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테리어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9조원에 불과했던 인테리어 시장은 지난해 30조원을 넘었고, 2020년 40조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0년 이후 인테리어 산업이 연간 50조원, 60조원까지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테리어 산업은 주택용 소규모 리모델링, 가구와 생활소품 등 홈퍼니싱, 그리고 이와 연관된 디자인·자재·시공 등 기존 주거공간 개선과 집 꾸미기 관련 사업을 망라한다.

인테리어 산업이 최근 들어 급성장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국민들의 소득이 이전에 비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국민계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9745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전망대로 올해 3% 성장한다면, 1인당 GNI는 3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득수준의 향상은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 ‘홈인테리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해보면 약 35만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인테리어를 공개하는 이들이 늘고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 ‘홈인테리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해보면 약 35만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인테리어를 공개하는 이들이 늘고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필수재 성격의 제품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제품 위주로 소비하는 행태가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다. 2017년에는 현재 자신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이에 따라 소비하는 태도인 ‘욜로(YOLO·You Only Live Once)’가 트렌드였다면, 올해는 ‘소확행(小確幸)’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소확행이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처음 등장한 단어로, 작고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을 좇는다는 뜻이다. 주택 구입, 취업, 노후준비 등 불확실한 행복을 좇기보다는 지금 당장의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소확행이다.

주거 관련 소확행은 특히 셀프 인테리어 열풍에서 잘 나타난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이진아(27)씨는 최근 인테리어 정보 공유 플랫폼 ‘오늘의집’에서 인테리어 소품을 구매하는 데 푹 빠졌다. 그가 최근 구매한 제품은 미니소파, 테이블야자, 벽을 꾸밀 수 있는 그림 등이다. 이씨는 “회사 생활에서 재미를 찾기 어려워 의욕 없이 지내던 와중에, 내가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집’을 꾸미는 데서 행복을 찾자는 생각을 했다”며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원룸이라 작긴 하지만, 오늘의집에서 하나씩 소품을 사고 이를 통해 집 안을 꾸미다 보면 회사 스트레스가 조금은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잘 꾸며둔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면 항상 칭찬을 받는데, 이때마다 뿌듯한 감정이 들어 좋다”고 덧붙였다.


노후주택·1인 가구 증가 등이 성장 원동력

인테리어 산업 종사자들은 이 산업이 ‘망할 수 없는 산업’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단순히 국민들의 소득이 올라 삶을 바라보는 기준이 높아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은 구조적으로 인테리어 산업의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먼저 ‘노후주택의 증가’가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에서 지은 지 15년 이상 된 노후주택은 520만 가구로 전체 주택의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후주택은 매년 30만 가구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노후주택을 부수고 새 주택을 짓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노후주택의 증가로 인테리어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은 1974년 지어져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는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현대아파트. 사진 조선일보 DB
노후주택의 증가로 인테리어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은 1974년 지어져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는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현대아파트. 사진 조선일보 DB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신규분양 감소 등 전국 주택공급 속도가 더뎌진 상황에서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 역시 감소할 경우, 대도시 도심부의 노후주택은 빠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노후주택에 거주 중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주거환경을 바꾸고 싶어하는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2인 가구의 증가 역시 인테리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영식 한샘 사장은 “3·4인 가구는 줄어드는 반면 1·2인 가구는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각 개인이 자신만의 공간을 갖길 원한다는 뜻이고, 이는 결국 각 가구당 주택 면적은 줄어들지만, 주택 수 자체는 이전보다 훨씬 늘어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1인 가구(27.9%)와 2인 가구(26.2%)의 비율은 전년보다 각각 0.7%포인트, 0.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3인 이상 가구 비율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평균 가구원 수도 2.51명으로 2015년(2.53명)보다 줄었다.

1인 가구는 2005년(20.0%)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한 뒤 2015년 27.2%를 기록해 한국에서 가장 주된 가구 유형으로 자리잡았다. 인테리어 산업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은 현재 37%에 달한다. 통계청은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이 2035년에 35%까지 늘어나 현재 일본 수준과 비슷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테리어 산업은 침체돼 있는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인테리어 산업 활성화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주력산업 위기와 수출부진 등 저성장 시대에 진입한 한국경제의 위기 극복을 위해선 인테리어산업의 발굴과 육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력산업의 위기, 수출·제조업 경쟁력 저하 등으로 한국 경제의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반면, 인테리어 산업은 충분한 성장 잠재력과 신시장 창출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 가능성

보고서가 나온 지 2년이 다 돼가는 지금 한국 경제 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일 발표한 올해 2분기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 상황은 경기 후퇴 국면에서 경기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애초 예측했던 경기 하강 속도를 넘어서는 것으로, 급격한 불황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침체가 도래했다는 근거로 △고용 부진 △설비·건설투자 침체 △기업심리 악화 등을 들었다.

