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노보루 요코하마대·대학원 전기화학과, 도쿄대 공학 박사, 혼다자동차 수석 엔지니어, 삼성SDI 상무
사토 노보루
요코하마대·대학원 전기화학과, 도쿄대 공학 박사, 혼다자동차 수석 엔지니어, 삼성SDI 상무

사토 노보루(佐藤登) 나고야대 객원교수는 일본의 최고 경제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 온라인판에 2013년 4월부터 현재까지 격주로 ‘일본의 강점, 한국의 강점’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장기간 연재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칼럼이 일본 독자에게 인기가 있다는 뜻. 그는 대학에서 전기화학을 전공하고, 혼다자동차에서 전기차 배터리 등의 개발로 수석엔지니어까지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 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1999년부터 4년간 세계인명사전에 수록되기도 했다. 그러다 혼다 도치기연구소 수석엔지니어로 있던 2004년 삼성SDI에 스카우트됐다. 이후 2012년 상무로 퇴사할 때까지 8년간 일했다. 현재는 대학 강단에 서는 것 외에도 나고야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전문회사 에스펙(ESPEC)의 수석고문으로 일한다. 2014년 ‘인재를 육성하는 혼다, 경쟁을 시키는 삼성’ 등 지금까지 일본에서 3권의 책을 냈다. 일본 전역은 물론, 한국·중국 등에서 주로 전기차 배터리와 산업 분석을 주제로 자주 강연한다.

9월 19일 그를 일본 도쿄역의 도쿄스테이션호텔 라운지 카페에서 인터뷰했다.


자동차의 전동화(電動化)가 진행되면서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미래가 위험하다고도 하는데, 일본 자동차 회사들 상황은 굳건해 보인다.
“일본은 지금 전동화가 착실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 30년 전부터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기술이 축적돼 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카라고 하면 세계 넘버원이 도요타, 넘버투가 혼다이지 않나.”

일본은 자동차 회사가 많아 자체 경쟁이 치열한 반면, 한국은 현대차 독과점이라 그런지 자연스러운 내부 경쟁이 미흡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것보다는 글로벌 경쟁이 중요하다. 세계에서 현대·기아차가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전기차·하이브리드카라고 한다면, 일본이 가장 보급을 많이 했다. 독일도 발전돼 있다. 사실 미국은 그다음이다. 전기차·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산업에 큰 전환점이다. 여기에서 비즈니스를 제대로 해나가지 않으면 점점 경쟁에서 밀려 도태될 것이다. 이 점에서 현대자동차의 존재감이 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어떨까. 일본의 파나소닉이 강하지 않나.
“그 부분은 오히려 한국이 일본보다 강하다. 파나소닉은 강하지만, 그 아래 나머지가 약하다. 투자력이 약하다. 국내에 여러 투자를 했기 때문에 해외에는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3대 전지 메이커인)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은 투자·개발에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일본도 도시바·히타치 등이 하고 있지만, 메인 사업은 아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도요타와 협력관계에 있다. 그렇지만 한국은 중국 진출 등이 굉장히 어려워 보인다.
“중국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삼성·LG도 중국에 공장을 지었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가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빼버리는 바람에 잘되지 않았다. 유럽 쪽으로 거점을 바꾼 전략은 매우 잘한 것이다. 유럽에는 한국 3사와 중국 CATL이 전부 공장을 세워 일본 전지 제조사는 이미 늦었다. 일본은 자동차가 꽤 강하니까, 일본 전지 제조사들은 일본 자동차와 긴밀히 협력하는 쪽이 중심이다.”

한국이 일본에서 배울 점이 있다면.
“오래 두고보면서 개발하는 법이랄까. 내가 삼성에도 있었으니까, ‘아! 이건 삼성에서 오래 못 가겠구나’하는 게 있었다. 예를 들어 ‘파워반도체’ 같은 것은 일본의 미쓰비시전기 같은 곳에서 30년간 개발해 왔던 거다. 혼다의 비즈니스제트기 같은 것도 개발에서 실용화까지 30년 걸렸다. 한국 기업이라면 30년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 비즈니스는 어려울 것 같다.”

한국 산업계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자신들의 역량을 펼칠 만한 곳에 취직하지 못하는 젊은이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이게 한국 산업의 장래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한국은 대기업, 재벌은 강하다. 반면 중소기업은 약하다. 일본은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역할이 있지만 중소기업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중소기업이지만 세계 넘버원이라든가 하는 기업이 많다. 인재 육성 측면에서 봤을 때, 그런 강한 중소기업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한국 산업의 장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다.”


plus point

[Interview]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일본 기업 선택과 집중…생산성 올라”

이민아 기자

이지평 일본 호세이대 경제학 학사, 고려대 경제학 석사
이지평
일본 호세이대 경제학 학사, 고려대 경제학 석사

“사토 노보루 교수는 일본 자동차 회사 혼다에서 배터리 연구를 하다가, 한국의 배터리 회사 삼성SDI에서 상무로 근무한 한·일 배터리 산업의 전문가다. 한국과 일본 기업을 모두 겪어봤기 때문에 양국의 산업이 갖는 강점과 약점을 비교해 짚어줄 수 있을 것이다.”

10월 18일 개최되는 ‘이코노미조선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사토 노보루 나고야대 객원교수의 대담자로 나서는 이지평(55)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일본 호세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수석연구위원은 1988년부터 일본 산업을 분석하는 보고서와 책을 꾸준히 써서 한국 기업의 미래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줬다.


대담 파트너인 사토 교수를 평하면.
“그는 한·일 산업 비교에 강점이 있을 것이다. 기술 주도형으로 성장하던 혼다라는 회사에서 연구·개발직으로 근무했고, 개발된 기술을 빠르게 제품으로 만들어 성장한 삼성SDI에서도 일했기 때문이다. 그는 닛케이비즈니스에 수년째 ‘일본의 강점, 한국의 강점’이라는 칼럼을 연재하며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 기업의 사례로 한국이 배울 점은.
“노동자의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노사 문제가 있는 현대차는 노동자 1명당 평균 연봉이 1억원에 가깝지만 글로벌 자동차 회사보다 생산성이 높은지는 의문이다. 일본은 현장 노동자들도 경영자와 같은 마음으로 회사를 바라본다. 이들은 ‘회사의 생산성이 높아져야 우리도 잘 된다’는 마음으로 함께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

일본 기업이 부활했다고 말할 수 있나.
“일본은 장기 불황을 거치면서 20년 동안 ‘슬로 모션’ 구조조정을 했다. 인력·부채·설비 세 가지 경제 요소의 과잉을 꾸준히 조정했다. 대부분 회사가 기존 인력의 정년 퇴임 후 신입 사원을 잘 안 뽑았다. 이는 1인당 생산성이 올라가는 효과로 이어졌다. 일본 기업은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회사들은 자신들의 사업 부문을 철수하고 합치면서 정리했다. 최근 잘나가는 자율주행차용 센서·반도체에 집중한 ‘소니’, 일본 내 TV 판매를 중지하고 인프라 산업을 육성한 ‘히타치’가 그 사례다.”

그럼 어려움을 겪는 국내 산업 등에 일본 사례를 적용할 수 있나.
“일본은 매년 조금씩 고용을 줄이고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면서, 디플레이션이란 결과를 얻었다. 일본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일본처럼 장기간에 걸쳐서 구조조정을 하지 말고, 기왕 할 거면 한꺼번에 해버리라는 것이다. 디플레이션 압력을 주의해야 한다.”

최원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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