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연기도 똑똑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08년에 쓴 자서전에 나오는 협상원칙 중 하나다. 이때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이 트럼프를 성공한 부동산 개발업자, 리얼리티 TV쇼의 인기 진행자 정도로만 여겼다. 10년 뒤 트럼프가 미 의회에서 연두교서(신년 국정 연설)를 읽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연일 이어지는 그의 막말을 주류 언론과 정치인들은 바보 같다며 놀려대기 바빴다.

하지만 트럼프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 의회의 상·하원 의원들 앞에서 80분간에 걸쳐 자신의 국정 계획을 풀어 냈다. 취임 후 첫 연두교서였다. 많은 사람이 트럼프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딴판이었다. 그는 준비한 원고를 차분하게 읽어나가며 지난 1년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블랙스완(불가능해 보였던 상황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으로 보든 ‘회색코뿔소(개연성이 높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위험)’라 여기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이제 누구도 트럼프를 바보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

이코노미조선 멤버십 기사입니다
커버스토리를 제외한 모든 이코노미조선 기사는
발행일자 기준 차주 월요일 낮 12시에
무료로 공개됩니다.
멤버십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