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 뉴욕대 경영대학원 글로벌전략 박사, 서울대 경영대 교수

“대기업 위주의 성장 패러다임이 한계에 봉착했다. 중견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정책지원을 강화해 산업의 허리인 중견기업군을 두껍게 양성해야 한다.”

이동기 중견기업연구원 원장은 “한국 경제가 소수 글로벌 대기업과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으로 양극화된 결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부진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급속한 환경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와 경영리스크 등 외부적인 성장 제약 요인을 개선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경영대 교수인 이 원장은 국내 중견기업 연구자 1세대로 통한다. 그에게 한국 중견기업 성장의 걸림돌과 해법에 대해 들었다.


중견기업이 혁신성장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단순 자금지원은 한계가 있다. 핵심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또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할 의지가 있는 기업들이 제도의 절벽을 넘어서는 데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점검하고, 이를 해결해주는 것이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너무 많다. 이런 규제와 제도를 뜯어 고쳐야 한다. 그렇다고 중견기업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봐선 안 된다.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 때문에 중견기업을 더 보호해주는 게 아니라 중견기업이 억울하게 피해보지 않도록 공정거래법 등을 철저하게 집행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지금과 같은 제도에서는 구글이나 알리바바 같은 혁신성장기업이 절대로 나올 수 없다.”

중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중견기업의 글로벌 역량이 미흡한 것은 연구·개발(R&D), 해외 마케팅, 자금조달 등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필요 인력의 확보 문제가 핵심이다.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바로 인력이다. 정부도 자금지원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이 사람을 잘 뽑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먼저 해야 한다.”

조세 부담 등으로 가업 승계에 대한 어려움을 겪는 중견기업이 많다.
“우리나라에도 가업 상속 공제제도가 있지만 요건이 독일·일본에 비해 훨씬 까다롭다. 요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적용을 못 받는다. 우리나라 중견기업 대부분은 가족경영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절대 다수가 자식에게 승계를 원하고 있다. 이 두 가지를 먼저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가업 승계를 부의 불공정한 승계로 보는데 이는 잘못된 시각이다.”

가족경영기업에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차등의결권(주식마다 각기 다른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이나 공익신탁(개인이나 법인이 재산을 일정한 공익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신탁하는 것)을 이용한 지배 구조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오너의 경영권 승계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를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 신탁제도 등을 활용한 합법적인 경영권 강화 장치를 두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는.
“모든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정부와 중견기업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한 현장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정책 실행에 반영됐으면 한다. 어떤 면에서 중견기업 정책은 중견기업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생태계 전체를 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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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형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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