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왼쪽) 전 GE 회장이 2001년 뉴욕에서 당시 CEO로 내정된 제프리 이멜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전통 경영 방식 중 하나는 새로운 경영자의 스타일과 주요 관심 분야에 맞춰 회사를 바꾸는 것이다. 즉, 리더가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이 GE가 유지해온 철학이다.

이 때문에 GE의 경영 전략을 논하면서 8대 회장인 잭 웰치(Jack Welch·1981~2001년 재임)와 9대 회장인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2001~2017년 7월까지 재임, 회장직은 연말까지 유지)를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 모두 공룡 기업인 GE의 수익과 성장에 있어 괄목한 만한 성과를 이뤄낸 리더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의 사뭇 다른 방식으로 인해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웰치 “효율적 관리에 의한 경영”

웰치는 덩치를 키우고 단기 수익을 노리기 위해 인수·합병(M&A)을 활용했다. 따라서 대상 기업이 GE와 사업적으로 얼마나 연관이 있는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반면 이멜트는 대상 기업이 GE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맞아떨어지는 범위 내에서만 M&A를 단행했다. 필요한 기술과 사업 영역을 가진 기업들만 골라 투자한 것이다.

이멜트와 웰치는 성격도 전혀 달랐다. 2001년 9월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퇴임하는 웰치에 대해 “저돌적이고, 성급하고, 거칠고, 공격적”이라고 지적한 반면 이멜트에 대해서는 “느긋하고, 친근하고, 꾸미지 않은 카리스마와 외향적 성격의 소유자”라고 설명한 바 있다.

GE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제대로 갖춰지기 시작한 것은 웰치가 CEO가 되면서부터였다. 취임 직후 “1위나 2위가 아닌 사업부는 전부 매각한다”라고 외친 웰치는 우위를 선점하지 못하는 사업 분야를 모두 과감히 팔아치웠다. 취임 후 15년 동안 400여개의 사업을 매각하고 직원의 25%에 달하는 11만명 이상을 정리했다. 당시 웰치는 ‘중성자탄 잭’이라고 불렸는데, 이는 중성자탄이 터지면 건물은 남기고 인명만 피해를 주는 것과 같이, 웰치가 한 번 다녀간 공장은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었다.

직원들로선 힘든 구조조정이 이어졌지만, 웰치는 GE의 효율성 향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웰치는 자신의 임기 중 270억달러였던 매출을 1300억달러로 증가시키는 업적을 쌓았다. 같은 기간 GE의 시가총액은 30배 가까이 늘었다.

웰치는 또 조직이 관료화돼 의사 결정이 느슨해지는 점과 조직원들 개개인의 아이디어가 그대로 사장되는 시스템에 대한 고민 끝에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실시와 ‘식스시그마(Six Sigma)’ 도입이라는 혁신 경영에 착수했다. 핵심 인재를 제대로 양성하기 위해 크로톤빌 연수원 교육에는 웰치 자신이 반드시 참석해 GE의 현 상황과 비전에 대해 숨김 없이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물론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도 일일이 받아들여 가능한 것은 바로 경영에 반영했다. 웰치의 공격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경영 시스템은 GE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었다.


이멜트 “성장과 창조 중심의 경영”

웰치가 ‘불도저식 경영’으로 단기 실적에 집중한 것과 달리 이멜트는 미래 성장 산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했다. 저성장 시대에도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이멜트는 유망한 시장과 산업을 선택해 인재를 배치하고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는 “나는 32개사가 경쟁하는 휴대전화나 15개사가 경합을 벌이는 노트북과 같은 시장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곤 했다. 실제로 이멜트가 성장 산업으로 투자한 헬스케어와 항공기 엔진 분야는 경쟁하는 기업의 수가 3개 혹은 4개뿐이었다.

이멜트는 GE의 사업 구조를 성장 중심으로 변화시켰다. 웰치는 과거 제조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수익성이 높은 금융 서비스 사업 중심으로 개편했으나, 이멜트는 금융 서비스 사업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고 보고 기술 기반의 성장 엔진 발굴을 시도했다. 수익성이 낮거나 성장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철수하고 미래 유망 사업들로 끊임없이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의 생명공학업체 아머샴 인터내셔널 인수였다. 이것은 2003년 당시 GE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였다. 이멜트는 아머샴을 인수하면서 미래 헬스케어 시장이 성장 사업임을 명시했는데, 실제로 GE 헬스케어의 약진은 눈부셨다. 대신 이멜트는 성장이 느려진 보험 회사들을 매각했다. 생명과학, 보안, 재생 에너지 분야 등 성장 관련 기업을 적극 인수하는 대신 수익성이 낮은 재보험 사업을 정리한 것이다.

웰치에게는 핵심 사업이었던 보험 시장을 포기하면서 이멜트는 “보험은 미래의 우리에게 적합한 사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이멜트는 기존의 웰치식 GE와 결별하고, 웰치의 가장 큰 성장 사업이었던 GE캐피털과 같은 금융 서비스 시장도 GE의 사업구조에서 퇴장시키기 시작했다.


plus point

이멜트의 리더십 십계명

1│자신의 책임을 다하라 개인의 자유보다 책임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가 됐다. 자신보다는 조직을 우선시하라.

2│끊임없이 단순화하라 리더는 자기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설정해야 한다.

3│주변 환경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라 리더는 자신의 회사가 세상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지 늘 확인해야 한다.

4│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리더는 매주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결과를 측정하고, 결과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5│끊임없이 배우고 가르치라 리더가 배운 것을 조직원들에게 나줘주고 이해시키고 따라올 수 있게 해야 한다.

6│자기 스타일을 가지라 리더십이란 자신의 내면을 향한 강도 높은 여행이다. 리더는 자신을 잘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7│조직에 유연한 리더십 원칙을 제시하라 리더는 조직원에게 유연함과 엄격함을 동시에 갖춘 리더십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

8│리더는 늘 조직의 상황을 꿰고 있어야 한다 델 컴퓨터의 회장 마이클 델은 싱가포르에서 어제 선적된 컴퓨터 대수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회사 일에 정통하다.

9│말하지 않는 것도 몇 개 남겨 두라 해답을 알고 있더라도 리더는 가끔씩 조직원들이 스스로 답을 찾게 해야 한다.

10│사람을 좋아하라 리더는 사람을 이해하고 공정하게 대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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