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이 1988년 올스타전 슬램덩크 콘테스트 도중 자유투 라인에서 뛰어올라 덩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캡처>

강인한 정신력과 치밀한 전략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승부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점에서 스포츠는 기업 경영과 닮았다. 그리고 스포츠 세계의 리더들과 경영자의 가장 큰 공통점은 ‘승리에 대한 열망’이다. 스포츠 세계에서 최종 결승까지 올라온 팀들의 실력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차이의 뿌리는 리더십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프로풋볼(NFL), 프로농구(NBA)와 아이스하키(NHL) 등 북미 4대 프로 스포츠를 대표하는 ‘전설’들은 모두 위대한 리더요 승리자였다. 아니, ‘위대한 리더였기 때문에 위대한 승리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마이클 조던(NBA)과 데릭 지터(MLB), 스티브 아이저맨(NHL) 등 각 리그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스타들이 보여준 리더십을 분석하는 것은 비즈니스 경쟁에서 승리에 목마른 경영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불멸의 스포츠 스타들의 ‘3인 3색’ 리더십을 소개한다.


1 | ‘솔선수범형 리더’의 전형, 데릭 지터

MLB 마이애미 말린스 구단주인 데릭 지터는 선수 시절 최고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에서 10년 넘게 주장을 맡았을 만큼 탁월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지터는 1995~2014년 2747경기에 출전해 3465안타를 기록했다. 구단 역대 최고 기록이다. 통산 타율은 0.310이다.

하지만 양키스에서 지터의 존재감을 기록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1980년대 기나긴 암흑기를 걸었던 양키스는 지터가 등장한 1990년대 중반 이후 총 5번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었다(지터가 은퇴한 이후 아직 우승 기록이 없다).

그가 입단할 당시 2억4100만달러(약 2580억원)였던 양키스의 구단 가치(‘포브스’ 추정)는 은퇴하던 해에 25억달러(약 2조6700억원)로 10배가 넘게 늘었다. 물가 변화를 고려해도 엄청난 증가다.

지터는 ‘솔선수범형 리더’의 전형이다. 그는 마이너리그 시절은 물론 스타가 된 이후에도 누구보다 일찍 공-수 훈련을 소화했다. 싱글A 초특급 유망주로 지목된 1993년 수비에서 무려 56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어깨는 강했지만, 풋워크와 송구 동작에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내야수 조련사로 정평이 난 브라이언 버터필드(현 보스턴 레드삭스 3루 코치)의 지도 아래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을 통해 이를 극복했고, 결국 양키스 역대 최고 유격수가 될 수 있었다.

지터의 리더십도 이런 노력과 열정의 산물이다. 그의 노력과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은 동료들이 그를 따르고 모방하면서 지터는 자연스럽게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됐다. 2005~2013년 지터와 양키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로빈슨 카노(시애틀)는 “지터가 경기 전에 철저하게 준비하는 모습과 경기 중에 최선을 다하고 불평을 늘어놓지 않는 것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데릭 지터의 선수 시절 수비 모습. <사진 : 유튜브 캡처>

2 | 카리스마형 리더 마이클 조던

‘챔피언 결정전에 6회 진출해 매회 우승했고, 그때마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최종전인 7차전까지 간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남긴 불멸의 기록이다. ‘마이클 조던’이란 이름을 들으면 1988년 NBA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그가 선보인 역사적인 ‘자유투 라인 덩크’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는 듯한 그의 체공 능력은 NBA가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 빈스 카터(새크라멘토 킹스)와 잭 라빈(시카고 불스) 등이 조던 이상으로 화려한 덩크 솜씨를 뽐내며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누구도 조던의 아성에 범접하지 못했다.

조던은 경쟁심과 승부욕의 화신이었다. 조던의 승부욕과 해결사 기질 덕분에 동료들은 부담을 덜고 맡은 역할에 집중할 수 있었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남다른 승부욕을 보여주는 일화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올스타전 라커룸에서 만난 218㎝의 장신 센터 디켐베 무톰보(당시 덴버 너게츠)가 “내 앞에서는 덩크를 한 번도 못 하지 않았느냐”고 도발하자 이를 잊지 않고 있다가 이듬해 ‘인 유어 페이스(in your face)’ 덩크로 갚아준 일화는 유명하다.

다재다능함에서 조던에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현역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마이애미 히트 시절인 2010~201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7년 연속으로 소속팀을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시켰지만 리그 정상에 오른 것은 세 번에 불과했다. 승부사 기질에서 조던과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는 코비 브라이언트도 우승 횟수(5회)나 통산 야투 성공률(44.7%·조던은 49.7%)에서 조던에 미치지 못한다.


3 | 온화한 소통형 리더 아이저맨

NHL에서 역대 최고 스타를 꼽으라고 하면 1980·1990년대를 주름잡았던 ‘빙판 위의 신화’ 웨인 그레츠키와 피츠버그 펭귄스의 ‘수퍼마리오’ 마리오 르뮤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최고의 ‘캡틴(주장)’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답은 달라질 수 있다. 디트로이트 레드윙스의 ‘영원한 캡틴’ 스티브 아이저맨이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출신인 아이저맨은 1983년 NHL 신인 드래프트에서 디트로이트의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받아 입단했다. 이후 1986년 디트로이트의 역대 최연소 주장(21세)이 되는 영예를 안았고, 이후 20년 동안 팀의 주장을 맡아 이 부문에서 역시 NHL 기록을 세웠다.

아이저맨은 차가운 첫인상과 달리 동료들을 잘 챙기는 따뜻한 리더였다. 경기 매너도 신사적이어서 현역 시절 동료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았다. 여기에 실력까지 갖춘 수퍼스타였다. 데뷔 첫해 80경기에서 무려 39골 48도움, 87포인트를 터뜨리며 단숨에 스타로 등극했고, 통산 692골 1063도움(총 1755포인트)으로 통산 포인트 부문에서 역대 6위에 올라 있다. 골 부문 NHL 역대 8위, 도움 부문 7위다.

1997년 입단 14년 만에 감격의 첫 스탠리컵을 품에 안은 것을 시작으로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는 캐나다 대표팀으로 참가해 우승을 이끌었다. 아이저맨은 역대 NHL 선수 중 스탠리컵과 올림픽 금메달을 같은 해에 거머쥔 3명 중 1명이다(1980 켄 모로·2002 브랜든 섀너핸).

아이스하키에서 주장의 역할은 다른 종목들보다 중요하다. 경기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눈 깜짝할 새 분위기가 반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장은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며 감독이 지시한 것을 동료들에게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아이스하키 경기 도중 벤치에 있는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감독은 빙판 위로 나오지 못한다. 심판이 종종 벤치 앞으로 가 설명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주장이 심판의 설명을 듣고 감독에게 전달한다.

이 때문에 NHL에서 주장은 동료들의 존경을 받을 만한 실력과 통솔력은 물론 이해력과 설득력도 겸비해야 한다. 아이저맨은 이 모든 것을 겸비한 ‘캡틴 중의 캡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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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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