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문이 닫힌 채 텅 비어 있는 대구 성서공단 거리. 사진 이윤정 기자
공장 문이 닫힌 채 텅 비어 있는 대구 성서공단 거리. 사진 이윤정 기자

10월 11일, 동대구역에서 차를 타고 약 30분 달려 대구 최대 산업단지인 성서공단을 찾았다. 이곳에 입주해 있는 섬유·의복 관련 업체는 2016년 말 기준 530개사. 그러나 지금 이 숫자가 맞는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날 찾은 성서공단엔 ‘공장 매매·임대’ ‘평수 다양’ 등이 쓰인 현수막이 전봇대마다 걸려 있었다. 과거 섬유 업체 여럿이 공동으로 사용했던 3층짜리 건물을 마주했을 땐 황망함마저 느껴졌다. 입구에 걸려 있던 업체 간판은 빛이 바랬고, 창문이 활짝 열려 있는 탓에 내부는 비바람을 고스란히 맞았다. ‘현 위치 매매’라는 커다란 현수막만이 건물을 지키는 수위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낮 12시, 한창 점심시간이지만 공단 골목골목은 여전히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단체급식과 한 달치 식사값을 한 번에 지불하는 월 식사 전문이라 공장 노동자들이 주요 고객인 ‘삼성구내식당’은 일찌감치 점심 장사를 끝내고 뒷정리 중이었다. 이곳에서 4년째 일하고 있다는 종업원은 “처음 일하러 왔을 때와 비하면 점심 손님이 절반도 넘게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한 남성은 “지금 공장들이 다 문닫고 나가고 있는데 당연한 것 아니냐”고 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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