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이멜트(왼쪽) GE 회장이 6월 12일(현지시각) 후계자인 존 플래너리 당시 GE헬스케어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GE 이사회는 6년간의 승계 작업을 거쳐 후계자를 뽑았다. <사진 : GE>

제너럴 일렉트릭(GE)은 6월 12일(현지시각) 16년 만에 수장(首長) 교체를 발표했다. 장수기업 GE를 이끌어 온 최고경영자(CEO)는 제프리 이멜트까지 총 9명. 이들의 평균 임기는 12.5년으로 다른 기업 CEO들의 임기보다 길었다.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대기업에 해당되는 S&P500 기업(S&P500 지수에 포함되는 기업들)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은 8.8년이다.

GE는 한 번 정한 수장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CEO를 선발하는 데에만 6년 이상의 철저한 검증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GE 이사회는 6년에 걸친 승계 작업 끝에 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후계자로 존 플래너리 전 GE헬스케어 대표를 선택했다.


GE CEO 평균 재임 기간 12.5년

GE의 글로벌 최고인사책임자(CHO)인 수잔 피터스는 “GE의 CEO 승계 과정은 ‘신중’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며 “6년 이상의 끈질기고, 고도로 집중된 노력의 결과”라고 밝혔다.

승계 작업은 2011년부터 시작됐다. 18명으로 구성된 GE 이사회는 산하 소위원회인 경영개발보상위원회(MDCC)를 소집했다. 위원회의 핵심 임무는 차기 CEO 찾기다. 내부에선 이를 ‘CEO 승계 회의’라고도 부른다. 이들의 후계자 물색 작업은 철저히 독립적으로 이뤄진다. 이사회는 의장인 회장을 제외한 17명 전원이 경영학자·전문경영인 등 외부 인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GE 차기 CEO가 갖춰야 할 리더십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위원회는 현재와 미래에 필요한 리더의 자질을 최대한 이해하기 위해 외부 리더 100명 이상의 사례와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연구했다. 당시는 GE가 금융 위기 이후 GE캐피털 등 금융사업을 대대적으로 매각하던 대전환기였다.

위원회는 차기 CEO 후보자의 현재 모습보다는 빠른 학습 능력과 풍부한 경험 그리고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처능력이 성공적인 CEO를 예측하는 데 더 유의미하다고 판단해 이러한 기준을 승계 프로세스에 반영시켰다.

차기 CEO 선발 기준을 세우고 GE 이사회는 이에 적합한 회사 내부 후보 20여명을 추렸다. 그리고 이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 배치했다. 수잔 피터스 CHO는 “잠재 후보자들에게 여러 가지 리더십 역할을 부여했을 때, 그 결과를 보는 데 수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의도적으로 주요 리더들을 더욱 복잡한 환경에 노출시켜 새롭고 도전적인 경험을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2012년 리더십 기준을 더욱 구체화하는 동시에 외부 인사 중 GE를 이끌 후보들도 추렸다. 그사이 이사회는 이들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모았다. 후보자들의 글로벌 사업 실적, 부서에서의 성과, 임원들의 평가, 동료 평가 등 모을 수 있는 자료는 다 모았다.

2013년이 되면서 이사회는 승계 시점을 2017년 여름으로 확정하고, 본격 검증을 위해 내부 후보들을 더 중요한 자리로 재배치했다. 2014년엔 리더십 기준을 대외 환경 변화에 맞게 정교하게 다듬었고, 2015년엔 내·외부 후보들을 면밀히 파악한 뒤 내부 후보가 GE의 CEO에 더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멜트 회장, 1 대 1로 CEO 후보자 교육

2016년엔 최종 후보 4명을 추렸고,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이들을 일대일로 수시로 만나며 리더십 심층 지도에 나섰다. 투자자 및 언론을 대상으로 최종 후보자들에 대한 노출을 확대하며 여론의 반응도 살폈다.

이사회는 지난 5월 초 이사회 최종 면접을 거쳐 최종적으로 6월 존 플래너리를 차기 회장 겸 CEO로 선정했다. 1987년 GE캐피털에 입사한 플래너리 신임 CEO는 30여년의 경력 절반을 해외에서 보냈다. 2013년엔 GE 전사사업개발 사장으로 GE 역사상 최대 규모 거래였던 알스톰 전력사업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2014년엔 매출이 지속 하락하던 GE헬스케어 수장을 맡아 큰 폭의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수잔 피터스 CHO는 신임 CEO에 대해 ‘평생 학습자’이자 글로벌 경험을 지닌 강력한 리더라고 평가했다. 또 “신임 회장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직원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팀을 이끌어 나가는 리더십을 갖춘 것”이라며 창의성을 요구하는 새로운 기업 환경에 적합한 자질을 갖췄음을 강조했다.


김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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