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크라프칙 웨이모(구글의 자율주행차 부문 자회사) CEO가 지난 5월 미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주행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존 크라프칙 웨이모(구글의 자율주행차 부문 자회사) CEO가 지난 5월 미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주행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공식적으로 자율주행자동차 서비스를 시작하겠습니다.”

자동차 업계가 들썩였다. 지난 10년간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해온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부문인 웨이모가 2018년 12월부터 세계 처음으로 자율주행차 서비스 ‘로봇택시’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웨이모는 그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이 서비스를 시범 운행해왔다. 세계 첫 서비스도 이곳에서 시작되는데, 허가받은 수백 명만이 지정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웨이모는 자율주행차 연구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올해 10월까지 총 1000만 마일 주행을 달성했다. 캘리포니아주나 미시간주에서는 웨이모 차량이 주행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웨이모는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업체로 평가받는다. 미국 기술조사 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는 2018년 자율주행 기술력 평가에서 이 회사를 글로벌 1위 회사로 꼽았고,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 회사의 시장 가치를 800억달러로 추정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자율주행차가 뜨거운 화두다. 한동안 친환경차가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이슈였지만, 테슬라의 성공으로 친환경차의 대세는 전기차라는 큰 줄기가 정해진 상황이다.

테슬라는 상용화된 완성차 업체 가운데 자율주행차에 가장 근접한 서비스인 오토파일럿을 2015년부터 시작했다. 테슬라는 자동차 업계에서 새로운 기술을 양산해 시장을 만들어내는 선도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덕분에 테슬라를 필두로 미래 자동차의 기술 발전은 독일을 포함한 유럽보다 미국이 훨씬 더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0월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을 개선해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Navigate on Autopilot)’을 공개했다. 기존 오토파일럿 기능은 차량 간 간격 조절과 스티어링휠 자동 조향을 돕는 자율주행 2단계(부분 자율주행) 수준이었다. 주행을 보조할 수는 있지만, 자동차 스스로 운전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새로운 오토파일럿은 운전자가 목적지를 입력하면 고속도로와 같이 복잡하지 않은 길에선 내비게이션 경로에 기반해 차량이 스스로 움직여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다. 고속도로에서 출구 또한 차량이 스스로 인식해 자동으로 안내하며 주행이 어려운 구간에선 운전자가 수동 운전에 대비하도록 한다. 테슬라는 새로운 버전의 오토파일럿을 이미 발표했지만, 자율주행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야 상용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 중엔 GM이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GM은 지난 10월 미국 컨슈머리포트의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 평가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웨이모가 1위를 차지한 네비건트 리서치 평가에서는 GM이 2위였다.

GM이 혁신을 위해 과감히 밖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회사의 기술 속도가 뒤처진다면 외부 기술을 인수해서라도 앞서나가겠다는 목표를 실행한 것이다. GM은 2016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크루즈오토메이션을 1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현재 별도 사업부로 분리돼 GM크루즈라는 이름으로 운영돼고 있다. GM크루즈는 지난 6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22억5000만달러를 투자받기로 했으며 모회사 GM의 경쟁사 혼다에서도 지난 10월 7억5000만달러의 지분을 투자받았다. GM은 GM크루즈를 통해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Lyft)에 5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추후 로봇택시에 진출하려는 발판이다. 또한 GM은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라이더를 개발하는 스트로브(Strobe)란 회사도 2017년 품에 안았다.

자율주행의 기본 콘셉트는 주행 환경을 인식한 것을 바탕으로 자동차 스스로 통합 판단하고 주행경로를 설정해서 이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많은 외부 정보를 인식하고 처리하는 고성능 센서와 레이더, 라이다(레이저 기술을 활용해 주변을 탐색하는 장치), GPU(그래픽 처리장치) 등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서는 인텔이 인수한 모빌아이와 그래픽 처리장치 업체 엔비디아가 가장 앞선다. 이 회사들은 모두 실리콘밸리에 있다.

한편 자율주행 기술이 유망해지자 미국에서 이 분야 취업자가 늘고 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고용 사이트에 올라온 자율주행 관련 구인 공고가 2.5배 늘어났다. 특히 자율주행차 관련 스타트업들이 점차 몸집을 키워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베이 지역에 있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Zoox)는 2014년 4명에서 현재 522명이 근무하는 기업으로 성장했고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Aurora)는 2016년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현재 150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다.


plus point

[Interview] 조형기 팬텀 AI 최고경영자
“완성차 회사와 맞먹는 자율주행 기술 전문인력 보유”

미국에 수많은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있는데 그중엔 한국인이 창업한 회사도 있다. 2017년 1월 세워진 팬텀 AI가 바로 그곳이다. 카네기멜런대에서 석·박사를 마친 후 테슬라에서 오토파일럿 2세대 기술인 오토파일럿 비전을 개발한 조형기 CEO와 현대차에서 HDA(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을 개발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UC버클리에서 박사 과정을 거친 이찬규 CTO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 4단계(고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성공했으며 캘리포니아교통국의 테스트 허가를 받아 시험 운행 중이다. 조형기 CEO를 인터뷰했다.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
“카네기멜런대에서 박사학위(자율주행 전공)를 받고 테슬라 오토파일럿 비전팀에 초창기 멤버로 합류했다. 함께 회사를 창업한 이찬규 박사는 테슬라에 스카우트 제안을 하려고 만나면서 알게 됐다. 이찬규 박사는 결국 테슬라에 입사하지 않았지만 그게 인연이 돼서 함께 창업하게 됐다. 우리 둘 다 박사과정에서 자율주행 4, 5단계까지 연구하고 완성차 근무 당시 1, 2단계 기술 양산에 참여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율주행 단계는 0단계(일반 차량), 1단계(운전 보조 기능), 2단계(부분 자율주행), 3단계(조건부 자율주행), 4단계(고도 자율주행), 5단계(완전 자율주행) 등으로 나뉜다.

팬텀 AI의 강점과 목표는 무엇인가.
“임직원 20여 명 대부분이 엔지니어고, 그중 절반이 UC버클리, 스탠퍼드 등 세계적인 유수의 대학에서 박사를 마쳤다. 직원 모두 완성차나 1차 벤더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완성차 회사의 자율주행팀 인원이 평균 100명 정도이고 그중 핵심 인력은 20여 명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완성차 회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많은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이 자율주행 4, 5단계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우리는 2,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안정적으로 최대한 많이 보급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모빌아이가 자율주행 2단계 기술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성장해서 대체 가능한 기술을 완성차에 보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최중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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