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 무네가쓰(太田宗克) 세이난가쿠인대 영문학, 일본 여행사 ‘JTB’, 라쿠텐 트래블 대표 / 오타 무네가쓰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 대표가 자신들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미야코섬의 컨테이너 박스 리조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민아 기자
오타 무네가쓰(太田宗克)
세이난가쿠인대 영문학, 일본 여행사 ‘JTB’, 라쿠텐 트래블 대표 / 오타 무네가쓰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 대표가 자신들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미야코섬의 컨테이너 박스 리조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민아 기자

일본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라쿠텐(樂天)’이 공유 민박 사업에 뛰어들었다. 라쿠텐은 이커머스로 시작해 금융·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라쿠텐은 이미 ‘라쿠텐 트래블’이라는 호텔 예약 플랫폼을 운영 중인데, 공유 민박을 중개하는 사업을 새로 시작한 것이다.

라쿠텐은 공유 민박 중개업을 하기 위해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를 2017년 설립했다. 부동산 정보 열람 서비스 ‘라이풀’과 조인트벤처이기 때문에 라쿠텐과 스테이 사이에 라이풀이 들어간다. 라쿠텐이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일본 정부가 작년 6월부터 주택숙박사업법(이하 신민박법)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이 법에 따라 일본에서는 주거용 주택의 단기 임대가 허용됐다. 그리고 ‘주택을 민박으로 운영하려면 전문 업체에 주택숙박관리를 위탁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겼다. 이런 변화에서 플랫폼 기업인 라쿠텐이 공유 민박을 통해 자신들의 사업을 더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본 것이었다.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는 ‘배케이션 스테이(Vacation Stay)’라는 민박 중개 플랫폼을 운영한다.

배케이션 스테이에 등록된 민박은 2월 말 기준 8000개. 일본 공유숙박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아직 ‘에어비앤비’보다 작지만, 시작 8개월 만에 이룬 성과를 보면 희망적이다.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는 민박을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집주인으로부터 ‘우리 집을 민박으로 운영하고 싶으니 주택숙박관리업자가 돼 달라’는 신청을 받으면, 이를 대신 운영해 준다.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는 이렇게 접수받은 물량을 전부 한국 스타트업 H2O호스피탈리티(이하 H2O)의 주택·숙박 관리업 자회사인 ‘호스포 얼라이언스(이하 호스포)’에 다시 위탁한다.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를 이끄는 사람은 오타 무네가쓰(45) 대표다. 그는 일본 OTA(Online Travel Agency) 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전엔 라쿠텐 트래블 대표를 역임했다. 첫 직장은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였다. 오타 대표를 지난 2월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 본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오타 대표는 “우리 숙박 공유 플랫폼은 자기 플랫폼에서만 조회되는 에어비앤비와 달리, 다른 글로벌 플랫폼에서도 조회되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사진 이민아 기자
오타 대표는 “우리 숙박 공유 플랫폼은 자기 플랫폼에서만 조회되는 에어비앤비와 달리, 다른 글로벌 플랫폼에서도 조회되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사진 이민아 기자

