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무라 도시오 1980년 도요타 제4기술부, 2006년 엔진 총괄부, 31년간 본사 기술부에서 엔진설계·개발, 2011년 아이치공업대 공학부 교수, 열역학·설계공학·에너지전환공학 담당, 2018년 일본 PwC 자동차섹터 고문
후지무라 도시오
1980년 도요타 제4기술부, 2006년 엔진 총괄부, 31년간 본사 기술부에서 엔진설계·개발, 2011년 아이치공업대 공학부 교수, 열역학·설계공학·에너지전환공학 담당, 2018년 일본 PwC 자동차섹터 고문

후지무라 도시오(藤村俊夫) 일본 PwC 자동차섹터 고문 겸 아이치공업대 교수를 3월 8일 전화 인터뷰했다. 후지무라 고문은 현대자동차에 대해 “수소연료전지차 부문에서 도요타·혼다 등과 함께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수소차·수소경제는 어느 한쪽이 앞서나간다는 것보다 함께 우군을 만들어나가는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2040년에도 수소차 보급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10~20년 뒤에도 비즈니스 관점에서 고효율 내연기관차, 가격 대비 효율·친환경성 관점에서 하이브리드가 여전히 강점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와 현대차가 2030년 연간 50만 대, 2040년 620만 대의 수소차 생산·보급 계획을 내놓았는데 어떻게 보나.
“이미 현대차가 글로벌 수소경제 관련 기업의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원래 도요타와 프랑스의 에어리퀴드 등이 2017년 수소위원회를 시작했다. 그때는 몇 개 회사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현대차를 포함해 54개 회원사가 있다. 지금은 현대차와 에어리퀴드가 공동회장사다.”

수소차가 어느 정도 보급될까.
“현재 연간 9500만 대 신차가 판매되는데 2040년엔 1억3000만 대가 예상된다. (하이브리드·플러그인·전기차 등 모터가 들어가는) 전동차가 50%. 나머지는 내연기관차가 될 것으로 본다. 내연기관차도 전체의 70~80%는 전통적인 화석연료 대신 바이오연료 등 대체연료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수소차 비율은 2030년 1.5%, 2040년 5% 정도로 보고 있다. 전기차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팔릴 것이다. 수소차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중국·유럽도 개발하고 있다. 참가하는 나라·회사는 점점 늘어나겠지만 대량 보급에는 역시 문제가 많다. 도요타 미라이만 봐도 너무 비싸고 무겁다. 이런 가격으로는 보통 사람이 살 수 없다. 보급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수소차에 적합한 차종을 생각해본다면, 역시 고속도로·장거리를 달리는 트럭·버스다. 대형 트럭·버스는 초기 구입비용이 높다. 따라서 비싼 연료전지와 연료 비용을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다. 일본은 현재 수소 1kg에 1000엔(1만원) 정도 하는데 이걸 200엔(2000원) 정도까지 내리지 않으면 보급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2030년 1.5%의 수소차 가운데 0.5%, 2040년 5% 가운데 1% 정도가 수소트럭·버스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

수소충전소 문제는 어떤가.
“충전소가 일본에 100곳밖에 없다. 일본에선 충전소 하나 만드는 데 5억엔(50억원)이 든다. 미국은 2억5000만엔, 중국은 1억엔 정도면 만들 수 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가 하면 일본의 규제·안전기준이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다. 충전소 설치비와 찻값을 낮추는 것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충전소 만들기에 가장 쉬운 곳은 고속도로 휴게소라고 생각한다. 도심에 짓는 것은 주민 저항 때문에 좀처럼 진척되기 어려울 것이다.”

현대차는 현재 6만5000달러 정도인 자사 수소차(넥쏘) 가격을 빠르면 2025년, 늦어도 2030년까지 절반으로 낮출 계획이다.
“목표는 그렇게 잡을 수 있다. 그러나 가능할지는 별개 문제다. 연료전지는 화학반응 장치다. 화학반응 재료의 문제인데, 그것의 대폭적인 원가 인하가 어렵다. 탱크 등 수소저장 시스템 가격을 크게 내리는 것도 쉽지 않다. 승용차 크기의 수소찻 값을 내연기관차에 맞추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본다.”

