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세무사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세무사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보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 21차 아파트(129㎡)를 팔아야 할지 고민이다. 김씨가 2008년 투자 목적으로 9억7500만원에 매입한 이 아파트의 현재 매매가는 21억원. 지금 매도하면 11억원의 차익을 남기지만, 재건축이 진행되면 앞으로 더 오를 것 같아 좀 더 보유하고 싶다는 게 김씨 생각이다. 문제는 세금이다. 지금 매도하면 3000만원 정도만 내면 되지만, 2020년 1월 1일 이후 매도하면 최대 1억30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김씨가 고민하게 된 것은 2018년 정부가 도입한 부동산시장안정대책으로, 세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13일 발표한 ‘주택시장안정대책’으로 9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은 거주 요건(2년 이상)을 채우지 않을 경우 아무리 보유 기간이 길다고 해도 특별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양도세 비과세 요건도 까다로워졌다. 같은 물건이라도 언제 팔지, 언제 계약했는지, 어떤 순서로 팔지, 누구 명의인지에 따라 세금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부동산 세제 강화 시점 고려해야

부동산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세법 개정 효과를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새로운 세금 제도 도입의 변곡점이 되는 2019년 12월 31일(장기보유특별공제의 거주 요건 강화), 2020년 1월 1일(주택임대사업자등록 의무화), 2021년 1월 1일(다주택자 비과세 보유 기간 기산일 변경) 전후에 거래가 요동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서울·경기도·세종시의 모든 주택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상이다. 따라서 다주택자는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주택을 먼저 양도해 주택 수를 줄인 후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해야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올해 안에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주택이 매물로 대거 나올 수 있다.

중과세는 피한다 해도 장기 보유한 본인 거주 주택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면 손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임대주택 등록을 고민해야 한다. 본인 거주 주택 1채를 제외한 다른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임대주택의 공시가격이 수도권 기준 6억원(비수도권은 3억원)을 넘지 않아야 하고, 5년 이상 계속 임대해야 한다.

문제는 9·13 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새로 취득한 주택은 임대주택으로 등록해도 양도세가 중과된다는 것이다. 임대 개시일 시점에 공시가격 6억원(비수도권은 3억원)을 넘는 주택은 양도세 감면과 장기보유특별공제(8년 50%, 10년 70%)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임대주택의 공시가격이 이 기준보다 비싸다면 임대기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임대주택을 먼저 양도한 후 본인의 거주 주택을 양도해야 한다. 다만 지난 8일 발표된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본인 거주 주택에 대한 비과세는 최초 거주 주택 1채에만 적용된다.

1주택자는 9·13 대책으로 일시적 1가구 2주택 허용 기간이 2년으로 줄었다. 종전에는 신규 주택 취득 후 3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양도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는 2년 안에 종전 주택을 매도해야 한다. 다만 대책 발표일인 9월 13일 이전에 계약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물건은 종전처럼 3년 안에 매도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신규 주택과 종전 주택 둘 중 하나라도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경우 역시 3년의 처분 기간을 허용한다.

이 밖에 주택 수 계산은 가구나 부부가 기준이지만, 종부세와 소득세 계산은 사람별로 달라진다. 종부세와 소득세는 누진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부동산 소유자 명의를 분산하면, 한 명 명의로 하는 것보다 세금 총액이 줄어든다.

우병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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