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스미스 미국 메릴랜드대 전자공학,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영학 박사
마이클 스미스
미국 메릴랜드대 전자공학,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영학 박사

“넷플릭스가 불과 10여 년 만에 전 세계 사용자 1억3000만 명을 확보한 것은 일부 대형 콘텐츠 제작사가 독점한 제작·유통의 희소성을 ‘기술’로 사라지게 했기 때문이다.” 마이클 스미스 카네기멜런대 하인즈칼리지 경영정보시스템 전공 교수는 “동시다발적인 기술 변화가 넷플릭스를 세계적인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강자로 만들었다”며 “넷플릭스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사용자별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큐레이션 기술로 더욱 막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 교수는 지난 10년간 카네기멜런대에서 디지털 기술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가 지난 7월 한국에 출간한 책 ‘플랫폼이 콘텐츠다’는 디지털 기술이 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등을 다뤘다. 스미스 교수는 지난 9월 진행된 제5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에서 콘텐츠 산업 생태계 변화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기도 했다. 그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기술 발전이 콘텐츠 산업 생태계에 가져온 변화를 ‘퍼펙트 스톰’에 비유했다.
“‘퍼펙트 스톰’은 여러 악재가 겹쳐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을 의미한다. 현재 디지털 기술 발전이 콘텐츠 산업 생태계에 가져온 위기는 기존 콘텐츠 사업자에게 ‘간과할 수 없는 위협’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노련한 경영자들은 많은 위기를 성공적으로 헤쳐왔지만, 오늘날 넷플릭스·유튜브 같은 거대 기업의 부상은 준비가 안 된 기업들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콘텐츠 회사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콘텐츠 제작사들은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사 AT&T는 올해 6월 영화 제작·배급 업체 워너브러더스를 운영하는 타임워너를 최종 인수했다. 이들 기업의 M&A는 거대 통신 자본과 미디어 기업이 넷플릭스, 아마존, 구글과 경쟁할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월트디즈니와 21세기폭스의 M&A도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플랫폼 기업에 큐레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고객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과거엔 콘텐츠 생산량이 많지 않아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았다. 고객의 관심이 수적으로 부족한 콘텐츠에 집중됐다. 하지만 이제는 콘텐츠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많아졌다. 부족해진 것은 고객의 관심이다. 고객의 집중력과 관심을 끌기 위해 플랫폼 기업들은 데이터와 AI 기술 등으로 큐레이션 경쟁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개별 고객에게 꼭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업에 고객이 몰리기 때문이다.”

한국 플랫폼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이려면.
“한국 기업들은 국내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를 플랫폼에 한데 모으고 고객 고유의 니즈와 선호도에 따라 직접 콘텐츠를 홍보할 수 있는 고객 파악 능력을 갖춰야 한다.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사례를 보자. 넷플릭스가 가진 독보적인 능력은 넷플릭스 이용자 중 누가 케빈 스페이시, 로빈 라이트, 데이비드 핀셔의 팬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 방송 전 남자배우, 여자배우, 제작자 등으로 세분화된 9개의 티저를 만들어 각기 다른 이용자의 취향을 사로잡았다. 개별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홍보를 하면 기업은 홍보비를 기존 30~40%에서 10%까지 줄일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넷플릭스만큼 깊이 있는 고객 파악 능력을 갖춰야 하는 이유다.”

백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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