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조 텍사스대 항공우주공학과 박사,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 사진 박준형 인턴기자
김승조
텍사스대 항공우주공학과 박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 사진 박준형 인턴기자

김승조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2013년 나로호 발사를 성공으로 이끈 주역이다. 그는 퇴임 후 서울대 명예교수로 재직하며 작년부터 룩셈부르크 정부의 우주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드스페이스’의 수장이던 그가 바라본 ‘뉴스페이스’의 현장은 어땠을까. 11월 13일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김 교수를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한국도 방향을 잡아 우주 산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항공우주 산업계의 원로의 눈으로 본 룩셈부르크 우주 산업의 특징은 무엇인가.
“신우주 분야를 통해 우주 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이 뚜렷한 차별점이다. 룩셈부르크에는 33년 된 위성 회사 SES가 있는데, 정부 지분이 17% 정도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이 20억유로, 순익이 6억유로에 달했다. 이 숫자가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 국가에서 우주 산업을 추진한다고 하면 나랏돈을 쓰는 게 일이다. 그런데 룩셈부르크 정부는 세금을 쓰는 게 아니라 우주 산업에서 진짜 돈을 벌고 있다.”

‘우주광산’ 실현 가능성은.
“초장기적인 계획이라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보다는 우주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판’을 벌여주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한국의 뉴스페이스 움직임은.
“아직 올드스페이스에 머물러 있다. 과거에는 정부가 세금을 써서 달 탐사 같은 국책 사업을 진행했다. 미국은 이 과정에서 고용이 창출되고 산업이 형성됐지만, 한국이나 일본은 이 방식으로 산업을 만들지 못했다.”

한국도 룩셈부르크 방식을 따라야 하나.
“뉴스페이스로 가는 움직임은 맞다. 그런데 방향을 달리 잡아야 한다. 한국은 룩셈부르크가 갖지 못한 기술력이 있다. 인공위성 개발에 2조원 이상, 발사체 개발에 3조원 이상을 투입해 얻은 기술력이다. 또 항우연에는 열정을 가진 훌륭한 인력이 많다. 이 둘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할 때다.”

새로운 것은 무엇이 있을까.
“예컨대 발사체 관련 사업이나 우주 태양광 사업이다. 누리호도 시험 발사에 성공하지 않았나. 시험 발사만 할 것이 아니라 이걸 활용해서 돈을 벌어보는 것이다. 물론 현재 380t이 넘는 발사체 엔진 무게를 줄여야 상업화가 가능하다. 그래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대여섯 번의 실패도 용인해야 한다. 많은 시도를 해보면 좋겠다. 한국도 수익성 좋은 정지 궤도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여태 길을 잘 밟아왔고, 정부도 미래를 보고 지원을 많이 해왔다. 지금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한국의 우주 산업 정책에 한마디 하자면.
“타성에 젖어 있다. 우주 산업을 정부에서 주도하면 어디든 이해관계가 얽힌다. 세금을 써서 하는 일이다 보니 책임자가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과감하게 사업을 진행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관계자들도 ‘공무원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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