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웅 서울대 공학석사, 미 스탠퍼드대 공학박사, 미 건설 업체 스위노톤(Swinerton) 프로젝트엔지니어, 삼성SDS 수석컨설턴트, 국토해양부 종합물류기업인증 심사위원, 가트너 Supply Chain Top 25 심사위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Irvine) 교환교수 / 민정웅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국내 기업도 라스트마일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투자와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이런 노력이 기업 전체의 전략과 제대로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박준형 인턴기자
민정웅
서울대 공학석사, 미 스탠퍼드대 공학박사, 미 건설 업체 스위노톤(Swinerton) 프로젝트엔지니어, 삼성SDS 수석컨설턴트, 국토해양부 종합물류기업인증 심사위원, 가트너 Supply Chain Top 25 심사위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Irvine) 교환교수 / 민정웅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국내 기업도 라스트마일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투자와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이런 노력이 기업 전체의 전략과 제대로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박준형 인턴기자

건설 회사 엔지니어와 정보통신기술(ICT) 회사 수석컨설턴트. 민정웅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전혀 다른 분야로 보이는 건축과 정보통신을 두루 경험한 공급망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 전문가다. 서울대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공학을 공부한 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건설 업체 스위노톤(Swinerton) 프로젝트엔지니어로 일했고, 이후 삼성SDS 수석컨설턴트로도 활동했다.

현재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 가트너(Gartner) 심사위원이기도 하다. 가트너는 세계 물류 기업의 SCM 수준을 평가해 매년 25개 상위사를 발표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과 대학에서 SCM을 연구·분석해온 그를 10월 4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나 기업의 라스트마일 전략에 대해 물었다.

민 교수는 “라스트마일은 국내 유통·물류 기업이 아직 개척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공간”이라며 “차별화된 서비스로 라스트마일을 공략하는 기업만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물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아마존과 같이 세계적 기업이 광범위한 데이터를 활용해 정밀한 SCM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처럼 국내 기업도 전사적 관점에서 SCM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것이 라스트마일 전략의 핵심이다. 라스트마일 단계의 서비스를 고민할 때 기업은 단순히 ‘고객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눈높이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획일적으로 빠른 배송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지는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장소로 원하는 상태의 물건을 배송해주기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밀하고 세부적인 서비스가 중요하다.”

대량 배송으로 배송 가격을 낮춰온 전통적 물류 기업에는 이런 세부적 서비스가 힘든 것 아닌가.
“(대량 배송 시스템을 이용해) 규모의 경제를 최우선 역량으로 키워온 전통적인 물류 기업에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지난 수십 년간 라스트마일에 대한 서비스 개선을 고민해본 적도, 실행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DNA 자체가 라스트마일 영역과는 태생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스스로 이러한 역량을 키우기보다는 이러한 역량을 특화해 새롭게 등장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의 전략적 협업이나 인수·합병(M&A)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드론(소형 무인항공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기업의 라스트마일 전략에 많이 활용될 것으로 보나. 정보통신기술은 라스트마일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은 당연히 앞으로 더욱 활용될 것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기술은 머지않은 미래에 범용화돼 화물운송 시장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드론 같은 경우에도 모든 고객에게 드론 배송을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라 일부 특수한 요구를 하는 고객, 예를 들어 도서(島嶼) 지역과 같이 기존 운송 방법으로는 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없는 고객에게 활용될 것이다.”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라스트마일 전략은 어떤 강점이 있나.
“해외 기업은 라스트마일을 별개의 서비스로 취급하지 않는다. 라스트마일을 전체 기업의 가치사슬에서 그들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주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마존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아마존은 라스트마일 배송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배송 옵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이 배송에서 진정한 본질로 삼는 것은 이렇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해 더욱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확보된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 매출을 향상시키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단편적이고 무조건 빠른 배송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경쟁하겠다는 대부분의 국내 기업과는 전략의 본질이 다르다.”

아마존은 배송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전사적 전략 차원에서 사용하는데 국내 기업은 그러지 못한다는 이야기인가.
“예를 들어보자.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같은 경우 휴대전화의 최종 소비자에 대한 제대로 된 데이터가 없다. 왜냐하면 휴대전화를 다 국내 통신 회사가 판매하도록 하고, 미국 시장에서도 스프린트 같은 통신사에 판매를 맡기기 때문이다. 고객에 대해 삼성전자는 아는 게 없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고객이 정말 어떤 휴대전화를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반면에 아마존은 배송까지 자체적으로 해 그 과정에서 수집된 정보를 통해 고객을 분석하고 고객이 원하는 트렌드의 상품을 내놓는다. SCM의 단계를 길게 연결해서 보고 여기서 굉장히 의미 있는 데이터를 뽑아내 사업에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이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국내 기업도 라스트마일 영역에 대한 중요성은 이미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류 기업뿐 아니라 제조 기업과 유통 기업도 라스트마일 역량 강화를 위해 많은 투자와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이런 노력이 기업의 전사적인 전략과 연계되지 않는 것이 아쉽다. 라스트마일의 세부 전략이 기업의 전사적 전략과 방향성(strategic alignment)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라스트마일 영역은 기업이 물류의 관점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미개척지다. 말 그대로 고객과 만나는 최후의 순간이다. 배송의 속도와 품질, 맞춤화한 배송 서비스로 제품과 서비스의 브랜드에 대한 고객 인식을 확연히 차별화할 수 있어야 성공적인 라스트마일 전략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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