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최대 주주인 야후재팬은 일본 1위 포털 사이트이다. <사진 : 블룸버그>

미래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인터넷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인터넷 플랫폼이 등장하고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인터넷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인터넷 기업이 창출할 가치와 기회가 앞으로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판단은 소프트뱅크가 잇따라 발표한 투자에 그대로 드러났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1위 포털 사이트인 ‘야후재팬’의 최대 주주일 뿐 아니라 중국 알리바바, 인도 스냅딜, 인도네시아 토코피디아, 한국 쿠팡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다. 아시아 주요국의 전자상거래 1위 업체에 모두 투자한 셈이다.


中 알리바바 설립 초기 투자해 수천배 수익

현재 소프트뱅크에서 사업 비중이 가장 큰 부분은 통신이지만, 인터넷 사업 부문의 경쟁력도 탄탄하다. 소프트뱅크가 글로벌 통신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인터넷 사업에서 오랫동안 업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앞으로 휴대전화는 음성 머신에서 인터넷 머신으로 바뀐다”며 “인터넷에 강한 소프트뱅크가 이동통신 사업에 더욱 강해지는 것은 순리”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1996년 야후와 공동으로 출자해 ‘야후재팬’을 설립했다. 야후재팬은 2001년 이후 지금까지 일본 포털 사이트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야후재팬의 최대 주주는 소프트뱅크로, 글로벌 야후와 달리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8537억엔(약 8조537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순이익은 1365억엔(약 1조3650억원)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는 중국·인도·인도네시아·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의 전자상거래 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투자 사례는 중국의 ‘알리바바’다. 손정의 사장은 2000년 알리바바에 처음 투자했다. 영어 강사 출신인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해외 제품을 중국에 들여와 판매하는 무명의 포털 사이트 알리바바를 창업한 이듬해였다. 손 사장과 마 회장을 이어준 것은 야후 창업자 제리 양이었다. 마 회장은 창업 전 중국 관광가이드로 일하며 제리 양을 만났다. 손 사장은 사업 경험이 전무한 마 회장을 만난 지 5분 만에 2000만달러를 선뜻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 인터넷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베팅한 것이다. 이후 마윈은 알리바바를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키웠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에 투자한 지 16년 만인 지난해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79억달러(지분 4%)를 손에 쥐었다. 잭팟을 터트린 것이다. 여전히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다.

핀란드 게임 회사 ‘수퍼셀’에 투자한 것도 소프트뱅크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다. 2010년 설립된 수퍼셀은 설립 이듬해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게임 제작사”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소프트뱅크는 2013년 수퍼셀 지분 51%를 15억달러에 인수한 뒤 2015년 지분 22%를 추가로 인수했다. 그리고 지난해 중국 인터넷 업체 텐센트에 수퍼셀을 86억달러에 매각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무명의 알리바바에 투자하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당시 총명함과 리더십으로 빛나는 마윈의 눈을 보고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2000년 손정의(오른쪽) 사장과 마윈 회장. <사진 : 블룸버그>

전 세계 게임·전자상거래 회사에 대규모 투자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인도에서 소프트뱅크가 찾은 인터넷 기업은 가입자 2500만명에 이르는 전자상거래 기업 스냅딜이었다. 2014년 “앞으로 10년 동안 인도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소프트뱅크는 그 시작으로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스냅딜에 6억27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리고 올해 소프트뱅크는 또 다른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 플립카트에 25억달러를 투자했다. 현지 시장에서 ‘플립카트’가 스냅딜을 앞서 나가자 이 회사에도 투자함으로써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최근에는 스냅딜이 인도 시장에서 경쟁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자, 스냅딜과 플립카트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인터넷 이용자 2억명이 넘는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인도네시아의 알리바바’로 불리는 현지 스타트업 ‘토코피디아’에도 투자했다. 토코피디아는 2009년 설립된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1위 업체다. 2014년 소프트뱅크와 미국 세쿼이아캐피털은 토코피디아에 1억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당시 인도네시아 역사상 최대 투자 금액이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소프트뱅크가 주목한 기업은 인터넷 기업이었다. 우리나라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은 2015년 6월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원의 자금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투자는 쿠팡이 신주를 발행해 증자하는 데 소프트뱅크가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소프트뱅크는 투자를 결정할 당시 쿠팡의 기업 가치를 5조5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쿠팡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김범석 대표가 2010년 세운 벤처기업이다.

처음엔 소셜커머스 업체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연간 거래액이 2조원 이상인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쿠팡이 유통회사가 아니라 IT기업이라고 말한다. 인터넷·모바일 쇼핑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규모 IT 인프라와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투자하게 된 배경에는 손 사장과 김 대표의 인간적인 관계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IT를 활용해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비전을 밝혔고, 이에 손 사장이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김 대표의 대학 시절 롤모델이 손정의였다.

다만 쿠팡은 소프트뱅크로부터 자금을 수혈받고도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아직 적자 상태다.


plus point

인터넷 기업 투자 총괄하는 소프트뱅크캐피털

1995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소프트뱅크캐피털’은 소프트뱅크가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자금과 전략을 지원하는 소프트뱅크 자회사다. 팀 조직인 소프트뱅크캐피털은 경험 많은 기업가와 투자 가치가 높은 기업을 발굴하는 전문 투자자로 구성돼 있으며, 스타트업의 초기 창업부터 성장할 때까지 전 단계에 투자한다. 소프트뱅크캐피털은 현재 6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캐피털은 기술·통신 관련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야후재팬과 버디미디아·허핑턴포스트·버즈피드·핏빗 등 많은 벤처 기업 투자를 총괄했다. 다만 지금은 새로운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대신 기존 81개에 이르는 투자 자산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연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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