반면 인테리어 산업은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테리어 산업이 고용창출 효과도 높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한다. 이영식 한샘 사장은 “인테리어 산업을 정의하라면 ‘노동집약적 서비스 산업’이라고 얘기하겠다”며 “영업부터 고객 상담, 디자인, 설계, 시공 등 전 과정에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고용창출 효과가 매우 크다”고 했다. 

그는 또 “인테리어 업계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스마트홈’을 구현하기 위해 애플·삼성 등 선진 정보기술(IT) 기업들과 경쟁, 협업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면을 고려한다면 인테리어 산업 역시 고부가가치 산업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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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업체 난립에 소비자 피해 ‘급증’

인테리어 무면허업체 난립으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인테리어 무면허업체 난립으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이승주(30)씨는 최근 인테리어 업체에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맡겼다가 낭패를 겪었다. 주방 다용도실 문을 교체하기로 했는데, 계약 때 이씨와 약속한 것과는 전혀 다른 디자인의 문을 업체가 달아뒀기 때문이다. 주방 타일 역시 이씨가 요구했던 검은색이 아니었다. 이씨는 업체에 “계약서대로 해달라”고 항의했지만, 업체는 “이미 공사가 다 끝나 어쩔 수 없다”며 맞섰다. 결국 이씨는 문은 그대로 두고 타일만 교체하는 선에서 합의해야 했다.

무면허 인테리어 업체 시공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인테리어 설비 관련 소비자 상담은 2010년 3339건에서 지난해 5082건으로 2000건 가까이 늘었다. 소비자들이 신청한 피해구제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부실공사로 인한 하자 발생’이 57.3%로 가장 많았다.

현재 건설산업기본법은 인테리어 공사 비용이 1500만원을 넘을 경우 ‘실내건축공사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건설업체만 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면허등록을 위해선 자본금 2억원 이상에 관련 기술자격취득자를 2명 이상 고용하고 있어야 한다. 무면허 업체의 1500만원 이상 규모 공사 시공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인테리어 시장이 커지면서 무면허 업체가 늘어나고 있고, 일부는 한샘·KCC·LG하우시스 등 대기업의 협력사라는 간판을 내걸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대기업과 계약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들은 각 대기업의 제품을 납품받아 이를 시공하는 조건으로 대기업 이름이 붙은 간판을 사용할 뿐이다. 건산법은 1년 내 발생하는 하자에 대해선 보수해줄 것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무면허 업체들의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인테리어 공사 관련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실내건축·창호 공사 표준계약서’를 만들었다. 공사대금을 지급하기 전 하자가 발견되면 소비자가 보수를 요구할 수 있고, 보수가 끝나기 전까지 공사금액 지급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표준계약서는 자율 규정이기 때문에, 업체 멋대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 더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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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테리어 업체 선정하는 법

좋은 인테리어 업체를 만나야 인테리어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좋은 인테리어 업체를 만나야 인테리어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성공적인 인테리어를 위해선 좋은 인테리어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그러나 인테리어 업체만 수만개에 무면허 업체도 난립하는 요즘, 좋은 인테리어 업체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

‘독일병정의 월세 더 받는 똑똑한 부동산 인테리어’의 저자이자 2002년부터 인테리어 업체 ‘미승합판’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민 대표는 인테리어 업체 선정 노하우의 첫 번째로 최소한 3군데 업체와 상담하고 견적서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김 대표는 “이때 인테리어 공사 항목과 비용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공사 중에라도 실수를 인정하고 개선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갖춘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일을 하는 과정에서 크든 작든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므로 문제 상황을 잘 풀어나갈 만한 업체와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업체 중에서도 견적서를 꼼꼼하게 작성하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견적서와 계약서를 대충 작성할 경우 나중에 제품이나 시공 방법을 알지 못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견적서를 받을 때는 인테리어 공사 항목, 시공 방법, 제품의 브랜드부터 수량까지 최대한 상세하게 써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두 번째는 품질 좋은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김 대표는 “대체로 브랜드 제품으로 시공하면 한 단계 높은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기술력을 갖춘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인테리어 공사 현장은 워낙 돌발 상황이 많다. 기술력이 부족한 업체라면 공사 일정이 지연되는 등 원활한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 김 대표는 “상담 중에 ‘사장이 어떻게 나보다 모를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인테리어 제품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되 선택권은 고객에게 주는 업체, 무리하게 제품 판매를 밀어붙이지 않는 업체 등이 좋다. 김 대표는 “우수한 인테리어 업체는 지역에서 이미 입소문이 나 있다”며 “잘 모르는 업체이고 상담 중에 느낌이 좋지 않다면 일을 의뢰하지 않는 게 좋다. 나중에 꼭 말썽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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