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벵갈루루에 있는 ‘샤오미’ 연구실에서 일하는 직원들. <사진 : 블룸버그>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주(州)의 주도인 벵갈루루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2000여개가 넘는 IT 기업이 거점으로 삼는 곳이기 때문이다. 1985년 미국 반도체 회사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벵갈루루에 칩 설계 센터를 설립한 이후 인텔·오라클·시스코·IBM·HP·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이 이곳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인도 연구소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인도 IT 기업 인포시스·위프로 본사도 벵갈루루에 있다. 벵갈루루에 있는 IT 기업은 직간접적으로 500만명의 고용을 담당하고 있다. 2020년에는 이 숫자가 8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20년 벵갈루루는 실리콘밸리를 제치고 세계 최대 IT 클러스터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벵갈루루는 지리적 이점뿐만 아니라 우수한 교육기관이 다수 설립돼 있었던 덕분에 인도의 대표적인 IT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었다. 1947년 독립 후 인도 정부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이 중국이나 파키스탄 국경 지역,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길 바랐다. 내륙인 벵갈루루는 유리한 지역이었다.


“2020년엔 실리콘밸리 제칠 것” 전망도

인도 우주개발을 총괄하는 인도우주연구원(ISRO)이 벵갈루루에 설립됐고 힌두스탄머신툴스(HMT)·힌두스탄항공(HAL)·인디안텔레콤인더스트리(ITI) 같은 국영기업도 벵갈루루로 이전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인도과학원을 비롯해 인도정보기술공대(IIIT)·인도경영대학원(IIM) 등 유수 교육기관이 위치해 있어 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도 벵갈루루가 혁신적인 클러스터로 성장한 배경이다.

벵갈루루에 형성된 IT 클러스터 덕분에 카르나타카주 경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카르나타카주는 오랫동안 인도의 여섯번째 주였지만, 지난해부터는 인도 GDP(국내총생산)에 기여하는 비율이 7%로 커지면서 서벵골을 제치고 마하라슈트라주(뭄바이)·우타르프라데시주(델리)·타밀나두주(첸나이)·구자라트주에 이어 다섯번째로 큰 주가 됐다.

최근에는 벵갈루루가 인도 스타트업의 산실(産室)이 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창업을 강조하며 각종 지원책을 내놓은 가운데 벵갈루루에 형성된 각종 인프라가 스타트업의 기반이 된 것이다. 인도에서 가장 많은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도시는 벵갈루루(28%)로 경제·산업 중심지인 델리(24%)보다 앞서 있다.

2015년 트위터가 인수한 모바일 마케팅 업체 ‘집다이얼’은 2010년 벵갈루루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집다이얼 설립자 발레리 외고너는 미국인이지만 벵갈루루에서 창업했다. 2007년 벵갈루루에서 설립된 ‘플립카트’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 ‘아마존’과 경쟁하는 거대 업체로 성장했고, 2010년 설립된 인도판 우버 ‘올라’는 인도 전역에 20만여대의 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포드로부터 2400만달러를 투자받은 인도 자동차 공유 업체 ‘줌카’와 음식배달서비스 업체 ‘스위기’, 채용 솔루션 업체 ‘해커어스’ 등이 모두 벵갈루루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연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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