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인 이니스프리 매장에는 두 가지 색의 쇼핑 바구니가 있다. 붉은색 바구니에는 ‘도움이 필요해요’라는 라벨이 붙어 있고, 초록색 바구니에는 ‘혼자 볼게요’라는 라벨이 붙어 있다. 고객이 초록색 바구니를 들고 매장에 들어서면 점원은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붉은색 바구니를 든 고객에게만 제품 추천 같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점원과 대화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위한 침묵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다.

침묵 마케팅은 유통 현장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화장품 매장인 올리브영은 서울 강남 본점에 디지털 체험공간을 마련해서 고객이 점원의 도움 없이 다양한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게 했다. 남성 라이프스타일 전문 매장인 하우디는 고객이 키오스크(무인정보시스템)에서 주문한 제품을 대형 자판기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고객이 점원과 만나는 지점을 최소화해서 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게 침묵 마케팅이 인기를 끄는 데에는 ‘언택트(Untact) 기술’의 발전이 큰 역할을 했다. 언택트 기술은 고객으로 하여금 외부와의 불필요한 접촉을 줄여서 관계 형성에 대한 부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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