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카와 도모오 도쿄대 경제학부, 중국사회학원 공업경제연구소 객원 연구원, 아시아경제연구소 연구원, 저서 ‘현대 중국경제’
마루카와 도모오 도쿄대 경제학부, 중국사회학원 공업경제연구소 객원 연구원, 아시아경제연구소 연구원, 저서 ‘현대 중국경제’

일본은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다. 미국과 중국은 일본에 가장 중요한 무역 상대국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선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일본이 중간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이 중국 제품보다 가격 면에서 유리해진 일본 제품을 수입하고, 중국도 역시 미국 제품 대신 일본 제품을 수입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일본도 이득보다 손해를 더 많이 본다. 중국 경제 전문가인 마루카와 도모오(丸川知雄) 도쿄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는 “어부지리 효과도 있긴 하겠지만, 관세 폭탄과 보복 관세로 인한 무역 위축이 양국의 소득을 감소시키게 되면 일본에도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에도 미·중이 무역전쟁을 멈추고 화해하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다. 마루카와 교수는 “일본이 어부지리를 적극적으로 얻어내는 것이 미·중 무역전쟁을 빨리 끝내게 하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했다. 두 나라가 싸워봤자 손해만 보고 얼마의 이득은 제삼자인 일본이 얻는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무역전쟁을 그만둘 것이라는 주장이다.

마루카와 교수는 뉴스위크 일본어판에 중국 경제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현대 중국 경제’ ‘중국 없는 생활은 가능한가’ 등 다수의 중국 관련 서적을 펴냈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했다. 일본 경제엔 어떤 영향을 줄까.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에 대해 서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양국의 실질 소득이 감소한다. 따라서 일본이 미국과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편으로 미국으로선 중국 제품에 비해 일본 제품이 가격 면에서 유리해지고, 중국으로서도 미국 제품에 비해 일본 제품이 유리해진다. 이 때문에 일본 기업이 중국에선 미국 기업으로부터, 미국에선 중국 기업으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뺏어올 가능성이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일본이 ‘어부지리’를 얻는 격이다.
“일본 기업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중국의 기계를 수입할 때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계를 생산할 수 있는 일본엔 큰 기회가 된다. 또 중국이 미국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매기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일본산 자동차가 미국 차보다 유리해진다. 어부지리를 일본이 적극적으로 얻어내야만 미·중 무역전쟁의 빠른 종결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과 중국이 극적으로 화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7월 6일 양국 모두 추가 관세 부과를 단행했지만 화해 가능성은 크다고 생각한다. 80%의 확률로 1년 이내에 추가 관세 부과 조치를 취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국의 대(對)중국 과세는 무역 적자 감축 효과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무역 적자를 줄일 수 없다는 게 명확해지면 미국 의회 등에서 효과 없는 과세를 중단하자는 주장이 높아질 것이다. 또 중국의 과세는 무역 적자 감축 목적이 아니라, 미국의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한 단순한 보복 과세다. 이 보복으로 어차피 미국의 과세를 저지할 수 없다면 중국인을 고통받게 하는 과세는 철폐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대두는 2016년에 138억달러 규모였다. 대두는 식용유나 가축 사료로 쓰이므로 중국인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으로서도 빨리 무역전쟁을 끝내고 싶어할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은 일본이 수출하는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자동차에 대해서도 25% 관세를 부과하려 한다.
“철강의 경우, 일본 철강 업체가 미국의 일본계 자동차 업체 공장으로 수출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미국이 관세 부과를 제외했다. 이 덕분에 철강 수입 제한이 일본 수출에 미칠 영향은 작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의 수입 차 관세 부과가 일본에 미칠 영향은 크다. 2017년 일본은 179만 대의 승용차를 미국에 수출했다. 이 수출이 멈춘다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1% 이상 감소한다.”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3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 제한 조치에 서명하면서 “나는 아베 총리와 얘기할 것이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내 친구다”라면서도 “그들은 얼굴에 살짝 미소를 띠고 있다. 그 미소는 ‘우리가 미국을 상대로 이렇게 오랫동안 (무역으로) 이익을 봐 왔다니 믿을 수 없는 걸’이라는 뜻이다. 이런 날은 이제 끝났다”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무역 압력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미국이 통상확대법 232조를 적용해 일본의 철강 수입을 제한한 것에 대해 일본의 장관은 ‘유감이다’라고 논평했다. 하지만 EU·중국·인도·캐나다가 철강·알루미늄 수입 제한에 대해 보복 관세로 대응한 것과 비교해 일본의 대응은 지나치게 관대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미국이 중국에 대해 통상법 301조에 기반한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일본은 중국에 세계무역기구(WHO)의 규정에 따라 대처하라고 촉구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중국과 미국이 독립적으로 자기들 좋을 대로 보호 정책을 펴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고베항에 선적을 앞둔 승용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 블룸버그
일본 고베항에 선적을 앞둔 승용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 블룸버그

중국의 산업 고도화 전략 ‘중국 제조 2025’도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하나의 이유다. 일본도 미국처럼 중국을 견제해야 할까?
“‘중국 제조 2025’가 계획대로 실현되면 일본의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중국은 집적회로(IC)나 산업용 기계 등 일본이 중국에 대량으로 수출하고 있는 제품도 자체적으로 개발하려 하고 있다. 만약 이런 제품을 중국이 스스로 만들게 되면 일본에서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사라지게 된다. 일본이 중국에 ‘중국 제조 2025’를 중단하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 모든 제품을 국산화하려는 정책을 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 투자 제한까지도 생각했다. 미국의 첨단기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일본도 중국 자본의 투자를 제한해야 할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엔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적고 외국 기업의 뛰어난 경영 능력을 배워오지 못하고 있다. 도시바, NEC같이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도 경영 능력이 부족한 게 원인이 돼 일부 사업부를 분할해 중국 기업에 매각했다. 샤프는 대만 기업 훙하이(鴻海)그룹에 매각됐다. 이런 인수에 의해 일본 기업이 가진 뛰어난 기술력과 중국이나 대만 기업의 경영 능력이 결합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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