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한 지 18년이 된 오모(79)씨는 아파트 경비일을 하고 있다. 중견기업 부서장까지 지냈지만 지금 그와 배우자가 한 달에 쓸 수 있는 생활비는 15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국내 명문 사립대를 졸업한 아들은 외국계 기업에 취업해 일하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로 발령이 나자 아예 이민을 가버렸고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 오씨는 “(퇴직 당시에) 꽤 많은 돈을 퇴직금으로 받았는데,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도 모르고 그동안 돈을 너무 쉽게 써버렸던 것을 후회한다”면서도 “아들도 외국에서 살기 힘들 테니, 내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30년째 미용재료 도매업을 하는 김모(61)씨는 매달 200만원가량의 돈을 번다. 그의 부인도 한 중견기업 콜센터에서 하루 9시간씩 전화 응대를 해 비슷한 돈을 받는다. 부부는 자녀가 없어 지금 생활이 당장 경제적으로 힘든 것은 아니지만 은퇴 이후를 생각하면 막막하다. 김씨는 “미용재료 도매업은 보통 미용실을 다니며 영업을 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어린 미용사들에게 영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일을 관둬 소득이 끊길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했다.

오씨와 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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