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삼 서울대 항공공학과, 중앙전파관리소 서울전파관리소 소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국 국장
강병삼
서울대 항공공학과, 중앙전파관리소 서울전파관리소 소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국 국장

한국 우주 분야에서 12월은 축제의 달이다. 누리호 시험 발사체, 천리안2A 위성, 차세대 초소형 위성 등 3종 세트 발사를 잇달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우주 강국을 향한 힘찬 발걸음과 함께 이제 우리의 관심은 우주 산업의 경제적 효용성에 맞춰지고 있다.

아직은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우주 산업을 차세대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은 곳이 있다. 독일·프랑스·벨기에의 틈 속에 자리 잡은 룩셈부르크라는 조그만 나라다. 룩셈부르크는 지난 11월 ‘뉴스페이스 유럽(Newspace Europe) 2018’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경제적 가치를 위한 우주 탐사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출범한 룩셈부르크 경제부 산하의 ‘우주국(LSA)’ 책임자인 마크 세레스(Marc Serres)를 현지에서 만났다. 그는 우주공간에서 고부가가치 광물을 탐사하는 프로젝트와 이를 통해 더 넓은 우주로의 탐사, 경제적 효과 창출 방안 등에 대해 고심하고 있었다.

다소 엉뚱해 보이기도 하고 아주 먼 훗날에야 가능할 것 같은 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룩셈부르크 정부가 우주 광물 탐사 프로젝트와 관련 기업 육성·투자를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룩셈부르크에는 전 세계 약 8000개의 디지털 방송을 전송하는 위성을 관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성 운용 회사인 ‘SES’가 있다. 사실상 정부 소유의 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위성을 통한 방송 송신을 상업화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 해 매출이 무려 3조원 수준이다. 1985년 SES가 설립될 당시 한국의 우주기술 수준과 정책적 고려 수준을 생각하면 엄청난 격차다.

한국의 경우 1989년에 기계연구원 부설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설립됐고, 1993년에 최초의 과학위성 우리별 1호를 띄웠다. 한국이 우주와 로켓, 위성에 관심을 두기도 전에 유럽에선 기업이 탄생했던 것이다.

룩셈부르크는 우주 광물 탐사와 기존 위성 분야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교육과 연구·개발(R&D) 지원까지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이 배경에는 광산업과 금융업으로 성장한 국가 경제에 다양성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더 큰 목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 자원 배분, 과학계 효율적 연구 중요

한국이 우주 3종 세트 발사에 성공한 것은 항우연 설립 30년도 채 되지 않아 이뤄낸 쾌거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우주 개발 진흥 계획’과 ‘우주 산업 전략’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 분야에서 확보된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높여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특히 기업의 투자와 참여로 우주항공 산업의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룩셈부르크의 교훈을 바탕으로 우리 과학기술계로 눈을 돌려보자.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가는 탐색 작업은 바이오·나노·재료·신재생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발사체 엔진처럼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수많은 연구실에서 수많은 시험 발사가 오늘도 진행되고 있다.

상당한 시간과 금전적 투자가 수반돼야 하는 이 과정에 정부의 적절한 자원 배분과 과학계의 효율적인 연구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가과학기술자문지원단은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전문기관·민간 등의 지혜를 모은다는 소명을 갖고 충실히 자문 지원을 해 나갈 것이다.

강병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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