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사업 파트너를 찾았다. 소프트뱅크의 2인자인 미야우치 겐(宮內謙)은 회사 소개를 들은 후 10분 만에 투자를 결정했다. 소프트뱅크 임원들은 공격적이며 창의적이다. (업무방식이) 손정의 사장을 연상케 한다.”

올해 8월 소프트뱅크와 합작회사인 ‘인코어드재팬(소프트뱅크가 50.1%, 인코어드가 49.9%의 지분 보유)’을 출범시킨 최종웅(60) 인코어드 테크놀로지스(이하 인코어드) 창업자 겸 대표는 에너지 빅데이터 서비스의 가치를 소프트뱅크가 먼저 알아봤다고 했다. 인코어드는 LS산전 사장 출신인 최 대표가 지난 2013년 창업한 회사로 에너지 빅데이터 서비스 ‘에너톡’을 개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약 10만 가구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에너톡은 1초 단위로 가정의 전기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용량과 예상 전기요금 등을 알려준다. 인코어드는 창업 초창기만 해도 한국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설립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결과적으로 인코어드의 전략은 성공했고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글로벌 투자사 퀀텀스트래티직파트너스(QSP)와 삼성, LG 등에서 2150만달러(약 2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 대표를 지난 2일 인코어드 한국법인이 있는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소프트뱅크와 합작사를 만든 계기가 있었나.
“소프트뱅크가 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사업 파트너를 찾았다. 인코어드가 한국 기업이었다면 우리를 찾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인코어드 본사로 연락이 왔고 소프트뱅크에 와서 설명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일본 소프트뱅크에 회사를 소개하러 갔다. 당시 미야우치 겐 소프트뱅크 부사장(소프트뱅크의 2인자)을 비롯한 임원들이 회사 설명회에 참석했는데, 인코어드를 에너지 빅데이터·플랫폼 회사라고 소개했다. 소프트뱅크 경영진은 ‘우리가 찾던 회사다. 같이 일해보자’면서 설명회 자리에서 10분 만에 투자를 결정했다.”

미야우치 겐 부사장을 몇번이나 만났나. 소프트뱅크 경영진을 만난 소감은.
“미야우치 부사장과 4번 만났다. 일본 사람같지 않고 오히려 한국인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사람 간의) 스킨십을 좋아한다. 나를 만난 지 10분 만에 친구처럼 호의적으로 대했다. 매사에 긍정적이며 쾌활하고 의사결정도 굉장히 빠르다. 창조적인 사고력을 가지고 있다. 본인이 회의를 주도하는 인물이다. 일본 내에서 대중적 인기가 높은데, 소프트뱅크 광고에도 출연한다. 소프트뱅크의 통신 사업과 국내 사업을 총괄한다.”

소프트뱅크 임직원의 업무스타일은 어떤가.
“개인적인 견해를 전제로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두가지 문화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임원들은 상당히 공격적이며 창의적이다. 주요 사업 리더의 지도력이 마치 손정의 사장을 연상케 한다. 의사결정이 빠르다. 반면 직원들은 섬세하며 지독한 일벌레들이다. 신중하게 일을 진행하다 보니 스피드가 빠르지는 않다.”

창업 초창기부터 소프트뱅크 같은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구상했나.
“누구의 힘을 빌리기보단 우리 스스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미국에서 창업했다. 물론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은 사업 전략 중 하나다. 사업 파트너 중 가장 먼저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 일본 소프트뱅크다. 소프트뱅크는 정확히 말하면 우리와 협력관계이면서 투자자다. 구글·아마존과도 사업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퀀텀스트래티직파트너스(QSP)·삼성·LG·스톤브리지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올해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인코어드재팬 합작사 설립 협약식에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맨 오른쪽)와 미야우치 겐 소프트뱅크 부사장(맨 왼쪽) 등 양 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사진 : 이다비 조선비즈 기자>

소프트뱅크가 인코어드재팬의 지분 100%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은 없었나.
“(인코어드재팬의 투자를 결정한) 미야우치 부사장은 소프트뱅크의 국내 사업 담당이다. 인코어드재팬을 야후재팬처럼 성공시키겠다고 말한다. (합작은) M&A를 하기 전 선투자의 성격도 있다. 나중에 많은 지출을 하지 않고도 법인을 흡수합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코어드재팬이 나중에 잘 되면 소프트뱅크가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회사를 넘기겠나. 인코어드 입장에선 서두르지 않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하려고 한다.”

올해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월드 2017’ 행사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
“행사 첫째 날은 손정의 사장이 자신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무대에 세웠다. 글로벌 스타일이었다. 둘째 날은 미야우치 부사장이 혼자 행사를 이끌었다. 일본 기업 스타일에 가까웠다.”

손정의 사장과 동갑이다. 원래부터 알았나.
“사실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기 전까지는 손정의라는 인물에 대해 잘 몰랐다. 알고 보니 전형적인 일본 사람이더라. 사카모토 료마(일본 에도시대의 무사로 근대화를 이끈 인물)를 존경한다는 것은 일본의 글로벌화 과정에서 중심에 서겠다는 의미다. 야망이 큰 사람이다.”

외부 투자를 받는 데 본인의 경력(국내 대기업 사장 출신)이 영향을 미쳤나.
“한국에선 투자를 할 때 사업 내용을 많이 본다. 매출은 있나, 시장이 있는지, 이익을 빠른 시간 내에 낼 수 있는지를 따진다. 반면 글로벌 투자자는 투자를 결정할 때 50%의 비율을 CEO에 둔다. CEO 다음으로 회사의 구성원을 본다. 인코어드는 창업 후 1년 내 모인 사람들이 업계 최상급이었다. 국내 유명 대기업, 해외 유명 연구소 출신이 있었고 이들의 실력과 CEO의 철학이 사업에 녹아 들어갔다. (투자자 입장에선) 처음엔 사람을 보고 투자를 했는데 사업 모델의 진화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에너지 빅데이터라는 분야가 최근 각광받고 있는데.
“사실 에너지 빅데이터라는 분야가 2013년에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죽하면 한국에서 투자를 받기 위해 40군데를 찾아다녔는데, 투자를 못받아 미국까지 갔겠는가. 투자자들도 에너지 빅데이터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다. 창업을 하면서 에너지 산업의 문제가 무엇일까 생각했고, 에너지를 통해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까 고민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로 에너지 플랫폼이다.”


▒ 최종웅
충남대 컴퓨터공학 박사, LS산전 사장, 국제전기 전자표준위원회(IEC-ACTAD) 국제위원 및 한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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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빅데이터 전기 등 각종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의미한다. 가정의 전기 사용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면 전기 사용량과 전기요금 등을 확인해 ‘전기요금 폭탄’을 예방할 수 있다.

설성인 조선비즈 위비경영연구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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