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워크숍의 어린이 코딩 교육 로봇 ‘닷(Dot)’과 교육용 터치패드. <사진 : 원더워크숍>

실리콘밸리의 창업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이 많다. 갈수록 많은 젊은 인재들이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가 걸어온 길을 따르기보다는 그의 밑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한발 앞선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구글·애플·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을 배출한 실리콘밸리의 위상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새롭게 주목받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다섯 곳을 소개한다.


1 | 원더워크숍

원더워크숍(Wonder Workshop)은 실리콘밸리 산마테오에 본사를 둔 코딩 교육 전문 스타트업이다. 아마존 출신 인도계 미국인 엔지니어 비카스 굽타가 2012년 창업했다. 굽타는 2010년 구글이 인수한 가상화폐 플랫폼인 잠불(Jambool)의 창업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원더워크숍은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컴퓨터를 이용한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고 로봇 공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체험형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미 전 세계 1만2000개가 넘는 학교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교육열이 높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코딩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텐센트와 소프트뱅크의 한국 지사를 비롯한 거물 투자사로부터 4100만달러(약 459억2000만원)를 투자받았다.

코딩 교육이 주목받는 이유는 AI와 사물인터넷(IoT), 지능형 로봇, 빅 데이터 분석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이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국과 일본, 우리나라 등 주요 국가에서 경쟁적으로 코딩을 정규 교육과정에 필수과목으로 도입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14년 가을학기부터 초·중·고교에서 코딩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치도록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코딩 교육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2 | 집라인

집라인(Zipline)은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의료용 드론(무인 항공기) 배송 전문 스타트업이다. 창업 당시 이름은 로모티브(Romotive)였다. 초기에는 스마트폰과 도킹스테이션을 결합해 다른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로모(Romo)’라는 이름의 로봇을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공동 창업자인 켈러 리나도가 좀 더 사회적인 영향력이 있는 사업을 추구하면서 배송용 드론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집라인은 UPS와 페덱스, 아마존 등 배송 분야의 최고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아프리카 르완다와 탄자니아의 오지에 수혈용 혈액과 말라리아 백신, 파상풍 치료제, 뱀독 해독제 등 의약품을 배송한다. 세계 최초의 상용 드론 택배다. 문자 메시지로 주문하면 반경 75㎞ 이내 어디라도 평균 30분 정도면 배송할 수 있기 때문에 냉장이 필수적인 의약품도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다. 1회 운행에 최대 적재량은 1.5㎏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야후의 공동 설립자 제리 양과 안드레센 호로위츠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투자사들로부터 25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오픈도어(Opendoor)’ 앱의 스마트폰 초기화면. <사진 : 오픈도어>

3 | 오픈도어

주택 거래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오픈도어(Opendoor)는 창업 2년 만인 지난해 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비즈니스 모델은 간단하다. 현찰로 집을 사들여 리모델링을 한 뒤 좀 더 비싼 값을 받고 되파는 것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집을 팔아야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거양득’의 사업 모델인 셈이다. 지난해 11월까지 총 3875가구가 오픈도어를 통해 주택을 팔았다.

지난해까지는 라스베이거스와 피닉스, 댈러스의 3개 지역 주택 거래에 집중했지만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등 미국 10대 도시로 점차 사업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창업자인 에릭 우는 오픈도어 창업에 앞서 지리정보 분석 전문 스타트업인 모비티닷컴과 부동산 정보 기업 렌트어드바이저를 각각 창업했다. 모비티닷컴은 2011년 부동산 포털 트룰리아에, 렌트어드바이저는 아파트 임대 웹사이트인 아파트먼트리스트에 인수됐다.


4 | 디스코드

디스코드(Discord)는 PC와 스마트폰 게임에 특화된 무료 채팅 앱이다. 게임 환경에 특화된 스카이프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창업자인 제이슨 시트론은 모바일 소셜 게임 플랫폼 업체 오픈페인트(OpenFeint)를 창업해 2011년 일본 모바일 게임사 그리(Gree)에 1억400만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이듬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디스코드를 창업했고, 2015년 3월 동명의 앱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2월 2500만 명이던 이용자 수는 지난 5월까지 불과 5개월 사이에 2000만 명이 늘었다. 디스코드 앱을 통해 주고받는 메시지가 하루 2억 개에 달한다.

디스코드는 그레이록 파트너스와 벤치마크 등 창업 투자사로부터 지금까지 총 800만달러 넘게 투자받았다. 지난 1월 기준으로 7억2500만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디스코드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은 수익이다. 올해 초에는 월 5달러의 사용료를 받는 ‘니트로’란 이름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게임 개발사와 협력해 디스코드 앱을 게임의 일부로 포함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5 | 스티치픽스

스티치픽스(Stitchfix)는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의류 스타일링 업체다. AI와 전문 스타일리스트들의 추천 서비스를 토대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간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스티치픽스는 설립 6년 만에 매출액 10억달러를 코앞에 두고 있다. 설립 당시 5명이었던 직원은 5800명으로 늘었고, 스티치픽스를 이용하는 회원 수는 220만 명에 이른다. 미국 증권 업계에서 추산하는 스티치픽스의 기업 가치는 30억달러에서 40억달러(약 4조4800억원)에 달한다.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스티치픽스는 AI 기술을 활용한다. 먼저 고객의 취향을 철저하게 파악한 다음 AI가 고객에게 어울리는 옷을 고르면 이 중 다섯 벌을 스타일리스트가 선택해 고객에게 배송한다. 가입자에게 다섯 개의 영상을 추천해주는 넷플릭스와 비슷하다고 해서 스티치픽스를 ‘의류 업계의 넷플릭스’로 부르기도 한다.

이용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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