에어비앤비와 배케이션 스테이의 차이점은.
“배케이션 스테이에는 ‘전 세계 OTA와 파트너십’이 있다. 에어비앤비에 없는 것이다. 에어비앤비에 숙소를 등록하면 에어비앤비에서만 조회된다. 하지만 배케이션 스테이에 숙소를 등록하면 부킹닷컴과 같은 글로벌 OTA에도 숙소가 등록된다. 이뿐 아니라 각국의 현지 OTA와도 연동해 등록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국·중국·대만·태국·유럽 등 외국인들이 자국 OTA로도 손쉽게 일본 민박을 예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배케이션 스테이에서는 라쿠텐 수퍼 포인트(라쿠텐 계열 회사에서 소비할 때마다 쌓이는 포인트. 1포인트당 1엔의 가치가 있음)를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일본 사람에게 호응을 얻는 요인이다.”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의 사업 구조는.
“세 가지 방법으로 수익을 낸다. 첫 번째는 에어비앤비처럼 민박 예약을 중개해 수수료 수익을 거두는 것, 두 번째는 부동산 소유자들을 설득해 이들이 보유 주택이나 토지를 호텔·간이숙소(호텔과 여관의 중간 개념)·민박 등으로 개발할 때 컨설팅 비용을 받는 것, 세 번째는 집주인들에게 민박 운영을 위탁받아 대신 관리해주고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것이다. 이 가운데 민박의 위탁 운영 부분을 한국 스타트업인 H2O 측에 맡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H2O에 민박 운영을 위탁하는 독점 계약을 했다.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 번째, H2O는 믿을 만한 회사라고 생각했다. 민박업이 생겨난 지 얼마 안 된 시장이다 보니, 신뢰할 만큼의 규모나 경력을 갖춘 회사가 많지 않다. 그래서 그 업체가 믿을 만한지 미리 테스트해봐야 한다. 계약 끝난 뒤에 속았다고 얘기해 봐야 우리만 손해니까. 그래서 H2O뿐 아니라 다른 주택·숙박 관리업체 3곳에도 물량을 조금씩 나눠줘 봤다. H2O는 시간을 철저히 지켰지만, 나머지 3곳은 정해진 스케줄대로 일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 게다가 H2O는 한국 OTA인 야놀자를 소개해줬고, 우리가 야놀자와 제휴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신뢰가 쌓이면서 H2O와 독점 운영 계약을 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는 H2O가 청소 도우미를 파견해주는 ‘하우스케어’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호스포로 민박을 관리해주고 하우스케어로 청소 도우미를 연결하는 통합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청소 품질도 더 좋을 것이 당연했다(다른 회사들은 청소 업체에 그때그때 전화를 걸어 숙박시설을 치운다).”

신민박법 시행 후 일본 숙박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신민박법 시행 이후, 민박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이 만들어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주택을 민박으로 운영하다가 아예 이를 기존 여관업법에 따른 숙박시설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있다. ‘민박은 연중 영업일이 180일 이하여야 한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창고를 개조해서 숙소로 바꾸는 ‘가라지 하우스’, 글램핑 등 특색 있는 숙소가 생겨나고 있다.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가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숙소를 예로 들어보겠다. 우리는 오키나와 근처 휴양지인 미야코섬에 ‘컨테이너 박스’ 리조트를 건립하고 있다. 올해 이 섬에 공항이 생겼는데, 저가항공사(LCC)가 취항하면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섬에는 기존 방식으로 건물을 짓는 대신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해 객실을 만들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는 중국에서 만들어 배로 옮긴다(미야코섬은 대만, 중국 남동부와 가깝다). 이 섬에는 거주민이 별로 없기 때문에 건설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서 강구한 방안이다. 컨테이너 객실 한 채를 만드는 비용은 1억5000만원이다.”


plus point

日, 임대보다‘낡은 집 숙박시설로 바꾸기’ 붐

오타 무네가쓰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 대표는 일본 부동산 시장에 대해 “주거시설을 민박으로 활용하거나 숙박시설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많다”고 했다.

그는 “기존엔 땅에 주거시설을 지어 임대하는 방식이 보편적이었지만 연 수익률이 3%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이제는 주거시설을 짓더라도 민박으로 활용하거나 아예 숙박시설로 짓겠다는 경향이 점점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숙박시설을 지었을 때 연 수익률은 5~10%로, 주거 목적으로만 건물을 활용했을 때보다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도심에 숙박시설로 변경할 주택이 충분한지가 문제다. 오타 대표는 “도심에는 땅이 모자라기 때문에 숙박시설을 새로 지을 데가 별로 없지만, 외곽에는 버려진 집, 낡은 집이 꽤 많다”고 했다. 그는 “집주인이 상속자를 지정하지 않은 채 숨져 소유권이 구청으로 넘어간 경우도 꽤 있다”면서 “우리 같은 회사들이 이런 집을 개조해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것에 정부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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