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뷔터드 스터브 파리정치대학·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사회학 전공, 프랑스 산업연맹 법률연구부, 프랑스 보험연맹 EU 및 국제 업무 담당
에마뉘엘 뷔터드 스터브
파리정치대학·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사회학 전공, 프랑스 산업연맹 법률연구부, 프랑스 보험연맹 EU 및 국제 업무 담당

중국·베트남 등 저임금 국가의 가격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밀려나던 프랑스 섬유산업이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프랑스 섬유산업연합(UIT)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던 프랑스 섬유패션 소비량은 지난해 10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고용 인원도,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9월 28일 프랑스 파리 UIT 사무실에서 만난 에마뉘엘 뷔터드 스터브(Emmanuelle Butaud-Stubbs) UIT 사무총장에게 그 비결에 대해 물었다.


프랑스 섬유 산업의 현 상황은 어떠한가.
“프랑스 섬유산업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먼저 섬유산업 종사자가 2016년 5만8240명에서 지난해 6만351명으로 늘면서 40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채워진 일자리 수이고, 비어 있는 일자리를 포함한 전체 섬유산업 일자리는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사람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만큼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프랑스 섬유산업의 수출 역시 2013년 이후 5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 섬유산업이 살아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가.
“혁신 덕분이다. 패션산업이 발달한 프랑스는 의류용 섬유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저임금 국가에 밀려 사양산업의 길을 걷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체질 전환에 주력한 결과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섬유 수입 물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쿼터제’가 폐지되던 2008년, 프랑스 섬유산업 총매출에서 첨단 섬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했지만 현재 45%까지 올라섰다.”

어떻게 체질 전환에 성공했나. 
“각 기업과 연구소 등의 협업이 주효했다. 프랑스는 섬유 기업이 모여 있는 지역마다 관련 기업과 연구소가 집단을 이루는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이곳에서 의류용 섬유는 물론, 각종 첨단 섬유에 관한 연구·개발(R&D) 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다. 클러스터 가입 조건이 있긴 하지만, 크게 까다롭지 않다. 기업 국적과 관계없이, 그 지역에 공장만 보유하면 된다. 또 소정의 가입비를 내야 하는데, 고용 인원 250명 이하, 연간 매출 5000만유로(약 656억원) 이하인 중소기업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준다.”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도 판매할 곳이 없으면 소용없었을 텐데.
“프랑스 정부가 신소재 시장 개척에 앞장섰다. 공공재 ‘조달’을 활용한 것이다. 예를 들어 소방관이 입는 방화복의 경우, 열에 강하면서도 가벼워야 한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런 소재를 개발해주면 좋겠지만 판매할 시장이 형성되지 않으면 기업이 나서질 않고, 설사 기술이 개발된다 해도 사장(死藏)될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고 시장을 만들기 위해 정부는 방화복 등 기능성 의류와 관련해 꾸준히 입찰 공고를 냈다.”

의류용 섬유 시장도 살아나고 있나.
“그렇다. 섬유산업의 시장 범위가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프랑스에서 만든 제품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메이드 인 프랑스(Made in France)’를 슬로건으로 내거는 프랑스 패션 스타트업이 많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바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재료는 물론, 공정 과정까지 프랑스 내에서 해결하는 ‘1083’이 대표적이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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