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대우차를 처리하면서 두 번에 걸쳐 산업 정책을 포기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첫째, 대우차를 GM에 넘기기만 하면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갖고, 국내 자동차 산업구조를 어떻게 재편할지에 대해 아무런 고려가 없었다. 전자 산업에서는 삼성과 LG 두 회사의 경쟁 체제가 만들어지면서 세계 1등하는 제품이 여러 개 나왔다. 반면 자동차는 실질적으로 현대·기아의 독주 체제가 만들어졌다.

당시 이헌재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면 경쟁 체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GM은 자사의 세계 전략에 따라 GM대우(현 한국GM)의 연구·개발(R&D)이나 디자인 능력은 다른 나라에 옮기고 한국을 생산기지로만 사용해왔다. 그나마도 지금은 생산단가를 낮추기 어려워져 군산공장 폐쇄, 부평 및 창원공장 생산 축소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 핵심 역량을 두고 고부가 투자를 지속하는 현대·기아차와 ‘경쟁’한다고 할 수 없는 구조다.

외국자본에 ‘비현실적 기대’ 버려야

필자가 2014년 출간한 ‘김우중과의 대화’에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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