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2018년 12월 19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직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미 연준은 지난해 총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사진 블룸버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2018년 12월 19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직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미 연준은 지난해 총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사진 블룸버그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 올 한 해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을 묻는 말에 국내외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답했다. 올해는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 만한 굵직한 이슈들이 산재해 있다. 미국, 유럽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긴축정책을 펼 예정이다.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전 세계 금융완화 정책을 이끌었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임기도 올해 10월 만료된다. 한국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수를 4가지로 정리했다.


1│미국·유럽 기준금리 인상
→ 국내 시장금리 상승 불가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올해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2월 2조6000억유로(약 3조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중단을 선언한 ECB는 2011년 재정위기 이후 8년 만에 첫 금리 인상을 저울질 중이다. 일본은 국채매입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금융 정책 정상화(양적완화 축소)에 나선다.

미국을 포함한 강대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금융시장 자금유출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국채금리 상승과 함께 국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정진영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 변화로) 올해 안에 한국은행이 1회 이상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통화 당국이 경기 활성화보다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긴축 통화 정책 기조를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임기 만료
→ 달러화 가치 ‘상고하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달러화 가치는 오른다. 2018년 미국이 기준금리를 네차례 인상하는 동안 미국 달러화 가치는 9.8%가량 상승했다. 이 같은 달러화 강세 기조는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되다 하반기에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ECB가 올해 하반기 첫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임기가 만료되는 2019년 10월 전후에 첫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CB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달러화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달러화 가치는 떨어진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로 미국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되면 달러화 강세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원·달러 환율은 ‘상고하저’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에는 높고(달러 강세),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낮을(달러 약세)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최근의 원화 대비 달러화 강세는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며 “하반기 미국 경기가 둔화되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3│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
→ 2015년 시장 쇼크 재현 가능

중국 경제가 맞닥뜨린 ‘회색 코뿔소(Grey Rhino) 위험’이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위기로 몰고 갈지도 관심사다. 회색 코뿔소 위험이란 미셸 부커 세계정책연구소장이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제기한 용어로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데도 간과되고 있는 위험 요소를 가리킨다. 부커 소장은 중국의 회색 코뿔소 위험으로 △그림자 금융 △부동산 버블(거품) △부실 제조업 부채 △지방정부 부실을 짚었다.

그림자 금융은 금융 당국의 관리 밖에 있는 자산관리상품과 대출을 뜻한다. 중국의 그림자 금융은 2008년 3조8000억위안에서 2018년 3분기 24조6000억위안으로 6.5배 불어났다. 2018년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이 베이징은 48.1배, 상하이는 42.8배에 이른다. 이 거품이 터지면 전체 금융 시스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박해식 선임연구위원은 “2015년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요동쳤다”며 “금융시장에 회색 코뿔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4│기업 부채 버블 붕괴 우려
→ 신용 리스크 확대 위험

전 세계 기업들의 부채 버블 문제도 심각하다. 일본 주간지 ‘동양경제’는 “리먼 사태 이후 전 세계가 대대적인 금융완화를 단행했지만 글로벌화, 노동분배율 하락, 정보통신(IT)기술의 발달로 물가는 오르지 않고 자산 가격만 치솟았다”고 우려했다. 2008년 리먼 사태 때는 가계 부채가 문제였지만, 현재는 기업 부채가 문제다. 투기 등급(BB) 바로 위인 BBB등급의 채권 발행 규모는 2008년 7000억달러에서 2018년 3조달러까지 늘어났다. 이는 투자 등급 채권의 절반에 육박한다. 경기 악화로 BBB등급 채권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떨어져도 연기금의 자동 투매가 나타날 것이고, 이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은 순식간에 불안해질 수 있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시중은행의 영세 자영업자 대출이 금융시장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plus point

한국 은행 산업, 동남아·핀테크·북한이 기회

1월 1일 KB·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국내 5대 금융지주 회장이 신년사를 공개했다. 5명의 신년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위기’였다. 그만큼 올해 금융산업 전망이 어둡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국내외 경기 전망이 어둡지만 은행장들이 신년사에서 ‘위기’를 강조한 것은 다른 목적도 있다”며 “그만큼 긴장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으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시장 위기는 반대로 산업의 기회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흥국 통화 가치가 하락한다면 국내 은행들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M&A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가 핀테크 기업 성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금융기관이 위기로 주춤하는 사이 핀테크 기업은 서비스를 확산할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대북제재가 완화되면 한국 금융회사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다만 “미·북 관계는 불확실성이 워낙에 큰 만큼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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