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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선 땡스롤리 대표. 사진 C영상미디어 임영근

“창업하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결혼 9년째, 다니던 여행사를 일찌감치 관두고 집에서 세 아이를 키우던 ‘엄마’는 어느 날 무턱대고 성북구청을 찾아갔다. 발목을 접질려 깁스를 한 뒤 한 달 내 집 안에만 있다 깁스를 푼 첫날이었다. 한 달 전 그는 집에서 만든 사탕을 여행용 캐리어에 넣어 플리마켓에 팔러 나갔다가 허탕 치고 집에 돌아오던 길에 발목을 접질렸다.

구청에선 서울시와 함께 진행하는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사업’에 참여하라고 조언했다. 엄마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됐고, 2016년 10월 정릉시장에 자신만의 가게를 냈다. 수제 사탕과 캐러멜을 만들어 파는 ‘땡스롤리(THANKS LOLLIES)’ 홍미선(32) 대표의 이야기다.

땡스롤리 사탕은 유기농 사탕수수 원료에 바닐라빈을 넣어 자극적이지 않은 맛을 낸다. 창업 전엔 집에서 짬을 내 사탕을 만들었지만, 이젠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협업)할 정도로 성장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하고,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오기 때문에 서울에서도 교통이 불편한 정릉시장에 매장이 있다는 건 전혀 장애가 되지 않았다.

5월 24일 오후 2시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난 홍 대표는 “어떤 이름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는 것만으로도 한 발자국 걸어 나가는 것”이라며 “한 발자국을 디디면 그다음 디뎌야 할 곳이 보인다. 나도 그렇게 걸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단녀(경력단절여성)인데,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막내 아이가 어린이집을 갈 나이가 되니까 개인 시간이 조금 생겼다. 그러면서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고민했다. 그러다 ‘왜 초콜릿 장인은 있는데 사탕 장인은 없을까’라는 의문이 떠올랐다. 낮에 일과를 마치고 새벽에 집 주방에서 사탕을 연구했다. 몸이 피곤해야 정상인데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이건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계속 꿈을 키워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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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스롤리에서 판매하는 사탕. 사진 땡스롤리 인스타그램

정릉시장에 매장을 내게 된 계기는.
“엄마들이 창업에 도전할 때 가족의 응원을 받기는 어렵다. 아이들도 힘들어한다. 발목을 접질려 깁스를 하고 집에 있으니까 너무 우울했다.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그마한 가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구청으로 달려갔고, 기회를 잘 잡았다. 운이 좋았다.”

요즘은 처음부터 인스타그램에서 뜰 만한지를 염두에 두고 제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난 그렇게 요령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다만 과일을 넣은 사탕을 만들고 싶어 연구하다가 동결건조 딸기를 넣은 레고 모양의 사탕을 만들었다. 구매한 분들이 ‘맛있고 예쁘다, 선물하기 정말 좋다’고 해 줬다.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생각하고, 그 해답을 찾으니까 반응이 좋더라. 사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키우며 살다 보니 소셜미디어에 익숙하지 않았다. 땡스롤리를 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찍어 올리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 중이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가게에서 햇살이 잘 들어오는 곳에 올려 놓고 아이폰으로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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