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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루(Loi Luu) 싱가포르국립대 컴퓨터공학, 이더리움 재단 연구원, 2018년 포브스 ‘30 언더 30 파이낸스 & 벤처캐피털’ 선정

‘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 계좌 등록→계좌 확인→로그인→입금→대기→환전→출금→대기’

‘탈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 등록절차 필요 없음, 한 번에 A를 B로 환전, 앱을 열고 클릭, 총 1분 소요’

‘이더리움’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지난해 10월 트위터에 중앙화된 거래소와 그렇지 않은 거래소의 차이를 이렇게 정리했다.

2014년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일본의 ‘마운트 곡스’에 이어 올해 1월 일본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체크’에서 우리돈 5000억원 안팎의 암호화폐를 도둑 맞은 것은 이들이 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이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사용자들의 암호화폐를 자사 지갑에 보유하고 있는데, 해커들이 거래소 서버를 뚫고 거래소가 사용하는 지갑의 비밀키를 알아내면 그 돈을 다른 계좌로 빼돌릴 수 있다.

탈중앙화된 거래소는 서로 다른 암호화폐를 가진 A와 B가 암호화폐를 자동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역할만 한다. 거래소를 거치지 않아 돈이 모이지 않기 때문에 해커들의 타깃이 될 수 없다.

베트남 출신의 26세 청년인 로이 루(Loi Luu)는 싱가포르국립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일찌감치 이더리움 재단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한 업계 전문가다. 그는 현존하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암호화폐의 본질인 ‘탈중앙화’와 전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17년 9월 암호화폐가 거래되는 거래소조차도 탈중앙화한 사업모델을 내세운 사업계획서를 온라인에 공개하고 우리돈으로 6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올해 4월부터 서비스되고 있는 ‘카이버네트워크’다. 카이버네트워크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로이 루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사용자에게 왜 ‘탈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가 필요한가.
“사용자는 기존의 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가 자신들이 맡긴 돈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사용자의 돈이 사라지는 해킹 사건이 자주 일어나면서 이런 믿음이 깨지게 됐다. 카이버네트워크는 탈중앙화된 거래소다. 모든 거래는 중앙 서버가 아닌 블록체인에서만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의 자금을 훔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카이버네트워크는 사용자가 암호화폐를 거래하기 위해 필요한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시켰다.”

블록체인도 한계가 있지 않나.
“현재 너무나 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로는 적용하지 않으면서 자금 조달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탈중앙화된 사업모델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중앙 조직을 지원(강화)하는 데에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과제는 확장성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아직 기존의 중앙화된 기업, 그러니까 대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처리할 수 있는 거래량을 감당하지 못한다. 이에 대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거래 비용은 늘어나고 대기 시간도 늘어날 것이다.”

블록체인 업체 투자법은.
“우선 회사를 볼 때 팀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업계 베테랑인지, 최근에 입문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업체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흥미롭고 적절한지, 그 문제를 해결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득을 보는지, 좋은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지 등도 점검해야 한다. 업체가 사업계획서만 가지고 있는지, 작동하는 베타 버전(시험판)의 제품이 있는지도 핵심이다.”

장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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