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고 있는 패션 비즈니스를 읽어야 한다. 새로운 판매 플랫폼(인터넷),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신인 디자이너, 인디 브랜드가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 자본이 더해졌을 때 보다 강력한 패션, SPA 브랜드가 탄생한다.”

조정윤 세종대 글로벌지식평생교육원 패션디자인 전공 교수가 강조한 한국 SPA 브랜드의 성장 요인이다. 조 교수는 유니클로의 강점으로 기능성과 편의성을 꼽고, 한국 SPA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등 새로운 판매 플랫폼을 활용하고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니클로의 강점은 무엇인가.
“유니클로는 단순히 미적인 부분만을 강조하지 않고 기능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보온 효과를 강조한 기능성 속옷 ‘히트텍’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히트텍은 소비자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트렌드를 읽고 소재에 적절히 반영했다. 따뜻함과 편안함 그리고 스타일이다. 그 결과 히트텍은 큰 인기를 얻었다. 품질 역시 다른 SPA 브랜드와 비교해 우수하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유니클로의 강점인데.
“그렇다. 유니클로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다. 그런데 최근 유니클로가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이제는 저가가 아니라 중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유니클로는 앞으로도 가격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원플러스원(1+1) 상품 등 머천다이징을 통한 가격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제품 자체 가격을 내리는 전략은 더 이상 쓰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강점이 있다면.
“편의성이다. 집에서 편하게 쉴 때 입는 옷, 출근할 때 입는 옷, 놀러갈 때 입는 옷 등 다양한 옷을 한 장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남성복, 여성복, 유․아동복까지 판매하고 있다. 가족 모두가 함께 쇼핑할 수 있다. 우리는 보통 옷을 사러 갈 때 ‘이런 옷을 사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유니클로 고객의 경우 옷을 산다는 목적을 갖지 않고 매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마트에 가서 생필품을 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가벼운 마음으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매장에서 생각지도 않게 많은 제품을 구매한다. 이는 무시할 수 없는 브랜드 파워다.”

유니클로의 단순한 디자인은 단점인가.
“일본 소비자는 허름해 보이는 티셔츠를 입으면서 롤렉스 시계를 차는 등 개인 취향이 강하다. 어떤 스타일, 패션을 추구하든 하나의 독특한 개성, 패션 스타일로 인정한다. 때문에 베이직한 유니클로의 디자인은 ‘감각이 좋다, 우수하다’는 평을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패션의 본질은 트렌드와 크리에이티브를 적절하게 반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형태로 컬래버레이션을 하는데, 유니클로는 이런 경우에도 자신들의 베이직함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유니클로 제품 중 아티스트의 그래픽을 티셔츠 앞 또는 뒤에 그려 넣는 시리즈가 있다. 디자인이 상당히 간단하다. 대신 유니클로는 광고를 통해 컬래버레이션에 참여하는 아티스트의 생각과 예술을 대중에게 전달해 보다 편하게 소비자에게 접근했다.”

글로벌 SPA 브랜드인 자라, H&M과 비교하면.
“자라는 계열사 브랜드를 통해 고가 전략을 펼치고 있다. SPA 브랜드 시장 한계를 인식하고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H&M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패셔너블한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H&M이 어떤 유명 디자이너와 컬래버레이션을 해서 어떤 아이템을 선보일까’라는 고객 기대에 계속해서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자라, H&M과는 다르게 그들이 지닌 베이직함에 근거를 두고, 그 안에서 좀 더 많은 패션을 고민하고 있다. 동시에 새로운 기능을 지닌 제품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국내 의류 브랜드 ‘스타일난다’는 일본·중국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 스타일난다>

에잇세컨즈, 스파오, 데이즈 등 국내 SPA 브랜드의 경쟁력 수준은.
“국내 SPA 브랜드를 보면 가격 측면에서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상당히 저렴하다. 국내 SPA 브랜드가 해외 브랜드와 비교해 지닌 강점이다. 한국은 섬유 패션 산업 부문 경쟁력이 강하고, 품질도 좋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니 사이즈 체계가 단조롭다. H&M 매장에 가보면 아주 마른 체형부터 큰 체형까지 사이즈가 다양하다. 심지어 임부복도 있다. 소수의 소비자도 신경 쓰고 있는 것이다. 국내 SPA 브랜드는 타깃을 좁게 잡아서 그 고객만 공략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SPA의 가장 큰 장점이 소비자층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국내 SPA 브랜드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국내 SPA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미 자라, H&M, 유니클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SPA 브랜드를 떠나서 국내 의류 브랜드가 어떻게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자.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 패션 쇼핑몰 ‘무신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무신사는 저렴한 가격은 물론 디자인도 다양하고 유니클로가 가지지 못한 마니아까지 만들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무신사는 의류 업체, 디자이너가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공간을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다. 이게 변화하고 있는 패션 비즈니스의 현실이다. 새로운 판매 플랫폼,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신인 디자이너, 인디 브랜드가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자본이 더해져 보다 강력한 패션 브랜드가 탄생하고 해외 시장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동대문패션타운을 활용한 SPA 브랜드 성장 가능성은.
“동대문패션타운은 소매업자에게 옷을 판매하는 중간 유통구조를 지닌 패션 단지다. 과거부터 일반 소비자보다 소매업자를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는 기능이 강했다. SPA의 특징인 저가, 빠른 생산과 판매,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개발도 가능하다. 특히 제품 판매 후 디자인 개발,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강점을 지녔다. 그러나 생산을 해외로 돌리고, 단순히 제품을 보관하는 창고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패션 쇼핑몰을 만들 때 초기 제품을 동대문에서 가져 오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과 유통구조를 더 강화해야 한다.”

‘스타일난다’라는 국내 온라인 패션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일난다는 패션 쇼핑몰로 시작해서 현재는 의류, 화장품도 직접 제조하고 있다. 스타일난다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 이유는 고객과의 소통에서 찾을 수 있다. 스타일난다의 소통은 과거 쇼핑몰에서 하는 단순한 고객 응대 차원이 아니다. 체형별, 연령별 어울리는 상품을 적극 추천하는 것은 기본이고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반영해 제품을 선별하고 제작한다. 결국 고객을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


▒ 조정윤
홍익대 산업디자인학 석사, 동대문 의류 도·소매업체 운영, SD패션디자인 전문학교 교학처장

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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