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앨런(Peter Allen) 시카고대 비교문학 박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 맥킨지&컴퍼니 컨설턴트, 구글유니버시티 총괄이사
피터 앨런(Peter Allen)
시카고대 비교문학 박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 맥킨지&컴퍼니 컨설턴트, 구글유니버시티 총괄이사

온라인 여행 예약 플랫폼 아고다의 공식 웹사이트(agoda.com)는 글로벌 숙박 업계의 축소판이다. 호텔과 리조트, 레지던스 호텔은 물론 게스트하우스 등 200만 개가 넘는 숙박시설을 예약할 수 있다.

2005년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아고다는 2년 뒤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 정보 기업 부킹홀딩스(옛 프라이스라인그룹)에 인수되면서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부킹닷컴의 자매사가 됐다. 각각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강점을 두고 있는 부킹닷컴과 아고다는 제휴 숙박업소를 공유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아고다와 부킹닷컴이 포함된 부킹홀딩스의 2017년 매출은 126억8100만달러(약 14조3000억원), 순익은 23억4100만달러(약 2조6400억원)였다.

아고다는 최근 들어 ‘아고다 홈스(Agoda Homes)’라는 서브 브랜드로 공유숙박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2025년이면 공유경제 시장이 전통적인 렌털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아고다의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피터 앨런 아고다아웃사이드 대표는 ‘이코노미조선’ 인터뷰에서 “차별화된 경험에 목마른 밀레니얼 세대(1981~2000년생) 여행자들이 공유형 숙박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공유경제는 기존 경제체제와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 규제, 고용 방식 등에서 더 유연한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유경제 관련 포럼 참석을 위해 서울에 온 앨런 대표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서울호텔에서 인터뷰했다.


공유숙박 산업의 성장이 눈부시다.
“전 세계 공유숙박 산업의 총수익이 지난해 1690억달러(약 190조원)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산업에서 발생하는 세금 수입은 앞으로 10년 안에 연간 20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청소와 보안 서비스, 결제와 마케팅 플랫폼 등 연관 산업도 크게 성장하면서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급성장의 원동력은 뭘까.
“전체 공유경제 시장의 성장이 중요한 원동력이다. 전 세계 공유경제 시장은 매년 30%씩 커지고 있다. 전통적인 임대 시장의 성장률이 3%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다. 2025년이면 전통적인 렌털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범위를 공유숙박 산업으로 좁히면, 새롭고 차별화된 경험에 목마른 밀레니얼 세대 여행자들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공유형 숙소의 경우 호텔에 비해 여행지마다 지역색이 두드러지는 것도 매력 요인이다.”

공유형 숙소의 인기를 호텔 업계에서 반길 리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호텔은 아고다의 중요한 고객 아닌가.
“공유형 숙소의 확산으로 여행 산업의 파이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호텔 업계에도 도움이 된다. 숙박 업계의 경쟁이 언제나 한쪽의 이득이 다른 쪽의 손해가 되는 ‘제로섬 게임’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선택 가능한 숙소가 늘면서 새롭게 여행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늘었고, 여행 패턴도 다채로워졌다. 공유형 숙소를 이용할 경우 호텔을 이용할 때보다 25~50% 더 오래 머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해외 출장을 가서 시내 호텔에 머물다가 주중 일정을 마치고 공유형 숙소로 옮겨 ‘주말 여행 모드’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었다. 출장과 여행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이 여행 업계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급성장하는 공유숙박 산업이 있다.”

호텔 업계도 가만히 있진 않을 것 같은데.
“호텔 업계도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역색을 반영한 개성 넘치는 호텔이 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에어비앤비(Airbnb)로 대표되는 공유숙박 업체의 급부상은 호텔 업계에 큰 도전거리를 던져줬다. 개성 넘치는 주거공간을 숙소로 등록해 널리 홍보할 수 있게 되면서 어디를 가도 대동소이(大同小異)한 호텔식 서비스에 싫증을 느낀 여행객들이 공유형 숙소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 업계도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세계적 호텔 그룹인 하얏트 호텔&리조트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특색 있는 호텔들을 인수해 2016년 ‘언바운드 컬렉션 바이 하얏트(The Unbound Collection by Hyatt)’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은 것도 이런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까지 언바운드 컬렉션에 포함된 호텔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드리스킬 호텔과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호텔, 우루과이의 카멜로 리조트앤드스파, 하와이의 코코 팜스 리조트 등 9곳이다.

한국의 공유숙박 시장은 어떻게 보나.
“한국 정부는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관심이 많다. 이 때문에 동남아 시장에 강점이 있는 아고다가 한국방문위원회와 상호 협력하고 있다. 한국의 공유숙박 시장은 대단히 역동적이고 흥미롭다. 하지만 공유경제가 기존 경제체제와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 규제, 고용 방식 등 다방면에서 유연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지난해 국내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여행객은 290만 명으로 1년 전(190만 명)보다 56% 증가했다. 이용자의 69%는 내국인이었다. 외국인 이용자의 국적별 비율은 중국과 미국이 각각 17%, 싱가포르 10%, 홍콩 9%, 대만 7% 등이 상위 5위권을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벌어들인 수입 평균(중간값)은 연간 494만원으로 조사됐다.

현행 관광진흥법은 도시 지역에서 내국인 대상 공유숙박 영업을 불허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1월 도시에서도 내국인 대상 영업이 가능하도록(연간 180일 이내)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의 큰 흐름인 공유숙박업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이 같은 결정이 전통 숙박 산업을 고사시킬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아고다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력이다.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지난 5년간 여행‧숙박 업계에서도 모바일 의존도가 계속 높아졌다. 모바일 앱을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들고 유지하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언어와 화폐가 통용되는 서비스 환경을 만드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 서비스가 필요 없게 만드는 게 최고의 고객 서비스다. 개별 고객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접목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물론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고객 정보 이용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아고다’는 무슨 뜻인가.
“특별한 의미는 없다. ‘A’로 시작하기 때문에 알파벳 순서로 앞에 온다는 것과 ‘파고다(pagoda·탑)’가 연상되기 때문에 동양적인 느낌을 준다는 게 선정 이유였던 걸로 알고 있다.”

이용성 차장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