 파트너와 함께 시장 중심의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사이버보안 시장에서 글로벌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재무·경영·기술 부문에 새로운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크리스 영 전 인텔 수석부사장이자 맥아피 CEO는 “사이버보안은 상호 연결된 인터넷 시대에서 가장 큰 과제이며 자녀를 둔 부모나 기업 총수, 글로벌 리더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맥아피는 확실한 목표를 갖춘 독립 기업으로 인력과 기술, 조직을 통합해 공동의 적에게 대응하고 기술 중심의 미래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민첩성을 확보했다”라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맥아피가 업계 최대 규모 사이버보안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보안은 인텔에게도 매우 중요하기 떄문에 맥아피와의 협업 외에도 클라우드에서 수백만 대의 스마트 컴퓨팅 기기에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능력을 통합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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