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매장에 전시돼 있는 삼성·LG전자의 세탁기. 사진 조선일보 DB
전자제품 매장에 전시돼 있는 삼성·LG전자의 세탁기. 사진 조선일보 DB

몇 년 전 유럽 세탁기 시장 조사를 담당했던 국내 가전 업체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유럽 소비자가 최첨단 기능이 들어간 한국 세탁기보다 단순한 기능의 밀레 세탁기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었다. 이 관계자는 “유럽 소비자는 버튼이 많은 한국 세탁기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탑재된 기능을 다 익히려고 사용설명서를 펴 놓고 공부해야 하냐고 반문했다”고 말했다.

당시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는 울세탁부터 아기 옷, 찌든 때, 이불 세탁 등 여러 기능과 이를 위한 10여 개의 버튼이 있었다. 반면 유럽 소비자가 많이 쓰는 밀레 세탁기는 전원 온·오프 버튼과 타이머 다이얼이 전부였다.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 세탁기 버튼이 여러 개여서 사용하기 복잡할 뿐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불필요한 기능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버튼을 최소화하고 LCD 화면을 통해 사용자가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세계 가전 시장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독 유럽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현지 가전 업체보다 기본기가 약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밀레, 일렉트로룩스 등은 전자장치 없이 ..

이코노미조선 멤버십 기사입니다
커버스토리를 제외한 모든 이코노미조선 기사는
발행일자 기준 차주 월요일 낮 12시에
무료로 공개됩니다.
멤버십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