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대학 프로그램에서 ‘한국학’은 언어와 문학·역사를 의미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한국이 겪은 전쟁과 빈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최루탄과 함께한 시위에 대한 기억은 잊혔다.

한국의 대중 음악, K팝은 외국인이 이해하는 한국의 모습을 바꾸었다. ‘브릿팝(오아시스, 블러 등의 밴드가 이끈 1990년대 영국의 모던 록)’이 ‘영국적인 것’에서 차지하는 위상에서 알 수 있듯, 음악은 국가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브릿팝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을 장식했을 정도다. 젊은 영국인들은 삼성의 스마트폰, LG의 TV를 구입하고, 최근 문을 연 많은 한국 식당에서 김치를 먹으며, 한국의 패션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받는다. 이런 것들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형성되지만,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젊은 사람들이 소비하는 대중 문화, K팝이다.

한국 이미지 형성에 K팝이 주요 역할

런던대 SOAS(아시아·아프리카대학)에서 한국학을 강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인 1992년, 한국의 팝 음악을 알게 됐다. 서태지가 음악 차트를 장식했을 때였다. 당시 K팝에 대한 나의 관심은 동료 학자들에게서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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