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운전자가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 테슬라의 모델S를 시운전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기술이 하나가 되면 자동차 안에서 (운전하는 수고 없이) 화상회의를 하거나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고, 자녀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회장은 2016년 11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의 융복합 콘퍼런스 ‘웹 서밋(Web Summit)’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면 운전은 인공지능(AI) 시스템에 맡기고 다른 업무를 볼 수 있으니 그만큼 생산성이 올라갈 것이란 이야기다.

자율주행과 그 근간이 되는 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의 상용화는 생산성 향상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까? 이들 기술의 공통점은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곤 회장이 주장하듯 무인 기술의 발달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절약된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변수도 있고, 해킹 등 기술 발달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시박 교수와 브랜든 스코에틀 박사가 이끄는 미국 미시간대 교통연구소 연구팀은 2016년 9월 발간한 ‘자율주행차가 탑승자의 생산성에 미치는 연구’ 보고서에서 적어도 상용화 초기에는 의미 있는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결론 내렸다.

안전에 대한 우려로 자율주행차 탑승을 꺼리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탑승하더라도 불안감에 창밖만 멍하니 바라보는 이들이 많으리라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운전 시에는 경험하지 못한 멀미 증세로 고생할 이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이들은 전망했다. 인간이 직접 운전할 때는 스스로 차량을 제어하기 때문에 차량 움직임 등을 미리 예측해 대비할 수 있다. 이는 멀미 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자율주행 시에는 탑승자가 차량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흔들림 등에 대비 없이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한 해 교통사고로 인한 직간접 손실 규모가 정부 추산 2400억달러(약 256조원)에 달하는 데다 사고의 90% 이상이 운전자 과실로 발생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차 보급이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중국 건설업체 ‘윈선(Winsun)’이 3D프린터를 이용해 사흘 만에 완성한 건물. <사진 : 트위터 캡처>

IoT 확산으로 해커 침투 공간도 확대

AI를 접목한 산업용 IoT 기술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공장 내 IoT 설비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해 공장 내 모든 상황을 확인하고 작업을 스스로 제어하는 공장을 뜻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캡제미니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10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린 1000여개의 글로벌 기업 가운데 84%가 이미 스마트 팩토리를 짓고 있거나 건설할 예정이다. 해당 기업들의 절반 이상은 2020년까지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게 된다. 스마트 팩토리로 인한 생산성 향상에 따라, 2022년에는 지금보다 세계 경제 규모가 1조5000억달러(약 1600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캡제미니는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보안이다. IoT 기술 확산으로 해커가 침입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빈틈’도 함께 늘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보안기업 소포스랩스의 보안 연구 책임자인 제임스 린은 이와 관련해 “피 냄새를 맡은 상어 떼가 IoT 기술이 접목된 가전제품 주변을 맴돌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CCTV, 네트워크 스토리지(NAS), 공유기 등 IoT 기기 10만대가 ‘미라이(Mirai)’라는 이름의 악성코드에 감염된 뒤 아마존과 트위터, 넷플릭스 등 주요 웹사이트를 디도스 공격하는 데 동원됐다. 이 때문에 미국 동부 인터넷의 절반가량이 두 시간 동안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3D 프린팅 기술도 생산성에 영향

2014년에는 한 해커가 인터넷 연결 기능을 갖춘 냉장고를 해킹해 사용자 몰래 스팸메일을 보내는 창구로 활용한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서울에서 열린 국제 사이버 시큐리티 콘퍼런스(ISEC)에서는 로봇청소기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집 안 구석구석을 촬영한 영상을 외부로 전송하는 해킹 기술이 시연되기도 했다.

IoT 접목 초기에 대부분의 제조사가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편의성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보안 관련 대비에 소홀했다는 점도 문제다. 보안 전문가들은 IoT 서비스 기기들이 비밀번호 등 초보적인 보안조차 설정되지 않은 채 보급되는 등 IoT가 ‘보안 무풍지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코노미조선’ 인터뷰에서 “보안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 보안 경쟁력이 곧 제품 경쟁력이라는 인식하에 제품 기획 단계부터 보안 기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1세기 연금술’로 불리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할 경우 신속한 타임투마켓(상품을 적기에 시장에 내놓는 것)이 가능하고 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도 생산성 증대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원자재의 가격이 비싸고 공정이 끝난 이후에도 열처리나 표면 마감 등 후처리에 품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 개를 만들든 1000개를 만들든 제품 생산 단가가 동일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도 단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이 기존의 3D 프린터에 비해 10배 빠른 속도로 출력할 수 있는 fastFFF(빠른 열용해적층방식) 데스크톱 3D 프린터 개발에 성공하는 등 처리 속도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만을 사용했던 초창기 모델과 달리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도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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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카(Connected car)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을 융합해 양방향 인터넷·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한 자동차. 차량끼리 또는 차량과 교통·통신 기반 시설을 무선으로 연결해 각종 차량이나 교통 흐름을 제어할 수 있다. 또 멀티미디어 스트리밍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하면 운전자에게 더 많은 즐길 거리도 제공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유·무선 통신망으로 연결된 기기들이 인간의 개입 없이 센서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서로 주고받아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1999년 케빈 애시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커넥티드카와 스마트시티, 물류혁신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반 기술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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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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