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은 서비스 개시 2년만에 앱스토어에서 유튜브를 제치고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틱톡은 서비스 개시 2년만에 앱스토어에서 유튜브를 제치고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중국에서 서비스 개시 2년이 갓 넘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 앱이 올 1분기 전 세계 앱스토어에서 유튜브를 제치고 다운로드 1위로 부상했다. 전 세계 월간 활성 사용자가 7월에 5억 명을 넘어섰다. 중국 내 사용자 증가세는 파죽지세에 가깝다. 중국에서 매일 사용하는 사람이 올 1월만 해도 3000만 명이었지만 3월 7000만 명, 6월 1억5000만 명에 이어 10월 2억 명을 넘어섰다. 중국 내 월간 활성 사용자는 6월 3억 명에서 4개월 새 1억 명이 늘어 4억 명을 넘었다. 2012년 3월 설립된 바이트댄스(bytedance⋅北京字節跳動科技)가 2016년 9월 출시한 앱 더우인(抖音) 이야기다.

해외에선 더우인이 150개 국가와 지역에서 75종의 언어로 틱톡(Tik Tok)이란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연속 2시간 이상 사용하면 비밀번호를 다시 입력해야 쓸 수 있는 중독 방지 기능을 올 4월에 추가할 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우버 제치고 세계 1위 유니콘 올라

틱톡의 성공 덕에 바이트댄스 기업 가치는 750억달러(약 84조원)로 불어났다. 미국의 우버를 제치고 세계 1위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이 됐다고 CB인사이츠는 전했다. 패스트컴퍼니는 2018년 가장 혁신적인 세계 50대 기업 중 하나로 바이트댄스를 꼽았다.

틱톡은 15초 분량의 동영상을 빠르고 쉽게 만들고 공유할 수 있게 한다. 틱톡은 서비스 초기 짧은 동영상 클립에 SNS 기능을 넣고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립싱크 앱 ‘뮤지컬.ly’를 모방했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바이트댄스는 2017년 11월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에 이를 인수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틱톡은 SNS 메신저 앱 스냅챗, 6초짜리 비디오가 무한 반복되는 동영상 공유 앱 바인, 애플의 TV 뮤직쇼 카풀 가라오케를 합친 것”(뉴욕타임스)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단순한 짜깁기로 경쟁력을 창출한 건 아니다. 장이밍(張一鳴)이 5번째 창업한 바이트댄스가 5개월 만에 내놓은 뉴스 앱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이하 터우탸오)의 성공 비결과 맥을 같이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개인의 취향에 맞춰 콘텐츠를 분배하는 큐레이션(상품 선별·추천) 서비스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터우탸오는 중국판 배달 앱 메이퇀, 차량 공유 서비스 디디추싱과 함께 중국에서 모바일 퍼스트 시대 3총사 ‘TMD’로 불린다. 중국 인터넷 3인방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틱톡의 고성장은 AI로 큐레이션뿐 아니라 사용자의 참여감을 높이고, 단순한 웃음을 선사한 게 배경이 됐다는 평을 듣는다.

사용자의 눈앞에 뜨는 영상들은 모두 개인의 취향을 고려해 배분된다. 학습능력을 가진 AI 로봇이 자주 시청하거나 ‘좋아요’를 누른 동영상의 표정, 음성, 문자, 물품, 행동 배경과 시청 시간 등을 분석해 관심 가질 만한 것을 추정해 보여준다. 화상인식과 자연언어처리기술 등이 동원됐다. 앱을 많이 사용할수록 사용자 취향에 더욱 정확히 접근할 수 있는 구조다. 2016년 3월 설립한 AI랩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시아연구원 출신의 마웨이잉(马维英) 부총재는 “동영상·사진·문자를 모두 디지털화한 뒤, 이를 언어화해서 로봇이 효율적으로 콘텐츠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틱톡 사용자는 자신의 개인 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정보를 소비하는 순간마다 누적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취향을 파악하게 한다. SNS에서 공유된 정보 역시 사용자 취향을 파악하기 위한 분석 대상이다. 터우탸오에서 유명 미디어가 쓴 기사와 개인 블로거가 쓴 글의 차별을 없앤 것처럼 틱톡에서도 유명 스타가 올린 동영상과 일반인이 올린 동영상 간 우선순위가 없다. 정보의 수요가 공급을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장이밍 창업자의 원칙에 따른 것이다. 독자를 가르치는 게 아니고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분배한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기존 동영상에 음악을 넣고 문자를 넣는 작업을 쉽게 하는 기술을 제공해 참여감을 높인 것도 빠른 성장의 비결로 꼽힌다. 2017년 2월 미국의 모바일 영상 플랫폼 업체인 플리파그램 인수는 사용자의 창작 기능을 높였다. 2013년 미국에서 시작된 플리파그램은 가입자 자신의 사진과 영상을 배합해 쇼트클립 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는 동영상 창작 애플리케이션 업체다. 틱톡은 다양한 대회를 통해서도 참여감을 높인다. 틱톡 동영상의 16.2%가 ‘눈 깜빡거리지 마, 나 변신한다’ 같은 도전 대회 참여 작품이다. 하이마윈빅데이터에 따르면 틱톡에 동영상을 올린 주체별 팬 영향력 순위는 유명 스타와 왕훙(網紅·중국의 인터넷 스타)에 이어 일반인, 그 뒤를 기업·정부기관 등이 잇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선 일반인이 꼴찌인 것과 대조된다.

뮤직비디오적인 속성을 갖고 15초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이 모바일 경제의 주축인 중국 밀레니얼 세대를 끌어안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쇼트클립 시장은 57억3000만위안(약 9300억원)으로 3년 이내에 356억8000만위안(약 5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틱톡에서 코믹 동영상으로 65만 팔로워를 갖고 있는 빌리 만은 “세상이 불타고 있다고 보는 사람에게 일종의 탈출구이자 도피처”라고 말한다. ‘간혹 멍때리기’를 원하는 현대인의 의식구조를 파고들었다는 분석과 맥을 같이한다.


시진핑의 사상 통제가 리스크

틱톡은 7월 한 달에만 경고와 벌금을 부과받은 영상이 3만6323건에 이르고, 영구폐쇄 계정만도 3만9361개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의 고성장 배경 중 하나로 올 4월 바이트댄스의 터우탸오 산하에 있는 유명 커뮤니티 앱인 네이한돤쯔가 폐쇄된 영향을 꼽는 지적도 있다. 재미난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이 앱은 저속한 콘텐츠라는 이유로 영구폐쇄됐고, 이에 우회적으로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해 당국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네이한돤쯔에 참여했던 창작자와 사용자들이 대거 틱톡으로 옮겨간 게 성장세에 탄력을 줬다는 분석이다. 장이밍 바이트댄스 창업자는 회사를 미디어 기업보다는 기술 회사로 정의한다. 회사 자체의 가치관을 주입하기보다는 AI 기술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정보의 허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진핑 정부의 사상 통제 강화는 AI 기반의 정보 선택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쩍 사회주의 가치관을 강조하면서 게임 등 콘텐츠 산업의 검열을 강화해 불똥이 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장이밍 창업자가 콘텐츠 심사 인력을 6000명에서 1만 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배경이다. 이 가운데 몇 명이 틱톡을 담당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가치관을 배제하고 독자 취향만을 기준으로 큐레이션하겠다는 바이트댄스 애초의 원칙이 흔들리는 건 분명해 보인다.

오광진 조선비즈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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