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인근 신도시 개발 예정지는 비닐하우스 등이 밀집해 있다. 사진 장시형 부장대우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인근 신도시 개발 예정지는 비닐하우스 등이 밀집해 있다. 사진 장시형 부장대우

1월 8일,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근처 벌판은 비닐하우스가 밀집해 있었다. 대부분 화훼 재배용 비닐하우스지만, 일부는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인근 주민들 얘기다. 주택은 우면산 아래 뒷골이라고 불리는 마을에만 보였다. 이곳 토박이인 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지금도 과천 아파트값은 서울 강남 못지않게 비싼데, 이 지역이 신도시로 선정되면서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며 “신도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면 ‘로또’라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3기 신도시 부지로 경기도 과천과 남양주·하남, 인천 계양이 선정됐다. 과천 신도시는 과천동·주암동·막계동 일원에 155만㎡(47만 평) 규모로 들어선다. 과천 전체 면적의 4.3% 수준으로, 7000가구가 조성된다.

특히 서울 서초구와 접해 있어 준강남권으로 분류되는 경기도 과천은 3기 신도시 중 투자가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과천이 다른 3기 신도시보다 입지와 교통, 인프라 등에서 유망 투자처로 압도적인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우선 서울 도심과 강남 접근성이 좋다. 지하철 4호선 사당역에서 불과 두 정거장 거리이며, 서울역에서도 20여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서울 서초나 양재까지 30분 안에 갈 수 있다. 동쪽으로 10여 분만 가면 양재IC가 있다.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GTX C노선도 지나간다. C노선이 개통되면 과천에서 서울고속버스터미널까지 15분, 강남까진 1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그야말로 사통팔달 도로망의 중심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에 선정된 신도시 중 과천이 서울에 가장 가까이 붙어 있다”며 “면적은 3기 신도시 중 가장 작지만, 서울 강남과 접해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과천은 최근 재건축 아파트가 비싸게 분양되면서 긍정적인 부동산 투자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여기에 신도시 이미지까지 결합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천 신도시는 기업을 유치해 자족도시로 건설되기 때문에 일자리와 주택 문제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양재와 과천 신도시를 연결하는 개발도 이참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천 신도시 개발을 위해 여러 가지 인프라 사업이 함께 진행돼 여건은 더 나아질 전망이다. △GTX-C 조속 추진 △과천~우면산 간 도로 지하화(2.7㎞) △과천대로~헌릉로 연결도로 신설(왕복 4차로·4㎞) △과천~송파 간 민자도로 노선 확장·변경(3.4㎞) △선바위역 복합환승센터(4호선과 광역버스 연계, 주차장 500면 설치 등) △이수~과천 간 복합터널(5.4㎞·타당성조사 중) 추진 등 교통대책뿐만 아니라 △서울대공원, 국립과천과학관 등과 연계한 복합쇼핑테마파크 조성 △양재천변 복합 친수공간 및 환경&창의교육형 물순환테마파크도 조성될 계획이다.

관악산과 매봉산에 둘러싸여 있어 주변 녹지가 풍부해 주거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과천의 강점이다. 양재천 주변으로 공원과 도서관 등 생활 편의시설이 풍부하다. 부동산중개소 대표는 “과천에 한 번 들어오면 이사를 잘 안 한다”며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살기에 쾌적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천의 오래된 아파트들이 최근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새 아파트로 바뀌고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정부과천종합청사 남쪽 과천지식정보타운 일대에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과천시 갈현동·문원동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만든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과천시와 경기도시공사가 함께 개발하는 대규모 공공택지지구다. 총 135만3090㎡ 부지에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구·개발 등 지식 기반 산업단지와 주택 8160가구(단독주택 포함)가 들어선다. 지난 8일 찾은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기반 공사가 한창이었다. 건물을 올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형 크레인이 우뚝 솟아 있는 공사 현장으로 덤프트럭이 바삐 드나들었다. 이 공사는 2021년 하반기에 완료된다.

그런데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신규 공급이 급증하는 게 꼭 좋지만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도시에서 공급되는 7000가구에 더해 과천지식정보타운이 올해 본격적인 분양에 나서면 과천시 일대에만 1만5000여 가구의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 이외에 과천 구도심에서는 올 4월 주공6단지를 재건축하는 ‘프레스티지자이(총 2145가구, 일반분양 840가구)’ 등 재건축 아파트 분양도 예정돼 있다.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인덕원으로 가는 길 양쪽으로 재건축 건설 현장이 여러 군데 있었다.

심교언 교수는 “과천 구도심의 아파트 재건축과 과천지식정보타운의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 출퇴근 시간 정체가 심해질 게 뻔하다”며 “도로교통 여건 개선이 필수”라고 진단했다.


3기 신도시 중 분양가 가장 높을 듯

과천 신도시에 조성되는 아파트 분양가가 3기 신도시 중 가장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과천시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3.3㎡당 3712만원이었으며, 현재 과천 남쪽에 개발 중인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검토되고 있는 분양가가 3.3㎡당 2600만원 선이다. 과천 신도시는 지식정보타운보다 비싸고, 과천시 평균 가격보다는 쌀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서초구 아파트 평균 가격은 3.3㎡당 3605만원이었다. 맞붙어 있는 서울 서초구보다 비싼 신도시가 되는 셈이다.

과천은 정비사업 추진 단지가 많아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지역 중 한 곳이다. 서울, 성남 분당구, 세종시 등과 함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후로도 재건축 기대감으로 아파트값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과천시 평균 아파트값은 2013년(6억123만원) 이후 2015년(6억6700만원)까지 6억원대를 맴돌다 2016년(7억7897만원)부터 매년 1억원 이상씩 급등했다. 2017년엔 8억5062만원, 지난해 연말엔 9억6302만원으로 뛰었다. 신도시 선정 이후 아파트값은 더 치솟고 있다. 한 부동산중개소 대표는 “거래는 끊겼지만 지난해 1순위 청약에서 100% 마감에 실패한 한 아파트 단지의 프리미엄이 4억원이나 붙었다”고 말했다.

장시형 부장대우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