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앞 줄 맨 왼쪽), 리커창 총리(가운데), 류윈산 중앙서기처 서기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올 하반기 중국 경제의 최대 이슈는 10월 18일 개막하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다. 당대회를 앞두고 올 상반기 중국 경제가 예상을 웃도는 6.9% 성장을 하는 등 안정을 국정 최우선순위에 올린 덕을 봤다는 평을 듣는다. 제19차 당대회 이후엔 안정보다는 경제개혁과 개방확대에 정책의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중국 경제 위기론의 최대 배경으로 꼽히는 기업부채 문제도 국유기업 개혁이 속도를 내면서 진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근본치료는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맞서 있다. 올 들어 위안화 가치가 절상되면서 금융위기론을 자극한 자본유출 우려도 잦아들었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와 자동차 소비가 둔화되면서 하반기 성장률은 상반기보다는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올해 목표 성장률 ‘6.5% 이상’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월 6.6%에서 7월 6.7%로 높여 잡았다. 올해 성장률이 작년(6.7%)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대부분의 예상을 깨고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U자형이나 V자형보다는 “L자형이 장기간 지속될 것”(차오위앤정⋅曹遠征⋅인민대 교수)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허판(何帆) 베이징대 HSBC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 경제는 2016년 2분기에 바닥을 찍은 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강압력을 받을 올 4분기 경기동향이 이번 회복세가 지속될지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19차 당대회가 개혁 분수령

제19차 당대회에서 발표할 정치보고에 담길 향후 5년간의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제19차 당대회 일정을 확정한 8월 말 정치국 회의에서는 “제19차 당대회는 전면적인 샤오캉(小康·국민 모두 편안하고 풍족한 사회) 사회 건설의 최종 승리를 위한 중요한 대회”라며 “시대 요구에 맞는 행동 강령과 국정운영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오위앤정 인민대 교수는 “당대회 이후엔 인수·합병(M&A), 과잉 생산능력 해소, 좀비기업 제거를 대표하는 개혁 등이 진일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시진핑 주석이 권력을 더 키우면 과거 5년간 기득권의 반발로 주춤했던 국유기업, 도시화, 토지 금융 등의 개혁에 돌파구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한 것과 맥이 닿는다. 미즈호은행은 “당대회를 앞두고 안정 중시 정책이 효과를 봤지만 개혁이 지연됐다”며 “지방정부 부채와 이재(理財) 상품의 불투명한 자금흐름, 효율이 낮은 국유기업의 생존처럼 경제를 갉아먹는 각종 문제에 대한 근본치료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제19차 당대회 이후 개혁·개방 가속화가 추가 성장동력을 만들어 중국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인 7% 수준까지 높아질 것”(리다오쿠이⋅李稻葵⋅전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알렉스 울프 아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트 이머징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19차 당대회가 개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울프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이 6.5%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한다는 점, 국유기업 개혁이 서방의 눈높이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고, 시 주석의 권력이 이미 강화됐는데 무슨 큰 변화가 있겠느냐는 관측 등을 근거로 들었다.


기업부채 문제 여전히 남아

중국 관영 언론에 경제 칼럼을 싣는 ‘신비인사’로 불리는 궈퉁신(郭同訢)이 신화통신에 올린 글을 국가통계국이 지난 6일 웹사이트에 올렸다. 8월 29일 인민망에 올린 글과 중국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을 견지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궈퉁신은 부채 리스크는 통제할 수 있다며 연간 매출 2000만위안(약 34억7000만원) 이상 공업기업의 자산부채비율이 작년 말 55.8%로 전년 말 대비 0.4%포인트 줄었으며, 7월 말에는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떨어졌다고 전했다.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작년 말 1.74%로 9월 말 대비 0.02%포인트 낮아져 2012년 이후 줄곧 상승하던 추세가 꺾인 점도 부각시켰다.

중국은 올 들어 안방보험, 완다, 푸싱궈지, HNA 등 부채로 해외 M&A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기업들에 대해 부채 리스크 억제를 명분으로 대출을 조이면서 완다 등이 자금난에 휘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부채 위기 경고음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IMF는 8월 발표한 중국 연례 보고서에서 “비금융기업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이 2016년 235%에서 2020년 290%로 높아질 것”이라며 “파괴적인 조정이나 뚜렷한 성장 둔화를 겪을 수 있는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허판 교수는 “중국의 기업부채 문제는 국유기업, 특히 지방 국유기업 문제”라며 “자본시장이 덜 성숙하고 은행이 주도하는 금융시스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 금융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plus point

제19차 당대회 3대 관전포인트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10월 18일 개막한다.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는 7일간 열린 관례에 따라 10월 24일 폐막한다. 지난 1년간 선출된 2300여명의 당 대표들이 폐막일에 19기 정치보고를 확정하고, 200여명의 19기 중앙위원과 105명 안팎의 중앙후보위원을 선출한다. 하루 뒤인 10월 25일 19기 중앙위원들은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원과 함께 시진핑 국가주석을 19기 총서기로 선출할 계획이다. 시진핑 총서기의 집권 2기 지도부가 구성되는 것이다.

중국식 대선으로 불리는 이번 당대회 관전포인트는 3가지로, 모두 시 주석의 권력이 어느 정도 강화될지와 관련돼 있다. 우선 당장(黨章·당헌)에 시진핑 사상이 들어갈지 여부가 주목된다. 제19차 당대회 일정을 발표한 8월 말 정치국 회의 공보는 “당대회에서 시진핑 총서기의 일련의 중요 연설 정신과 당중앙이 나라를 다스리는 신이념·신사상·신전략을 관철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사상’이 당장에 삽입되면 덩샤오핑(鄧小平)을 넘어 마오쩌둥(毛澤東)급의 권위를 갖게 됨을 의미한다.

후계자가 표면화될지, 그럴 경우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시 주석도 2007년 제17차 당대회를 통해 중앙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두 단계 승진하며 2012년 말부터 집권할 최고 지도자로 확정됐다. 이번 당대회에서 천민얼(陳敏爾·56) 충칭(重慶)시 서기와 후춘화(胡春華·54) 광둥(廣東)성 서기가 상무위원으로 승진할지, 서열은 어떻게 될지가 주목된다.

반부패 사령탑으로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69)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의 유임, 여부도 주목받는다. 기존의 7상8하(67세는 유임, 68세는 퇴임) 관례에 따르면 퇴임해야 하지만 유임하게 되면 시 주석의 3연임 관측이 힘을 얻게 된다. 7상8하에 따르면 현재 7명의 상무위원 중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뺀 5명은 퇴진한다.

오광진 조선비즈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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