2030년 신차 시장의 1.5%, 2040년 5%라고 한다면, 2030년 200만 대, 2040년 650만 대 수소차 시장이 있다는 얘기다.
“아직 도요타냐 현대차냐 혼다냐의 문제는 아니다. 업계가 어떻게 힘을 합쳐 수소경제를 만들어나갈 것인가가 당면 과제다. 자동차 쪽이라 해도 ‘어디의 기술이 압도적이다’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 상용차에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캐나다 회사 발라드도 기술력이 있다.”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기존 인력·업체를 많이 활용할 수 있다. 도요타·현대차가 수소차를 미는 데는 그런 이유도 있지 않나.
“당연히 자신들의 역량이나 고용에 갑자기 영향을 받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현대차나 도요타는 내연기관도 남기면서 전기차·수소차도 잘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내연기관 생산이 생각만큼 급격히 줄지 않을 것으로 본다. 도요타는 2030년 연간 1100만대를 만들 계획인데, 그중 절반인 550만 대는 전동차 즉 하이브리드·플러그인·전기차·수소차로 만들겠다고 했다. 전동차 550만 대 중 100만 대가 전기차·수소차다. 즉 450만 대는 엔진이 들어가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이다. 나머지 550만 대는 뭐냐. 내연기관차다. 결국 도요타는 2030년 1100만 대 가운데 1000만 대에 여전히 엔진을 넣겠다는 것이다. 물론 모터·배터리 분야 일감이 많이 늘어나겠지만, 그렇다고 내연기관 일감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내연기관의 효율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일본 휘발유엔진 차량의 에너지 효율은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40%를 넘어 41% 수준까지 와 있다. 2030년까지 5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재료·가공 기술이 부족해 실현을 못 했다. 열관리 기술 등을 잘 구사해 배기가스로 버려지는 열을 더 살리는 등 아직도 내연기관의 효율을 올릴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아직 다수인 내연기관차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는 뜻인가.
“그렇다. 물론 내연기관차만 운행하면 환경에 안 좋고 연비도 낮으니 하이브리드·플러그인·전기차를 늘려야 한다. 그런데 누가 이 차를 다 사주냐는 거다. 선진국 소비자는 사줄 것이다. 하지만 신흥국 소비자는 어떨까? 사줄 돈이 없다. 하이브리드카 정도는 점점 가격이 떨어지니까 좀 사줄지 모른다. 플러그인·전기차·수소차는 어렵다. 일부 부유층 수요, 아니면 일부의 트럭·버스를 대체하는 정도일 것이다. 신흥국은 저렴한 차가 아니면 많이 팔리기 어려울 것이다. 그럴 때에 지금의 내연기관을 더 숙성시켜 에너지 효율을 높인 차량을 저렴하게 내놓지 못하면 비즈니스 성립이 안 된다. 시나리오의 기본은 친환경과 구입 가능한 가격, 두 가지를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에 살아남으려면 내연기관도 잘해야 하고, 하이브리드도 플러그인도 전기차도 수소차도 해야 한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메이커가 어디일까. 도요타와 현대차 정도 아닐까?”

아베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일본이 수소사회를 선도하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어 한다.
“일본도 수소사회 실현을 위해 동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아무리 프레젠테이션을 멋지게 해도 믿어주지 않으니까, 도요타가 미라이 같은 실물을 만들었다. 혼다나 현대차가 수소차를 낸 것도 같은 이유다. 여전히 찻값이 비싸고 인프라도 아직이다. 하지만 ‘이거 좋지 않아요?’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이 체험하게 하려는 거다. 수소차·전기차를 포함한 새로운 개념의 모빌리티 사회를 제시하고, 세계의 관심을 끌어들여 투자를 받으려는 것이다. 수소차 개발에는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도요타는 연간 개발비만 1조엔을 쓰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하이브리드·수소차·전기차 개발에 들어간다.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장치가 수소차이고, 투자자에게 비전을 보여줄 무대가 도쿄올림픽이다. 2025년 오사카 엑스포에서는 더 현실적인 것들이 나올 것이다. 전시회장은 수소사회를 홍보하는 스마트시티가 될 것이다.”

최원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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