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변혁은 계속된다. 앞으로의 목표는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다.”

6월 19일 오전, 도쿄에서 열린 소니 주주총회에서 요시다 겐이치로(吉田憲一郎)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창립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2017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소니의 영업이익은 7348억엔으로 과거 최고치를 20년 만에 뛰어넘으며 새 시대를 열었다. 순이익은 4907억엔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155%, 당기순이익은 570% 늘었다. 불과 몇 해 전까지 소니는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에 이번 발표는 더 큰 의미가 있다. 소니는 2013년엔 1283억엔, 2014년엔 1259억엔의 순손실을 냈었다.

아사히신문은 소니가 사상 최대 이익을 낸 것에 대해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용 게임이나 다른 전자업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이미지 센서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록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니는 애플과 삼성전자, 중국 브랜드에 밀렸지만, 스마트폰에 반드시 필요한 이미지 센서 시장의 점유율은 52.4%(테크노리서치 조사)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록한 눈부신 실적은 경쟁력 없는 부분은 과감히 도려내고 가장 강한 부분, 성장이 예상되는 부분에 모든 자원을 집중한 결과다. 히라이 회장은 2012년 사장에 취임한 후 혹독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빌딩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하고, 노트북처럼 과거 소니를 대표하던 사업마저 매각했다.

대신 2015년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로 조달한 4000억엔을 이미지 센서 사업에 투자했다. 소니가 이미 시장을 주도해 온 분야에 대규모 추가 투자를 단행한 것은 급성장하는 스마트폰용 이미지 센서 시장에 대응해 생산 물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소니가 이미지 센서에 그토록 집중하는 것은 이 부품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 4차 산업혁명 등을 이루는 데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각종 기기에 탑재돼 정교한 결과값을 도출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 장치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넘어 자동차와 공장 등으로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공장의 산업용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작동하고, 자율주행차가 안전하게 움직이려면 인간을 대신해 ‘눈’ 역할을 해주는 이런 이미지 센서가 대량으로 필요해진다. 소니가 강점을 지닌 기술이 새로운 시장 트렌드에 맞아떨어진 것이다.


상장기업 ROE 10% 넘어서

소니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은 전반적으로 이익 창출 능력이 개선됐다.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도 받는다. 지난 5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기업(금융업 제외)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4%로 전년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기업의 ROE가 10%를 넘은 것은 1982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일본 기업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다는 뜻이다. 이 신문은 “인력 절감과 공장 자동화 등 해외 수요에 대응해 시장을 개척했고, 사업의 선택과 집중으로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을 만들었다”라고 했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재무성의 법인기업 통계에 의하면 2012년부터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모두 기업 수익이 회복되는 경향을 보이고, 현재 역대 최고 수준으로 실적이 개선됐다”라면서 “수익성도 비록 미국 기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영국·독일과 비교하면 손색이 없다”라고 했다.

소니처럼 일본 기업들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뜯어고친 게 지금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파나소닉은 가전 부문에서 한국 등 아시아 기업에 밀리자 TV 제조 등을 고수하는 대신 자동차 배터리와 에너지 시스템 등 미래 지향적인 산업에 도전했다. 자동차 관련 사업 비율은 2012년 13.7%에서 지난해 21.3%로 늘었고, 같은 기간 TV 제조 부문은 7.2%에서 4.2%로 감소했다. 지난해 파나소닉은 3805억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보다 37% 증가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은 매출 및 시장점유율을 추종했던 전통적인 경영전략에 안주하지 않고 수익성 경영에 눈을 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주력 사업에 집중하고 저수익 사업은 매각하거나 분사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라고 했다.

기업들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이는 동안, 일본 정부는 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12년 말 취임 후 과거 기업을 옥죄었던 이른바 ‘6중고(重苦)’ 해소에 힘을 쏟았다.

6중고는 기업 경영자들이 외국과 비교해 일본이 사업하기에 불리하다고 지적한 6가지 항목이다. △엔고(円高) △높은 법인세 실효세율 △자유무역협정(FTA) 대응 지체 △극심한 노동규제 △엄격한 환경규제 △비싼 전기요금 등이 그것이다.

아베 총리는 취임 후 일본은행이 통화량을 대량 공급하는 방식으로 엔화 가치를 하락시켜 엔저를 유도했다. 법인세율도 낮췄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 한 번에 많은 국가와 FTA를 체결하는 효과를 냈다. 전기요금은 원전을 재가동해 낮췄다. 노동규제와 환경규제도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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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E(Return On Equity)
자기자본이익률.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서 계산한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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