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콘텐츠 전문 영문 웹사이트 ‘숨피’의 초기화면. <자료 : 트위터 캡처>

‘K팝(K-pop)’이란 단어가 국내외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한 지 어느덧 10여 년이 지났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확산은 ‘아시아적 현상’이었던 K팝 열풍을 전 세계로 확산시켰다. 덕분에 국내에서도 해외 팬들이 제작한 K팝 커버댄스(스타의 춤을 따라하는 것)와 립싱크 등 재기 발랄한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 검색창에 ‘K-pop’을 입력하면 온갖 종류의 K팝 관련 커뮤니티들이 봇물을 이룬다. K팝 스타 관련 물품을 사고파는 곳도 있고, 걸그룹 팬들만 따로 모임을 만든 곳도 있다. 미국과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루나이 등 국가별 모임도 활성화돼 있다.

그런데 이들은 어디서 관련 정보를 얻을까.

한국어를 모르는 해외 K팝 팬들의 양대 정보원은 영문 웹사이트인 숨피(Soompi)와 올케이팝(AllKpop)이다.


숨피, SM·YG 등 대형 기획사와 긴밀히 협력

숨피는 1998년 한국계 미국인 웹 개발자인 수잔 강이 설립했다. K팝과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한류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월 이용자는 2200만 명에 달한다.

설립 초기에는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주로 이용했지만, 지금은 외국인 이용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영어 외에도 스페인어와 프랑스·포르투갈어·태국어로 콘텐츠를 제공하며,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숨피는 2011년 국내 동영상 검색 전문업체인 엔써즈(Enswers)에 인수됐다(엔써즈는 같은 해 KT에 인수됨). 2014년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사이트 ‘크런치롤’이 인수했고, 이듬해 미국 글로벌 TV 사이트 ‘비키’로 다시 소유권이 넘어갔다. 당시 인수 금액은 약 1000만달러(109억원)였다. 비키는 장기적으로 숨피와 통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케이팝은 미국 뉴저지주 에지워터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한인 2세인 노세훈(자니 노)씨가 대표로 있는 미국 뉴저지의 ‘6 시어리(theory) 미디어’가 소유주다. 월 이용자 수는 4000만 명에 달한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에서 운영되는 영문 웹사이트 ‘코리안업데이트(KoreanUpdates)’도 K팝 팬들 사이에서 영향력 있는 정보원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각각 14만7000명, 5만3000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서로에게 친절하자’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라는 운영 원칙도 독특하다. 해외 K팝 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운영하는 커뮤니티 중에는 페이스북 기반의 팬 페이지 ‘인터내셔널 K팝 커피숍’이 눈에 띈다. 미국과 노르웨이 출신 운영자 6명이 공동 운영하며 팔로어 수는 약 12만 명이다.


plus point

interview 테스 뵈르크만 인터내셔널 K팝 커피숍 운영자
8년 전 샤이니 노래 듣고 K팝 매력에 ‘흠뻑’

이용성 차장

1인당 국내총생산(GDP) 7만3600달러(약 8000만원). 석유와 천연가스, 목재와 수력 등이 풍부한 세계적인 자원 부국이자 세계적인 사회복지 강국. 노르웨이를 설명하는 말들이다.

오랫동안 일본과 중국, 동남아에 머물렀던 K팝(K-pop) 아이돌 열풍은 어느새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까지 흔들어 놓고 있다.

노르웨이 남서부의 항구도시 베르겐에서 줌바 댄스 강사로 일하는 테스 뵈르크만은 12만 명이 활동하는 페이스북 기반의 K팝 팬 페이지 ‘인터내셔널 K팝 커피숍(International Kpop Coffee Shop)의 공동운영자 중 한 명이다. 2013년 10월 뵈르크만의 미국인 친구가 페이지를 만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도 합류했다. 2014년 5000명 정도였던 팔로어 수는 3년 남짓한 기간에 24배나 늘었다. 베르겐에 있는 뵈르크만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어떻게 K팝을 처음 접하게 됐나.
“2010년 어느날 유튜브에서 댄스 음악을 검색하는데 메인 화면 오른편 ‘추천’ 리스트에 샤이니의 ‘루시퍼’란 곡이 눈에 띄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다가 며칠 후에 클릭했는데 춤솜씨가 환상적이었다. 같은 클립을 세 번이나 보고 나서야 영어 노래가 아니란 걸 알아차렸을 정도로 완전히 빠져들었다.”

K팝에 미국이나 유럽 대중음악에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나.
“곡 하나하나에 담긴 열정과 노력이 차원이 다르다. 아이돌 그룹의 군무는 완벽 그 자체다. 노래도 잘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접하기 쉽지 않은 수준에 올라선 것 같다.”

제일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은.
“기분에 따라 곡 선택이 달라진다. 한 팀을 꼽는 건 불가능하지만 5팀 정도로 좁힐 수는 있다. 방탄소년단과 B.A.P, GOT7, 샤이니, 빅스가 내가 생각하는 지금의 5대 K팝 그룹이다.”

인터내셔널 K팝 커피숍 팔로어들의 구성은.
“미국과 노르웨이·스페인·이탈리아·칠레·호주·멕시코·미얀마 등 출신 국적이 매우 다양하다. 성별로는 여성이 88%로 압도적이다. 25세 미만이 주류지만 연령대도 다양하다.”

노르웨이에 K팝 팬들이 많이 있나.
“꾸준히 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운영되는 팬 페이지 ‘K팝 노르게’에는 3000명이 넘는 팬들이 활동 중이다. ‘노스케 아미(Norske A.R.M.Y·노르웨이 군대’라는 뜻)’라는 이름의 또 다른 팬 페이지의 팔로어는 1200명을 헤아린다. 2016년 방탄소년단이 공연을 위해 베르겐에 왔을 때 노래를 함께 따라부르며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K팝에 대한 관심이 한국과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는지 궁금하다.
“지금껏 한국 드라마를 110편이나 봤다. ‘런닝맨’을 비롯해 예능 프로그램도 즐겨 본다. 한국 음식도 좋아하고, 한국인들도 친절하고 사려 깊어 좋다. 2013년에 처음 서울에 다녀왔고 이후에 두 번 더 다녀왔다. 올해 10월에도 친구 결혼식 참석을 위해 한국에 다녀올 예정이다.”

인터내셔널 K팝 커피숍 관련 향후 목표는.
“더 많은 K팝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같은 이름으로 진짜 커피숍도 운영하고 싶다.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친구들을 직접 만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멋질 것 같지 않나?”

이용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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